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min read]아마존의 식료품 혁신

아마존이 최근 연이어 식료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지난해 도심형 식료품 매장 '홀푸드 마켓 데일리 숍'이라는 새로운 포맷을 선보인데 이어 지난 8월에는...

Strategy아마존의 식료품 혁신

2025. 09. 03ㅣ 7 min read

글 : 윤은영 편집장(editor@retail-trend.co.kr)



글로벌 이커머스 거인 아마존이 
그로서리 혁신에 집중하는 이유


  • 그로서리는 생태계 확장을 위한 필수엔진 
  • 온-오프 '옴니 그로서리’ 구축
  • 물류·조직통합으로 ‘원 그로서리’ 완성



아마존이 최근 연이어 새로운 매장 포맷과 상품을 선보이며 식료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요. 
지난해 9월 도심형 식료품 매장 '홀푸드 마켓 데일리 숍'이라는 새로운 포맷을 선보인 데 이어 한 달 뒤인 지난해 10월에는 소형 식료품 매장인 '아마존 그로서리(Amazon Grocery)' 1호점을 론칭했습니다. 지난달에는 미국 내 약 1천 개 지역을 대상으로 '신선식품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죠. 
이렇듯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전방위적으로 '그로서리' 혁신을 이어가고 있는 아마존 행보의 전략적 배경은 무엇일까요.



미국 전체 식료품 시장에서 아마존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아직 미미합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뉴머레이터(Numerator)에 따르면, 아마존의 미국 식료품 시장 점유율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합쳐도 3% 수준입니다. 월마트의 25.2%, 코스트코의 8.5%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죠. 2017년 홀푸드마켓을 인수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던 행보에 비하면 8년이 지난 지금, 그로서리 시장에서 아마존의 위상은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습니다. 
글로벌 1위 소매기업 월마트 자리를 넘보는 아마존이 이렇게 초라한 성적에 만족할 리 없습니다. 더욱이 현재 점유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죠.  


  • 그림 1 : 업체별 식료품 유통시장 점유율

자료 : 뉴머레이터(2024년 기준)



아마존이 그로서리 영역에
힘 쏟는 이유 

아마존이 매장과 상품 등 그로서리 부문에 혁신과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는 몇 가지로 설명됩니다. 
미국 식료품 유통시장은 연간 1조 달러 규모가 훌쩍 넘는 거대시장으로 내구재에 비해 수요도 안정적입니다. 특히 온라인 채널 침투율이 여전히 10~15% 수준에 머무는 만큼, 성장 잠재력도 큰 영역이죠. 
2024년 아마존 매출은 전년대비 11% 증가한 6,380억 달러입니다. 여전히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여줬지만, 전체 매출의 38.7%를 차지하는 온라인 사업의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성장 잠재력 있는 식료품 사업이 향후 성장 엔진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주기적으로 반복 구매가 일어나는 품목 특성상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돼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삼을 수 있죠. 

  • 그림 2 : 아마존 연도별 매출액과 성장률

자료 : 아마존 연간보고서(각 연도 8월말 기준)



그동안 아마존이 구축한 홀푸드마켓, 아마존프레시, 아마존고, 아마존 그로서리 등 오프라인 식료품 매장들은 대시카트, 저스트워크아웃 등 아마존이 개발한 기술을 실험하는 무대가 되는 한편, 라스트마일의 거점으로도 기능하며 아마존이 추구하는 옴니채널 쇼핑경험을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구축된 고객 데이터는 아마존의 온-오프라인 리테일미디어 비즈니스로 연결되죠. 
결국 아마존의 그로서리 투자는 시장 점유율을 높여 추가 수익을 확보하는 동시에 아마존 생태계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는 장기 전략인 셈입니다. 

아마존의 그로서리 투자는 생태계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는 장기 전략입니다.


'옴니 그로서리' 구축 

아마존의 그로서리 혁신이 새로운 화두는 아니지만, 최근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아마존이 2017년 인수한 홀푸드마켓의 CEO 제이슨 뷰첼(Jason Buechel)을 아마존 월드와이드 식료품 사업을 총괄하는 부사장으로 승진시킨 것인데요. 2013년 컨설팅펌 액센추어에서 홀푸드로 적을 옮긴 뷰첼은 2022년부터 홀푸드 CEO를 역임하며 뛰어난 경영능력을 보여준 인물입니다. 그가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후 아마존 오프라인 사업의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됐죠. 

현재 뷰첼이 리드하는 아마존의 그로서리 전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쇼핑경험이 통합된 '옴니 그로서리(Omni-grocery)' 포맷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격, 편의, 건강 가치에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렇다면 최근 1~2년간 아마존이 그로서리 핵심 사업들을 어떻게 혁신해 왔는지 살펴볼까요. 

