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min read]프랑스 유기농 소매기업 비오쿱 성장전략

전체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도 프랑스 유기농 소매기업 '비오쿱(Biocoop)'은 지난해 8.5% 성장률을 기록했어요. 전체 시장대비 10배 넘게 성장한 비오쿱의...

Strategy프랑스 유기농 소매기업 비오쿱 성장전략

2025. 10. 15ㅣ 7 min read

글 : 윤은영 편집장(editor@retail-trend.co.kr)
자료제공 : 민텔코리아 (T : 02-554-7833, E-mail : infokorea@mintel.com)


프랑스 유기농 소매기업 비오쿱이
정체된 시장에서 고성장하는 법

  • 프랑스 유기농 시장, 2년간 정체  
  • '비오쿱', 시장 대비 10배 성장
  • 맛의 차별화, 가격 투명성, 신뢰 확보가 비결



2020년까지 두 자릿수 고성장을 지속하던 프랑스 유기농 시장은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역신장한 데 이어 2023년과 2024년에도 0%대 성장에 그쳤습니다. 유기농 산업이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은 궁극적으로 모든 산업이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가치이지만, 지금과 같은 고물가 시대에는 시장 확대가 쉽지 않은데요. 
이렇듯 전체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도 프랑스 유기농 소매기업 '비오쿱(Biocoop)'은 지난해 8.5% 성장률을 기록했어요. 전체 시장대비 10배 넘게 성장한 비오쿱의 성공전략은 무엇일까요?



웰니스 트렌드의 확산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은 유기농 산업에 분명 기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프랑스에서는 식품을 통해 체내에 축적되는 농약 및 카드뮴에 대한 우려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안전한 식품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고 다량의 첨가물이 함유된 초가공 식품에 대한 경계심도 확산되고 있어요. 민텔 자료에 따르면, 유기농 제품을 구매하는 프랑스 소비자 가운데 39%는 농약을 피하기 위해, 37%는 첨가물을 피하기 위해 유기농을 선택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유기농 제품의 가격은 가장 높은 장벽입니다. 지금과 같은 고물가, 경기 침체기에 그 영향은 더욱 클 수밖에 없는데요. 실제 민텔의 조사결과 프랑스에서 유기농 식음료 구입 횟수가 주 1회 이하인 프랑스 소비자의 74%는 자주 구입하지 않는 이유로 '가격'을 꼽았습니다.  


  • 그림 1 : 프랑스 유기농 시장규모 추이

자료 : Agence BIO 
주 : 소매 매장, 전통 상점, 직거래(급식 및 외식시장 제외)


프랑스 유기농 시장이 정체된 더 본질적인 이유는 높은 가격을 감수할 만큼 소비자들이 맛이나 건강, 원료 측면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유기농 제품의 ‘프리미엄’ 가치를 납득시키는 작업은 기업들에게 쉽지 않은 과제인데요. 비오쿱은 차별화된 맛과 가격 투명성, 그리고 건강과의 연결을 전략적으로 실행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과 소통함으로써 어려운 숙제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전략 1. 유기농도 결국은 '맛' 
과일 껍질의 식감과 영양을 강조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 식품의 '맛'은 가장 중요한 구매요소입니다. 프랑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식품을 구입할 때 '맛'을 가장 중시한다고 답한 응답률이 73%에 이르렀어요. 

  • 그림 2 : 프랑스 소비자들이 식품 구입시 중시하는 요소

자료 : 민텔(2024.03)
주 : 만 16세 이상 프랑스 1천 명 대상


가공을 거치지 않은 농산물을 어떻게 차별화된 맛으로 소구할 수 있을까요? 
비오쿱이 소비자들에게 '맛'을 소구한 방식은 유기농 농업의 진정성과 함께 프랑스 각 지역에서 재배된 제철 과일과 채소의 생생한 풍미를 강조하는 것이었어요. 품목별 최적의 숙성도와 신선함에 집중하고, 첨가물이나 인공향료 없이 농산물 자체로 뛰어난 맛을 보장한다는 점을 알렸죠. 유기농 제품은 농약 섭취에 대한 우려가 없기 때문에 과일과 채소 껍질의 고유한 맛과 식감, 그리고 영양성분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어요. 

