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min read]2024 리테일리포트 – ② 국내 유통업계 업태별 결산과 전망

2023년 소비시장을 잔뜩 움츠러들게 했던 고금리, 고물가 현상은 2024년 다소 완화될 전망이지만, 여전히 대내외....

Issue2024 리테일리포트 – ② 국내 유통업계 업태별 결산과 전망


2023. 12. 06ㅣ 7 min read

글 : 윤은영 책임 에디터(eyyoon@korcham.net)



만만치 않은 2024년,
공동의 목표는 ‘효율 제고’와 ‘이익률 관리’


2023년 소비시장을 잔뜩 움츠러들게 했던 고금리, 고물가 현상은 2024년 다소 완화될 전망이지만, 여전히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소매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습니다.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 이경희 상무는 “2024년은 유통기업들이 소비시장의 양적, 질적 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고비용 시대를 맞아 운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개선을 모색해야 하는 시기”라며 2024년 대응전략을 위한 키워드로 ‘전략 재정비’를 의미하는 'RESET'을 제시했습니다.


  • Reconsider Customers 인구구조와 세대변화 등에 따른 ‘고객 속성 재정립’
  • Enlarge Coverage : 상품을 넘어 서비스 영역으로 ‘유통 범위 확장’
  • Simplify Operations : 비용상승 시대의 ‘운영 효율화’
  • Export &Investment : 국내시장 포화에 따른 ‘해외진출 모색’
  • Target for Low carbon : ESG 경영을 위한 ‘탄소, 에너지 비용 감소방안 모색’



지난 11월 2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2024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는 유통업계 전문가들이 연사로 참석해 각 업태별 결산과 전망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내년도 경영기획에 도움되실 수 있도록 업태별로 주요 내용을 전달해드립니다.


대형마트 
그로서리 강화하며 차세대 포맷 실험 중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
이경희 상무



대형마트 시장은 1~2인 가구 증가, 온라인 채널의 확대 등으로 최근 10년간 저성장 추세를 보여왔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3년 대형마트 시장은 기존점 기준 0.7% 역신장한 가운데 카테고리별로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였습니다. 식품 경우 올해 2사분기 기준, 5.3% 매출 성장세를 보인 반면, 생활(-4.2%), 가전문화(-4.9%), 의류(-4.2%) 등 비식품 카테고리는 역신장했습니다(대형마트 3사 기준).


  • 그림 1 : 대형마트 연도별 기존점 성장률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2023년은 경기불황과 고물가, 고금리 현상이 겹치며, 극도의 가성비를 추구하는 짠테크 소비 트렌드가 크게 확산되었습니다.
대형마트 업계는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에 집중하는 한 해를 보냈는데요. 이마트가 '더 리미티드'라는 가격동결 프로모션을 실시했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역시 가격할인 이벤트를 집중 전개했습니다.

상품 측면에서는 PB를 지속적으로 강화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에서 PB시장이 크게 확대됐듯이 경기가 안좋은 상황일수록 PB는 고성장하는 패턴을 보입니다.
올해 대형마트 시장에서도 PB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마트가 운영하는 PB '노브랜드'는 상반기 기준 6%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홈플러스 시그니처', 롯데마트 '오늘좋은'이 모두 높은 성장세를 보여줬습니다.
일본 이온그룹 경우 10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증가했는데 그 배경 중 하나로 자사 PB인 톱밸류(Top Value)'의 호실적을 꼽았습니다. 국내 시장 경우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PB 침투율이 낮은 만큼 향후 성장 잠재력은 더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23년은 금리, 인건비 및 공공요금 등 전반적인 운영비가 상승하면서 수익성 압박이 심했던 해였습니다.
업체들은 키오스크와 셀프체크아웃 시스템을 확대하고, 매장 내 냉장 쇼케이스에 도어를 부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등 매장 효율 향상과 비용 절감을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2024년에도 외식물가 상승에 따른 내식 수요 증가로 대형마트 식품 매출은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입니다. 대형마트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8월 64.3%에서 23년 8월 69.2%로 4년 만에 4.9%P 확대됐습니다.
갈수록 식품 중요도가 높아지는 만큼 대형마트 업계는 신선식품이나 밀키트 등 그로서리 중심의 경쟁력 확보를 통해 온라인 채널과 차별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1~2인 가구 비중이 66%까지 확대되고, 온라인 채널 비중이 32%까지 상승한 상황에서 대형마트는 더 이상 기존 포맷으로는 매출 반등을 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우리나라보다 대형마트 정체기를 먼저 겪은 일본 경우 그로서리 카테고리를 앵커(anchor) 매장으로 두고, 비식품 카테고리는 전문점 테넌트를 유치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여기에 맛집과 다양한 생활편의 서비스, 커뮤니티 이벤트 요소를 접목해 고객이 매일 방문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국내 대형마트 역시 이와 유사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이며, 달라진 소매환경과 소비자 니즈에 맞는 매장 포맷을 찾아나가는 여정이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형마트 업체들은 핵심 경쟁력인 그로서리를 강화하고, 비식품 전문점들을 테넌트로 유치하며 포맷을 재정비하고 있습니다(사진 : 이마트 ‘더타운몰’).