  • 그림 3 : 아마존 오프라인 매장 매출 추이

자료 : 아마존 연간보고서(각 연도 8월말 기준)
주 : 2025년은 추정치


 

아마존의 영역별 그로서리 혁신 


홀푸드마켓, 
매일 장보기 수요 노린 '데일리숍' 론칭 

전통적인 대형 슈퍼마켓 포맷인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은 약 3,500~4천m² 규모로 아마존 그로서리 사업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문입니다. 매장 수 약 500여 개 점으로 현재 미국 외에도 캐나다와 영국에서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죠.
홀푸드마켓은 유기농과 천연식품, 점내 조리식품의 강점을 내세워 오랜 기간 미국 중산층의 지지를 받아온 포맷이지만, 최근 경기불황으로 월마트와 알디, 코스트코 등에 고객을 빼앗기고 있었는데요. 아마존이 이에 대한 반격으로 내세운 카드는 '홀푸드 데일리 숍(Whole Foods Market Daily Shop)'이라는 이름의 도심형 슈퍼마켓이었어요.
 
아마존이 지난해 9월, 뉴욕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에 출점한 데일리숍은 약 940m² 규모로 기존 홀푸드마켓의 4분의 1 면적에 신선식품과 간편식, 주류, 생활필수품 등을 판매합니다. 저가격을 추구하는 대신 바쁜 도시인들을 타깃으로 빠르고 편리한 쇼핑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차별화하죠. 데일리숍은 월마트, 코스트코가 출점하지 못하는 도심의 인구밀집 지역에 출점해 바쁜 도시인들의 매일 장보기 수요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인데요. 
2010년 이후 많은 대형 슈퍼마켓 업체들이 동일한 의도로 소형 포맷을 선보였지만, 수익성 확보와 까다로운 물류문제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또한 여러 포맷과 매장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혼란을 주었죠. 홀푸드마켓 데일리숍이 이러한 난관을 넘어서 홀푸드마켓의 성공적인 차세대 모델이 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존은 추가로 데일리숍 2개점 출점이 확정된 상태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론칭한 '도심형 슈퍼마켓 홀푸드마켓 데일리숍'

데일리숍은 쇼핑의 속도와 편의성에 중점 둔 매장입니다.



아마존 프레시, 
'좀 더 쉽고 친근하게' 매장 재구성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는 신선식품과 즉석조리식품, 간단한 일상용품 등을 판매하는 식료품점으로, 2024년 말 기준 62개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론칭 단계부터 식료품의 옴니채널 쇼핑경험을 전제로 설계된 매장으로 아마존 대시카트, 알렉사 등 아마존의 대표 기술들이 도입돼 있어요. 매장 외관에 쓰인 '저스트워크아웃'은 줄 설 필요 없이 자동계산되는 아마존의 대표기술이죠. 프라임 회원에게는 당일 배송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아마존은 지난해 아마존 프레시 매장의 집객력을 높이기 위해 리뉴얼을 실시했는데요. 대표적인 변화는 델리, 스낵, 베이커리, 해외식품 구색을 확대하고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사이니지를 보완한 것입니다. 리뉴얼의 방향은 고객 피드백에 기반한 것으로 쇼핑환경을 좀더 직관적이면서도 친근한 분위기로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직관적인 사이니지를 적용한 '아마존 프레시'

카트에 실으면 자동 계산되는 아마존 데시카트



아마존 그로서리,
또 다른 식료품점 실험버전 

아마존 그로서리(Amazon Grocery)는 데일리숍 론칭 이후 아마존이 한달 만에 선보인 또 다른 실험 모델로, 데일리숍보다도 훨씬 작은 136m² 규모에 3,500여 개 식료품을 판매합니다. 
아마존 그로서리 1호점은 홀푸드마켓 바로 아래층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 특이한데요. 시카고 고급 주택가 니어 노스 사이드에 위치한 홀푸드마켓의 커피숍으로 사용되던 공간에 들어서 있습니다. 같은 건물에 위치해 있을 뿐 두 곳은 동선이 분리된 별개 매장으로 운영됩니다. 
이에 대해 아마존은 "아마존 그로서리는 홀푸드마켓 고객이 천연식품이나 유기농 제품을 구입한 후 추가로 다른 식료품이나 간편식, 혹은 커피를 구입하기 위해 찾는 매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어요. 
이처럼 아마존은 그로서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상권별로 유연한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136m² 규모의 콤팩트한 식료품점 '아마존 그로서리'

아마존 그로서리 내 커피코너



'아마존 세이버'
월마트·알디 견제용 PB 

홀푸드마켓 데일리숍, 아마존프레시, 아마존 그로서리가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통한 식료품 침투전략이라면, 아마존 세이버(Amazon Saver)는 상품개발을 통한 점유율 확대전략입니다. 
아마존 세이버(Amazon Saver)는 가파른 식료품 물가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아마존이 지난해 9월 출시한 가치소구형 PB 라인이에요. 대부분 5달러 미만이며, 프라임 회원은 추가로 10% 할인 혜택을 받습니다. 월마트와 알디, 알리, 테무 등 저가 채널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책이죠. 

