블랙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 연말 홀리데이 시즌으로 이어지는 4분기는 소비가 급증하는 기간이라 '골든 쿼터'라고 부릅니다. 연간 실적을 좌우하는 이 시기에는 ...

2025. 12. 17ㅣ 7 min read정리 : 윤은영 편집장(editor@retail-trend.co.kr)
자료제공 : 민텔코리아 (T : 02-554-7833, E-mail : infokorea@mintel.com)

믹솔로지(mixology)는 '섞다'라는 뜻의 '믹스(mix)'와 '기술'이라는 의미의 '테크놀리지(Technology)'....
연간실적 결정짓는 '골든 쿼터'
글로벌 소매업계의 연말 승부수

- 전통의 변주, 클래식과 혁신의 조화
- 비주얼 어필, 한정판 패키지 출시
- 연말 완구시장 장악한 라부부 효과
글로벌 소매업계에서는 한 해의 마지막 분기, 즉 10~12월에 해당하는 4분기를 골든 쿼터(Golden Quarter ; 황금 분기)라고 부릅니다. 할로윈부터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크리스마스, 연말 홀리데이 시즌으로 이어지며 소비가 급증하는 시기이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의 '코리아세일페스타'를 비롯해 중국의 '광군제', 인도의 '디왈리' 등 국가별 대형 쇼핑 이벤트가 집중돼 있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골든 쿼터 기간 매출이 연간 실적을 좌우하는 만큼, 유통 및 소비재 기업들은 매출 극대화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하는데요. 민텔 보고서를 바탕으로 기업들의 2025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 전략의 공통된 트렌드를 살펴보겠습니다.
약해진 소비 동력
끌어올릴 시즌전략은?
연말 글로벌 소비시장은 보수적인 소비심리가 팽배한 가운데 기대감도 공존합니다.
전미소매협회(NRF)는 11월과 12월 소매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7~4.2% 증가한 1조 100억 달러~1조 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어요. 지난해 같은 기간 4.3% 증가율과 비슷한 수준인데요. 일각에서는 물가상승으로 판매액은 증가하겠지만, 판매수량은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관세인상 여파로 한동안 진정세를 보이던 물가가 다시 조금씩 오르고 있고, 기업들의 인원감축과 고용률 둔화로 소득에 대한 불안감까지 겹치면서 소비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등 젊은 세대의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경영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올 연말 지출계획을 묻는 질문에 Z세대는 전년보다 33%, 밀레니얼 세대는 13% 지출액을 줄이겠다고 답변했습니다.
더불어 관세인상으로 물가가 오를 것을 예상해 필요한 물품들을 미리 구입한 경우도 많아 연말 소비확대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렇듯 여러 대내외 요인으로 소비 동력이 약해진 올해 연말이지만, 기업들은 마지막 매출 승부처인 12월 성수기 공략을 위해 다양한 전략들을 전개하고 있어요. 올 연말시즌 핵심 키워드들을 정리했습니다.

자료 : '2025년 딜로이트 Holiday Retail Survey’
주 : 미국 소비자 4,270명 대상
Keyword 1. 전통의 변주
클래식과 혁신의 조화
연말이 다가오면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추억과 연결된 익숙한 분위기와 맛, 그리고 물건에서 정서적 위안을 찾곤 합니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은 전통과 향수(nostalgia)에 대한 기대가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 시기인데요. 최근에는 전통적 요소에 혁신적 요소를 가미한 제품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식음료 경우 전통적인 맛에 새로운 재료나 형태를 시도한다든지, 포장의 디자인이나 질감을 달리 표현한 한정판을 출시하는 방식인데요. 이렇듯 전통에 혁신을 입힌 제품들은 소셜미디어의 공유와 입소문 효과도 크다는 장점이 있죠.
향수를 자극하는 대표적인 제품은 영국 소매업체 세인즈베리(Sainsbury)가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으로 선보인 ‘테이스트 더 디퍼런스 클래식 파네토네’입니다. 파네토네는 건과일을 넣어 장시간 발효한 이탈리아 전통 크리스마스 케이크로, 전통 디저트를 세인즈베리의 프리미엄 PB 라인으로 선보인 사례입니다.