소비자들이 제철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적정 시기에 접할 수 있도록 매장에 새로 입고되는 과일과 채소에 대한 소식을 빠르게 공유하고, 각 농산물의 독특한 맛과 식감, 그리고 요리 레시피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함께 전달했어요.
매장은 비오쿱이 고객들과 소통하는 핵심 채널입니다. 2024년 기준 비오쿱 매장 수는 740개, 차량을 이용할 경우 프랑스 가구의 76%가 15분 이내에 비오쿱 매장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비오쿱은 자체 제작하는 온라인 잡지와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자사가 제공하는 가치를 지속적으로 알리고,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제공합니다. 또한 홈페이지에서는 월별 제철 채소 정보와 함께 가구 구성원 수에 맞는 제철 농산물 꾸러미도 판매합니다. 

비오쿱 매장에서 라벨을 확인하는 소비자

비오쿱의 PB 제품들

제철 재료와 세계 요리의 
창의적 결합  

비오쿱은 소비자들에게 윤리적이고 환경적인 가치를 지키면서도 세계의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 '맛의 모험'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데요. 일례로 올 여름 시즌에는 '세계요리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들'이라는 행사를 내걸고 관련제품들을 15% 할인가에 판매했어요. 세계 요리와 지역산 제철 재료의 결합이라는 창의적인 발상이었는데요. 이러한 판촉전략은 지역제품과 제철 농산물 소비를 지향하지만 전세계 다양한 맛을 경험하는 데에도 적극적인 프랑스 소비자들에 호응을 얻었습니다. 

  • 그림 3 : 유기농 제품 구입시 맛의 중요도

자료 : 민텔코리아
주 : 만 16세 이상 프랑스 1천명 대상 


유기농 제품의 차별화된 맛을 알리는 비오쿱식 전략은 식품 제조사들에게도 영감을 주고 있어요. 
프랑스 유기농 제조사 레아 네이처(Léa Nature)의 구스티 아모 비오(Gusti Amo Bio)는 '현지 유기농 재료를 활용한 세계 요리'라는 컨셉으로 인기를 얻고 있어요. 파스타, 부르스게타 등 이탈리안 정통 요리를 100% 이탈리안 유기농 재료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소구하고 있는데요. 소비자들의 호응으로 론칭 1년 만에 프랑스 내 1천여 개 매장에 입점됐고, 약 62만 개 제품이 판매됐어요. 
비오쿱이 유기농 농산물을 안심하고 껍질째 먹을 수 있다는 점을 소구했듯이, 과일과 채소 껍질을 활용한 스낵, 비스킷, 케이크 등을 개발해 맛, 식감, 영양을 동시에 강조하는 전략도 식품 낭비를 줄이고 싶어하는 프랑스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접근방식입니다.

비오쿱은 매장과 홈페이지를 통해 제철상품 정보를 적극 알립니다. 

전략 2. 가격 프리미엄 이해시키기 
가치, 투명성, 충성도
 

유기농 제품은 생산비, 인증비, 규모화의 한계 등 공급망 전반에 걸친 복합적 요인에 의해 가격 프리미엄이 붙습니다. 2024년 8월부터 2025년 7월 사이에 프랑스에서 출시된 유기농과 비(非)유기농 식음료 제품 간 가격 차이는 평균 24%로 조사됐어요. 하지만 품목에 따라 가격 차이는 달라집니다. 유기농 생수의 가격은 일반 제품보다 5.3배 비싸고, 과일주스는 1.9배, 가공육이나 달걀도 1.4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유기농 과일, 채소나 유제품, 디저트류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어요. 

  • 그림 4 : 프랑스 일반 제품 대비 유기농 제품 가격비율

자료 : 민텔 GNPD
조사기간 : 2024.8~2025.7


'유기농은 항상 비싸다'는 소비자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제품군별 맞춤 전략이 필요해요. 예를 들면 주스와 같은 고가 프리미엄 제품은 우수한 맛과 건강상 이점을 강조하고, 과일과 채소 같은 품목은 합리적인 가격대임을 강조하는 방식이 유효합니다. 육류나 시리얼처럼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제품에는 타깃형 할인 정책을 적용해 인식 변화를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비오쿱은 유기농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4월 400개 제품에 대해 가격인하를 단행했어요. 이번 조치는 2021년, 2024년에 이은 세 번째 가격인하로 제품별로 7~17% 가격을 내리고, 매장 포스터를 통해 적극 홍보했습니다.  

매장에 부착된 400개 품목에 대한 가격인하 캠페인 포스터, '가치를 포기하지 않고 가격을 인하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요. 