아마존세이버 외에도 아마존은 다양한 그로서리 PB를 운영하고 있어요. 신선식품, 유제품, 베이커리 카테고리의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 레디투잇 식사류와 샐러드, 델리 카테고리의 '아마존 키친(Amazon Kitchen)', 스낵, 너츠, 그래놀라, 음료 등에서 출시되는 '해피벨리(Happy Belly)', 사탕, 과자류의 '어플렌티(Aplenty), 유기농 컨셉의 홀푸드마켓 시그니처 브랜드는 '홀푸드 365' 등에 이어 아마존 세이버까지 출시되며 그로서리 PB 포트폴리오가 확장됐습니다. 


아마존이 지난해 출시한 저가형 PB '아마존 세이버' 

아마존의 과자 및 조미료 PB '어플렌티'



'원 그로서리' 통합으로 
효율성 ↑ 

2024년부터 아마존은 그로서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홀푸드마켓과 아마존 프레시의 풀필먼트 네트워크를 통합하기 시작했어요. 온라인 주문처리 효율을 높이고 매장 브랜드에 상관없이 일관된 쇼핑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단일 플랫폼에서 더 다양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조직통합도 진행 중입니다. 아마존은 홀푸드마켓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아마존의 직책, 급여, 복지체계를 적용을 2026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기존 홀푸드마켓 직원들은 아마존 할인 및 의료 혜택을 받게 되지만, 기존의 연봉 보너스와 홀푸드마켓의 할인 혜택 등은 사라지게 됩니다. 

이처럼 아마존은 이른바 '원 그로서리(One Grocery)'를 통해 아마존 프레시, 홀푸드, 아마존고 등 전체 식료품 사업 간 시너지와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로서리 부문 물류 및 조직통합을 추진 중인 아마존 


배송 역량 강화,
신선식품도 당일배송

2024년 아마존은 그로서리 배송을 위한 새로운 구독모델을 도입했습니다. 월 9.99달러를 내는 프라임 회원들에게 무제한 배송옵션을 제공하는 것인데요. 지난 8월에는 한발 더 나아가 미국 내 1천여 개 도시에서 신선식품 25달러 이상 구매시 무로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어요. 
이번 조치로 신선식품과 일반식품을 따로따로 주문해 받았던 불편함이 제거됐어요. 당일 무료배송은 25달러 이상 구매시 적용되며, 주문금액이 25달러 이하인 경우 프라임 회원은 2.99달러, 일반 회원은 12.99달러를 내면 동일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아마존은 신선식품 당일배송 지역을 올해 안에 2,300개 이상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신선식품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아마존.


그로서리 혁신, 성과로 이어질까 

오프라인 채널에서 그로서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아마존은 유연한 매장 규모와 상품구색, 가격정책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홀푸드마켓은 여전히 프리미엄, 유기농 식품의 대표 채널이며, 아마존 프레시는 대중적인 식료품 수요를 충족시키며 새로 선보인 데일리숍과 아마존 그로서리는 편의와 시간을 중시하는 도시인들을 공략합니다. 이를 통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고객부터 건강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 바쁜 직장인까지 모든 고객층을 흡수하고 싶어하죠. 

아마존 CEO 앤디재시(Andy Jassy)는 올해 4월,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에 이렇게 썼어요. “아마존은 ‘와이(Why) 기업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왜 되는지, 왜 안 되는지’를 묻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아마존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근본 원인을 찾아내며, 장애 요인을 없애 이전에는 뚫을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문들을 열 수 있게 도와줍니다.” 

아마존의 이러한 정신은 그로서리 전략에도 깊이 내재돼 있습니다. 단순히 전통적인 슈퍼마켓 모델을 복제하는 대신 데이터와 기술에 기반해 새로운 고객경험을 창조하는 데 중점을 두고 매장을 개발해왔고, 그 과정에서 '아마존고'와 같은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더 빠르고, 더 편하고, 더 개인화되고, 더 접근성 높은' 쇼핑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식료품 유통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려 하는 아마존의 그로서리 혁신이 어떠한 성과로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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