반면, 프리미엄 슈퍼마켓 체인 웨이트로즈(Waitrose)가 출시한 '크리스마스 리몬첼로 피즈 파네토네’는 전통의 변주를 과감하게 풀어낸 제품입니다. 이탈리아 전통 디저트에 리몬첼로라는 레몬 리큐어의 상큼한 풍미를 더하고, 탄산감을 연상케 하는 피즈(Fizz) 느낌을 더해 연말 파티용 디저트 컨셉을 강조했어요. 세인즈버리의 클래식 파네토네가 전통과 안정성을 앞세운 ‘연말 스테디셀러’라면, 웨이트로즈의 리몬첼로 피즈 파네토네는 전통을 기반으로 미식 경험의 확장을 시도한 사례라고 할 수 있죠. 웨이트로즈 온라인쇼핑몰 해당 상품 후기에도 'Great twist on a classic(전통에 대한 훌륭한 변주)'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요. 소비자들이 전통을 ‘올드(old)’가 아닌 ‘클래식(classic)’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세인즈베리의 전통 파네토네
|  파네토네에 혁신성을 가미한 웨이트로즈 제품 |
초콜릿 브랜드 캐드버리(Cadbury) 역시 '전통의 변주' 전략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스테디셀러인 ‘데어리 밀크’와 ‘히어로즈’를 시즌한정 코인과 종합선물 형태로 재구성해, 맛과 레시피는 유지하면서도 패키지에 크리스마스 요소를 입혀 익숙함 속에서 새로움을 느끼게 하는 전략을 취했어요. 이러한 전략은 신제품 개발에 따르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선물, 장식, 공유 소비 등 소비의 맥락이나 스토리를 확장하는 효과를 낳기도 합니다.
비식품 사례로는 영국 백화점 존루이스(John Lewis)의 크리스마스 장식소품을 들 수 있습니다. 존루이스는 매년 크리스마스 오너먼트, 트리 장식, 테이블웨어 등의 클래식 테마는 유지하면서 색감과 소재, 마감 디테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이번 시즌에는 레드, 그린 중심의 전통 크리스마스 컬러에 골드, 파스텔, 글라스 소재 등을 결합해 ‘익숙하지만 촌스럽지 않은’ 연말 공간 연출을 제안합니다. 특히 '가보의 화려함(Heirloom Splendour)'이라는 테마로 제안하는 장식품들은 레트로 제품들에 고급스러운 미감을 입혀 과거의 추억을 세련된 방식으로 제안합니다.
이렇듯 업계는 전통의 클래식한 매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작은 변화로 새로움을 제시하는 '전통의 변주'로 연말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존루이스가 '가보의 화려함'이라는 테마로 출시한 레트로 크리스마스 장식품들.
Keyword 2. 비주얼 경험
눈으로 먹고 마시다
연말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소비자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제품 자체의 맛과 기능 못지않게 시각적 매력도 중요합니다. 특히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제품과 패키징의 시각적 요소가 구매를 결정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생동감 있는 컬러, 색다른 모양, 다채로운 질감은 매장의 진열대 위에서 제품을 돋보이게 만들고, 소셜미디어가 일상이 된 젊은층에게 유용한 콘텐츠를 제공하죠.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딥 포레스트 그린, 세이지 그린, 샴페인 골드와 같이 현대적이면서도 미니멀한 느낌에 따뜻함과 고급스러움이 함께 느껴지는 컬러가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대표적인 사례가 페레로 로쉐(Ferrero Rocher)입니다. 페레로 로쉐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골드 포일로 감싼 헤이즐넛 초콜릿을 이용해 크리스마스 테이블 센터피스로도 활용할 수 있는 패키지를 선보였습니다. 골드 컬러와 투명 소재를 활용한 패키지는 브랜드의 고급스러운 시그니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연말 거실 테이블 공간을 장식하는 비주얼 측면에서의 소비 욕구도 자극하죠.
이외에도 페레로 로쉐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트리, 오너먼트, 선물 박스 형태의 한정 패키징을 출시하며, 초콜릿을 단순한 간식이 아닌 ‘장식과 선물을 겸한 시즌 아이템’으로 재정의했어요.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초콜릿=선물’이라는 각인을 심어주고 한정판 패키징을 통해 객단가 상승과 반복 구매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출시된 페레로 로쉐 제품들.
네슬레 역시 2025년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기존 스테디셀러에 시즌 전용 포맷과 비주얼을 가미한 라인업을 출시했어요. 대표 브랜드 '밀키바'로 디자인한 캘린더는 12월 한달간 매일 하나씩 꺼내먹는 달력형 초콜릿 제품으로 초콜릿이라는 전통 아이템을 ‘기다림과 매일 소비’ 경험으로 재구성한 것이 이색적입니다. '킷캣 산타 초콜릿 쉐어링 백' 제품 안에는 산타 피규어 모양의 킷캣 5개가 개별포장돼 있어 크리스마스 양말 속에 넣어 선물하기에 좋습니다.