백화점 
연매출 3조 백화점 등장, 점포 양극화 심화

비즈니스인사이트 
김인호 부회장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27조 4천억 원 매출을 기록했던 백화점은 2년 연속 높은 신장세를 기록하며, 2021년 33조 7천억 원, 2022년 37조 7천억 원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매출은 약 0.8% 성장한 38조 원 정도로 마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백화점 매출은 뚜렷하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고객 수와 객단가가 모두 감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품 부문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백화점 성장을 견인했던 명품 카테고리가 올해 들어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코로나 기간에 수요가 급증했던 가정용품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출 비중이 감소했으며, 상대적으로 식품과 잡화 매출 비중이 증가했습니다.


  • 그림 2 : 백화점 연도별 매출 및 점포 수

자료 : 통계청, 자체 조사


국내 백화점 업계가 온라인 채널의 성장에도 그동안 비교적 견고한 성장을 이어온 비결은 백화점이 가진 '시류적응성'과 '경기 대응력'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상품 공급자 측면에서 보면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에 적극 출점하고 강력한 마케팅을 전개했습니다.
K컬처, K팝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문화허브로서의 서울 입지를 적극 활용, 루이비통의 잠수교 패션쇼나 구치의 경복궁 패션쇼 등을 개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죠. 수요자 관점에서 보면 엔데믹 이후 외국인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과거 일본, 중국 등 특정 국가에 의존했다면 최근에는 전세계 2030 해외 관광객들이 한국의 쇼핑시설을 찾고 있고 있는데, 여기에는 매출 비중의 12%를 해외 관광객이 차지하는 '더현대'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백화점에서 외국인 고객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백화점 업계의 가장 중요한 트렌드로는 '대형화'와 '집객력 강화'를 꼽을 수 있습니다.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가 2009년 오픈한 이후 현대 판교점, 스타필드 하남, 더현대 서울, 롯데 동탄점, 신세계 대전 엑스포점 등 매장면적 2만 평을 능가하는 대형점들이 연이어 출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형점들은 체험 요소 강화, 트렌드한 취향 반영, 패밀리 복합공간 조성 등을 컨셉으로 다양한 집객 요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젊은층에게 인기있는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팝업 스토어를 선보이고, 소셜미디어에서 회자되는 인기 맛집을 유치하는 등 집객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기획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12월 또 하나의 대형점 출점이 예정돼 있습니다. 스타필드 수원이 연면적 33만 평방미터 규모로 이달 개점을 앞두고 있어 상권 내 경쟁점인 롯데몰 수원점, AK플라자 수원점, NC백화점 수원점 등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대형점으로 좋은 상권 내 1번점’이라는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낸 신세계는 광주점 역시 리뉴얼을 거쳐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대형점들이 늘면서 점당 3조 매출을 기록하는 백화점이 등장하고, 서울 및 수도권 상위 10개 백화점 매출이 하위 55개 백화점 매출과 동등해지면서 백화점 업계 내 점포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매출 상위 백화점들은 갈수록 입점 브랜드 교섭력이 커지면서 상권이 전국구화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강력한 대형점들이 등장해 주변의 비활성화된 점포들까지 상권으로 편입시켜 초대형 상권을 만들면서 2024년에는 'the greater the more', 즉 강한 점포가 강한 상권 형성을 통해 더욱 강력해지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2024년에는 지방 백화점들은 경영악화로 인한 구조조정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슈퍼마켓 
소싱통합으로 효율 높이고 배송으로 차별화