가격책정 방식을 공개해 
투명성 강화하기 

앞에서 언급한 대로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던 유기농 시장이 정체하게 된 배경에는 물가상승이 큰 영향을 미쳤는데요. 비오쿱은 인상된 제품 가격을 소비자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일부 제품의 세부 가격 책정방식을 공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면 유기농 달걀 가격에는 생산자 55%, 소매기업 26%, 가공업체 10%, 배송업체 9% 등 각각의 과정별로 비용 및 이익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공개하는 과감한 시도였어요. 
비오쿱의 가격책정 방식 공개는 가격 투명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제품 가격의 절반 가량이 지역 농부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명확히 알림으로써 소비자들의 지불 의향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했어요. 

  • 그림 5 : 비오쿱이 공개한 제품별 가격구조

자료 : 비오쿱

가격 허들을 낮추기 위해 구독모델을 운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2022년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 유기농 전문 쇼핑몰 '라 푸르슈(La Fourche)'는 연 59,9유로를 지불하고 회원으로 가입할 경우 할인혜택을 제공합니다. 라 푸르슈는 회사 운영에 회원을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충성도를 높여 프랑스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2025년 기준 약 13만여 명의 구독 회원을 확보했습니다.  


전략 3.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 
인증보다 장점 소구에 주력
 

유기농 원료에 대한 프랑스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은 관련 기업들에게 달갑지 않은 소식입니다. 
민텔 조사결과, 식품 구입시 유기농 재료를 우선순위로 꼽은 프랑스 소비자 비중은 2029년 7월 19%에서 2025년 3월 14%로 감소했어요. 
민텔의 오펠리 뷔쉐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유기농(organic)' 보다 일반 제품에 붙는 '내추럴(natural)' 문구에 더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어요. 일반 제품에 붙는 '무첨가물' '무보존제'와 같은 문구가 더 구체적으로 와 닿기 때문인데요. 
반면 유기농 제품들은 라벨 표기시 인증 자체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그 안에는 건강, 자연, 윤리, 환경 등 여러 요소가 포함돼 있어 소비자들은 무엇이 핵심인지 혼란스러워 하며 유기농의 구체적인 장점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는 것이죠. 

  • 그림 6 : 프랑스 소비자들이 식품 구입시 중시하는 성분

자료 : 민텔 GNPD(2025.3)
주 : 16세 이상 소비자 1천 명

  • 그림 7 : 프랑스 소비자들의 유기농 원료 선호도 추이

자료 : 민텔 GNPD(2019.7~2025.3))
주 : 16세 이상 소비자 1천 명

이런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오쿱은 ‘농약에 반대한다(Saying no to pesticides)’, ‘인공 첨가물에 반대한다(Saying no to artificial additives)’와 같은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명확하고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건강상의 이점을 직접 연결합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생물의 다양성을 수용하는 것이고, 이는 환경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건강과 영양 측면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메시지를 강조하면서 인스타그램 게시물과 매장 내 행사, 발간하는 잡지를 통해 캠페인을 확산시켰어요. 

고객과 투명하게 소통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잡지를 발행합니다.  


합리적인 선택지가 되려면

비오쿱 사례를 통해 유기농의 경쟁력은 인증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경영과 투명한 소통에 있고, 이를 위해 유기농의 장점을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알리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건강을 소구하는 비유기농 제품이 증가하고, 고객들이 갈수록 가격에 민감해짐에 따라 유기농 제품은 더 이상 ‘비싸지만 좋은 제품’이라는 메시지 전달만으로는 시장 확대가 어려워졌어요. 따라서 소비자들이 일상 속에서 주저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카테고리로 자리잡는 것이 필요한데요. 이를 위해 맛, 가격, 접근성, 건강 측면에서 유기농 제품이 합리적인 선택지라는 점을 이해시키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수반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Retail Talk
리테일톡에 게재된 모든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은 리테일톡과 콘텐츠 제휴사에 있습니다.

무단복제와 무단전재를 금합니다.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39 상공회의소회관 17층 (우)04513

전화 : 02-6050-1400 | 이메일 : bizcenter@korcham.net

사업자번호 : 104-82-03590 | 개인정보책임자 : 김현수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39 상공회의소회관 17층 (우)04513

전화 : 02-6050-1400 | 담당자이메일 : bizcenter@korcham.net | 사업자번호 : 104-82-03590 | 개인정보책임자 : 김현수


Copyrignt ⓒ KCCI.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