패키징을 차별화한 2025 네슬레 크리스마스 한정제품들.
패키징 요소에 변화를 주는 전략은 신제품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시즌 한정성과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해 연말 수요에 효과적입니다. 민텔 조사에 따르면 특히 초콜릿과 탄산음료, 비스킷 카테고리에서 '새로운 패키징'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그림 2 : 크리스마스 및 연말 시즌상품 출시 유형

자료 : 민텔 GNPD(2024년 10월~2025년 1월)
주 : 'Christmas, 'Xmas', 'Winter', 'Holiday' 등과 이와 유사한 표현이 들어간 모든 식음료 제품
Trend 3. 미스터리 아이템
완구시장 장악한 '라부부' 열풍
완구업계에 있어 4분기는 매출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승부처인데요.
올 연말 완구시장 키워드는 의심할 여지 없이 '블라인드 박스'입니다.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팝마트의 '라부부(Labubu)' 열풍이 연말 시즌 전략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죠.
'라부부'는 내용물을 알 수 없는 ‘블라인드 박스’ 형태로 판매되는 제품입니다. 박스를 개봉한 후에 어떤 제품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원하는 제품이 나올 때까지, 혹은 시리즈 전체를 모을 때까지 반복적으로 구매하게 됩니다. 부담 없는 가격에 중독성 있는 쇼핑경험이 더해지면서 라부부는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어요. 라부부 캐릭터가 매장에 깔리면 몇 분 만에 품절되고 정가는 개당 10~15달러이지만, 이베이 같은 중고 플랫폼에서 수백, 혹은 수천 달러에 거래되기도 할 만큼 마니아층을 확보한 브랜드입니다.

팝마트의 크리스마스 패키지와 완구기업 해즈브로의 블라인드 박스 아이템.
라부부가 일으킨 블라인드 박스 열기는 완구업계 전체로 퍼지고 있습니다.
월마트나 타깃과 같은 소매업체의 인기선물 목록에는 연말시즌을 맞아 새로 선보이는 블라인드 박스 피규어가 포함돼 있고, 해즈브로(Hasbro)나 마텔(Mattel) 같은 완구기업들은 퍼비와 바비 같은 대표적인 캐릭터 완구를 미스터리 패키지 버전으로 판매하고 있어요. 미국에 2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중국 소매업체 미니소도 피너츠, 케어 베어스, 디즈니 픽사 등의 캐릭터 피규어를 블라인드 박스 형태로 판매합니다. 이렇듯 연말 소매 매장의 완구 코너 매대는 미스터리 패키지 상품들로 가득합니다.

월마트가 판매하는 블라인드 박스 컨셉의 완구제품들
Keyword 4. 접근가능한 사치
실패하지 않는 지출
지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지만, 연말에 나를 위한 '작은 사치' 하나 정도는 허락하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고가의 명품은 아니지만, 심리적 만족감을 주는 작은 사치품을 통해 보상받고 위안받는 심리 때문인데요. 이렇듯 자신의 지출 여력 안에서 누릴 수 있는 럭셔리, 즉 '접근 가능한 사치(Accessible Luxury)'가 연말 시즌전략의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미국 백화점 '니만마커스(Neiman Marcus)'가 출시한 '25 데이즈 오브 뷰티 홀리데이 어드밴트 캘린더'가 '작은사치' 니즈를 만족시키는 대표적인 제품입니다. 뷰티·스킨케어·향수 등 다양한 럭셔리 미니어처 제품을 12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매일 하나씩 열어 사용하는 구성인데요. 10월 출시돼 현재 전량 판매된 상태입니다.

니만마커스가 출시한 '2025 어드밴트 캘린더' 12월 1~25일까지 매일 하나의 제품을 경험하는 구성.
식음료 경우 고급 원재료를 사용한 시즌 한정제품, 장인이 만든 치즈·육류·디저트를 묶은 세트상품, 프리미엄 와인·스파클링 음료와 간편한 파티 푸드를 결합한 선물세트 등으로 작은 사치 니즈를 공략하고 있습니다.
민텔에 따르면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프리미엄을 전면에 내세운 계절성 식음료 제품 수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연말 만큼은 안전하고 확실한 만족을 주는, 실패 우려가 없는 '작은 사치'를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악재와 변수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소매 환경을 헤쳐 나가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세계정세는 여전히 불안요소를 안고 있고, 소비자들은 더 까다로워지고, 경쟁은 더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글로벌 유통 및 소비재 기업들은 고객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매 시즌마다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연말 판촉 전략은 '얼마나 많이 파느냐'보다 의 '어떻게 기억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도 있듯이 결국 소비자가 기억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관건으로 보입니다.
2025. 12. 17ㅣ 7 min read정리 : 윤은영 편집장(editor@retail-trend.co.kr)
자료제공 : 민텔코리아 (T : 02-554-7833, E-mail : infokorea@mintel.com)
연간실적 결정짓는 '골든 쿼터'
글로벌 소매업계의 연말 승부수
글로벌 소매업계에서는 한 해의 마지막 분기, 즉 10~12월에 해당하는 4분기를 골든 쿼터(Golden Quarter ; 황금 분기)라고 부릅니다. 할로윈부터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크리스마스, 연말 홀리데이 시즌으로 이어지며 소비가 급증하는 시기이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의 '코리아세일페스타'를 비롯해 중국의 '광군제', 인도의 '디왈리' 등 국가별 대형 쇼핑 이벤트가 집중돼 있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골든 쿼터 기간 매출이 연간 실적을 좌우하는 만큼, 유통 및 소비재 기업들은 매출 극대화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하는데요. 민텔 보고서를 바탕으로 기업들의 2025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 전략의 공통된 트렌드를 살펴보겠습니다.
약해진 소비 동력
끌어올릴 시즌전략은?
연말 글로벌 소비시장은 보수적인 소비심리가 팽배한 가운데 기대감도 공존합니다.
전미소매협회(NRF)는 11월과 12월 소매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7~4.2% 증가한 1조 100억 달러~1조 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어요. 지난해 같은 기간 4.3% 증가율과 비슷한 수준인데요. 일각에서는 물가상승으로 판매액은 증가하겠지만, 판매수량은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관세인상 여파로 한동안 진정세를 보이던 물가가 다시 조금씩 오르고 있고, 기업들의 인원감축과 고용률 둔화로 소득에 대한 불안감까지 겹치면서 소비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등 젊은 세대의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경영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올 연말 지출계획을 묻는 질문에 Z세대는 전년보다 33%, 밀레니얼 세대는 13% 지출액을 줄이겠다고 답변했습니다.
더불어 관세인상으로 물가가 오를 것을 예상해 필요한 물품들을 미리 구입한 경우도 많아 연말 소비확대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렇듯 여러 대내외 요인으로 소비 동력이 약해진 올해 연말이지만, 기업들은 마지막 매출 승부처인 12월 성수기 공략을 위해 다양한 전략들을 전개하고 있어요. 올 연말시즌 핵심 키워드들을 정리했습니다.
자료 : '2025년 딜로이트 Holiday Retail Survey’
주 : 미국 소비자 4,270명 대상
Keyword 1. 전통의 변주
클래식과 혁신의 조화
연말이 다가오면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추억과 연결된 익숙한 분위기와 맛, 그리고 물건에서 정서적 위안을 찾곤 합니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은 전통과 향수(nostalgia)에 대한 기대가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 시기인데요. 최근에는 전통적 요소에 혁신적 요소를 가미한 제품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식음료 경우 전통적인 맛에 새로운 재료나 형태를 시도한다든지, 포장의 디자인이나 질감을 달리 표현한 한정판을 출시하는 방식인데요. 이렇듯 전통에 혁신을 입힌 제품들은 소셜미디어의 공유와 입소문 효과도 크다는 장점이 있죠.
향수를 자극하는 대표적인 제품은 영국 소매업체 세인즈베리(Sainsbury)가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으로 선보인 ‘테이스트 더 디퍼런스 클래식 파네토네’입니다. 파네토네는 건과일을 넣어 장시간 발효한 이탈리아 전통 크리스마스 케이크로, 전통 디저트를 세인즈베리의 프리미엄 PB 라인으로 선보인 사례입니다.
반면, 프리미엄 슈퍼마켓 체인 웨이트로즈(Waitrose)가 출시한 '크리스마스 리몬첼로 피즈 파네토네’는 전통의 변주를 과감하게 풀어낸 제품입니다. 이탈리아 전통 디저트에 리몬첼로라는 레몬 리큐어의 상큼한 풍미를 더하고, 탄산감을 연상케 하는 피즈(Fizz) 느낌을 더해 연말 파티용 디저트 컨셉을 강조했어요. 세인즈버리의 클래식 파네토네가 전통과 안정성을 앞세운 ‘연말 스테디셀러’라면, 웨이트로즈의 리몬첼로 피즈 파네토네는 전통을 기반으로 미식 경험의 확장을 시도한 사례라고 할 수 있죠. 웨이트로즈 온라인쇼핑몰 해당 상품 후기에도 'Great twist on a classic(전통에 대한 훌륭한 변주)'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요. 소비자들이 전통을 ‘올드(old)’가 아닌 ‘클래식(classic)’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파네토네에 혁신성을 가미한 웨이트로즈 제품초콜릿 브랜드 캐드버리(Cadbury) 역시 '전통의 변주' 전략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스테디셀러인 ‘데어리 밀크’와 ‘히어로즈’를 시즌한정 코인과 종합선물 형태로 재구성해, 맛과 레시피는 유지하면서도 패키지에 크리스마스 요소를 입혀 익숙함 속에서 새로움을 느끼게 하는 전략을 취했어요. 이러한 전략은 신제품 개발에 따르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선물, 장식, 공유 소비 등 소비의 맥락이나 스토리를 확장하는 효과를 낳기도 합니다.
비식품 사례로는 영국 백화점 존루이스(John Lewis)의 크리스마스 장식소품을 들 수 있습니다. 존루이스는 매년 크리스마스 오너먼트, 트리 장식, 테이블웨어 등의 클래식 테마는 유지하면서 색감과 소재, 마감 디테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이번 시즌에는 레드, 그린 중심의 전통 크리스마스 컬러에 골드, 파스텔, 글라스 소재 등을 결합해 ‘익숙하지만 촌스럽지 않은’ 연말 공간 연출을 제안합니다. 특히 '가보의 화려함(Heirloom Splendour)'이라는 테마로 제안하는 장식품들은 레트로 제품들에 고급스러운 미감을 입혀 과거의 추억을 세련된 방식으로 제안합니다.
이렇듯 업계는 전통의 클래식한 매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작은 변화로 새로움을 제시하는 '전통의 변주'로 연말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존루이스가 '가보의 화려함'이라는 테마로 출시한 레트로 크리스마스 장식품들.
Keyword 2. 비주얼 경험
눈으로 먹고 마시다
연말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소비자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제품 자체의 맛과 기능 못지않게 시각적 매력도 중요합니다. 특히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제품과 패키징의 시각적 요소가 구매를 결정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생동감 있는 컬러, 색다른 모양, 다채로운 질감은 매장의 진열대 위에서 제품을 돋보이게 만들고, 소셜미디어가 일상이 된 젊은층에게 유용한 콘텐츠를 제공하죠.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딥 포레스트 그린, 세이지 그린, 샴페인 골드와 같이 현대적이면서도 미니멀한 느낌에 따뜻함과 고급스러움이 함께 느껴지는 컬러가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대표적인 사례가 페레로 로쉐(Ferrero Rocher)입니다. 페레로 로쉐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골드 포일로 감싼 헤이즐넛 초콜릿을 이용해 크리스마스 테이블 센터피스로도 활용할 수 있는 패키지를 선보였습니다. 골드 컬러와 투명 소재를 활용한 패키지는 브랜드의 고급스러운 시그니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연말 거실 테이블 공간을 장식하는 비주얼 측면에서의 소비 욕구도 자극하죠.
이외에도 페레로 로쉐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트리, 오너먼트, 선물 박스 형태의 한정 패키징을 출시하며, 초콜릿을 단순한 간식이 아닌 ‘장식과 선물을 겸한 시즌 아이템’으로 재정의했어요.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초콜릿=선물’이라는 각인을 심어주고 한정판 패키징을 통해 객단가 상승과 반복 구매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출시된 페레로 로쉐 제품들.
네슬레 역시 2025년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기존 스테디셀러에 시즌 전용 포맷과 비주얼을 가미한 라인업을 출시했어요. 대표 브랜드 '밀키바'로 디자인한 캘린더는 12월 한달간 매일 하나씩 꺼내먹는 달력형 초콜릿 제품으로 초콜릿이라는 전통 아이템을 ‘기다림과 매일 소비’ 경험으로 재구성한 것이 이색적입니다. '킷캣 산타 초콜릿 쉐어링 백' 제품 안에는 산타 피규어 모양의 킷캣 5개가 개별포장돼 있어 크리스마스 양말 속에 넣어 선물하기에 좋습니다.
패키징을 차별화한 2025 네슬레 크리스마스 한정제품들.
패키징 요소에 변화를 주는 전략은 신제품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시즌 한정성과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해 연말 수요에 효과적입니다. 민텔 조사에 따르면 특히 초콜릿과 탄산음료, 비스킷 카테고리에서 '새로운 패키징'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료 : 민텔 GNPD(2024년 10월~2025년 1월)
주 : 'Christmas, 'Xmas', 'Winter', 'Holiday' 등과 이와 유사한 표현이 들어간 모든 식음료 제품
Trend 3. 미스터리 아이템
완구시장 장악한 '라부부' 열풍
완구업계에 있어 4분기는 매출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승부처인데요.
올 연말 완구시장 키워드는 의심할 여지 없이 '블라인드 박스'입니다.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팝마트의 '라부부(Labubu)' 열풍이 연말 시즌 전략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죠.
'라부부'는 내용물을 알 수 없는 ‘블라인드 박스’ 형태로 판매되는 제품입니다. 박스를 개봉한 후에 어떤 제품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원하는 제품이 나올 때까지, 혹은 시리즈 전체를 모을 때까지 반복적으로 구매하게 됩니다. 부담 없는 가격에 중독성 있는 쇼핑경험이 더해지면서 라부부는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어요. 라부부 캐릭터가 매장에 깔리면 몇 분 만에 품절되고 정가는 개당 10~15달러이지만, 이베이 같은 중고 플랫폼에서 수백, 혹은 수천 달러에 거래되기도 할 만큼 마니아층을 확보한 브랜드입니다.
팝마트의 크리스마스 패키지와 완구기업 해즈브로의 블라인드 박스 아이템.
라부부가 일으킨 블라인드 박스 열기는 완구업계 전체로 퍼지고 있습니다.
월마트나 타깃과 같은 소매업체의 인기선물 목록에는 연말시즌을 맞아 새로 선보이는 블라인드 박스 피규어가 포함돼 있고, 해즈브로(Hasbro)나 마텔(Mattel) 같은 완구기업들은 퍼비와 바비 같은 대표적인 캐릭터 완구를 미스터리 패키지 버전으로 판매하고 있어요. 미국에 2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중국 소매업체 미니소도 피너츠, 케어 베어스, 디즈니 픽사 등의 캐릭터 피규어를 블라인드 박스 형태로 판매합니다. 이렇듯 연말 소매 매장의 완구 코너 매대는 미스터리 패키지 상품들로 가득합니다.
월마트가 판매하는 블라인드 박스 컨셉의 완구제품들
Keyword 4. 접근가능한 사치
실패하지 않는 지출
지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지만, 연말에 나를 위한 '작은 사치' 하나 정도는 허락하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고가의 명품은 아니지만, 심리적 만족감을 주는 작은 사치품을 통해 보상받고 위안받는 심리 때문인데요. 이렇듯 자신의 지출 여력 안에서 누릴 수 있는 럭셔리, 즉 '접근 가능한 사치(Accessible Luxury)'가 연말 시즌전략의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미국 백화점 '니만마커스(Neiman Marcus)'가 출시한 '25 데이즈 오브 뷰티 홀리데이 어드밴트 캘린더'가 '작은사치' 니즈를 만족시키는 대표적인 제품입니다. 뷰티·스킨케어·향수 등 다양한 럭셔리 미니어처 제품을 12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매일 하나씩 열어 사용하는 구성인데요. 10월 출시돼 현재 전량 판매된 상태입니다.
니만마커스가 출시한 '2025 어드밴트 캘린더' 12월 1~25일까지 매일 하나의 제품을 경험하는 구성.
식음료 경우 고급 원재료를 사용한 시즌 한정제품, 장인이 만든 치즈·육류·디저트를 묶은 세트상품, 프리미엄 와인·스파클링 음료와 간편한 파티 푸드를 결합한 선물세트 등으로 작은 사치 니즈를 공략하고 있습니다.
민텔에 따르면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프리미엄을 전면에 내세운 계절성 식음료 제품 수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연말 만큼은 안전하고 확실한 만족을 주는, 실패 우려가 없는 '작은 사치'를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악재와 변수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소매 환경을 헤쳐 나가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세계정세는 여전히 불안요소를 안고 있고, 소비자들은 더 까다로워지고, 경쟁은 더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글로벌 유통 및 소비재 기업들은 고객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매 시즌마다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연말 판촉 전략은 '얼마나 많이 파느냐'보다 의 '어떻게 기억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도 있듯이 결국 소비자가 기억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관건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