마켓링크 김종근 전무 




2023년 상반기 신선식품 및 일상소비재(FMCG) 시장의 매출현황에 따르면, 체인형 슈퍼마켓은 1.3%, 농협, 축협, 수협 등 조합마트 시장은 1% 성장했습니다. 체인형 매장, 즉 기업형 슈퍼마켓 채널은 2021년 이후 부진점을 다수 정리하면서 4년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하는 성과를 보여줬습니다. 단, 개인들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시장은 -2.8%로 여전히 역신장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2014년은 기업들이 외형 성장보다 내실을 추구하는 해가 될 것이며, 이에 따라 기업형 슈퍼마켓 시장 성장률은 올해와 비슷한 1% 내외가 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2024년 기업형 슈퍼마켓 전략은 공통 전략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끌고 가는 전략은 '소싱 통합'입니다. 롯데쇼핑이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상품조직 통합을 통해 효율을 거두었고, 이마트도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3개사의 소싱체계를 통합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차별화 전략은 배송 서비스 부분입니다. 점포 반경 2km 내 30분 배송이라는 획일화된 정책에서 최근 업체별 차별화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는데요. GS더프레시나 이마트에브리데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여전히 속도를 강조하고 있는 데 반해 롯데슈퍼는 조금 다른 길을 가고 있습니다. 
롯데슈퍼는 그룹 차원에서 영국 오카도와 대규모 물류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죠. 이에 따라 본부가 중앙에서 물류를 통제하면서 각 매장의 배송거점 역할은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대신 매장 직원들은 접객에 집중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목표를 둡니다. 

상품 면에서는 수산, 정육 등 대면코너를 최소화하거나 철수해 공간 효율성을 높이고, 소포장 판매, 반조리 식품 비중을 높이는 등 1~2인 가구용 상품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2023년에 이어 내년에도 업체들은 멤버십 프로그램은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멤버십 가입 고객은 미가입 고객에 비해 객단가가 평균 15~20% 정도 높게 나타납니다. 유통사들의 멤버십 운영은 리테일 영역을 넘어 그룹사와 제휴사로 혜택의 범위를 확대하며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개인 슈퍼마켓 경우 정부 주도 하에 스마트 스토어 컨셉으로 고도화하는 과정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2021년부터 무인판매 시스템과 같은 스마트 기기를 도입하기 시작했고, 올해는 데이터가 결합되면서 상권분석 및 수요예측 지원이 가능해졌습니다. 올해부터 내년에 걸쳐 개인 슈퍼마켓 지원을 위한 통합물류 시스템이 구축될 예정이어서 기업형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 비해 부족했던 정보 및 물류 인프라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편의점 
가성비 소구에서 상품 차별화로

BGF리테일
신종하 실장



2023년 편의점 시장은 약 8%의 외형 성장을 이뤘으나 기존점 실질 성장률은  1~2%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전체 유통시장에서 편의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6%대로 최근 7~8년간 수치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내실 면에서는 많은 변화를 겪은 시기였습니다.

2023년 편의점 업계는 가성비를 집중 소구하며, 매출을 견인했습니다. CU는 1천 원 내외의 ‘서민막걸리’와 ‘서민맥주’, 2천원대의 ‘백종원 도시락’를 선보였고, PB 커피 겟(GET)의 벤티 사이즈를 1,700원에 출시했습니다. 올해 앱을 통한 주류 주문, 픽앤픽 대여 서비스 등 온라인 채널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한 것도 큰 변화였습니다.

편의점 점포 수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2023년은 편의점 업계가 해외시장 개척을 본격화한 해이기도 합니다. 편의점 주요 3사의 해외 매장 수는 올해 1천 개를 돌파했습니다. 몽골,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CU는 현재 카자흐스탄 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GS25는 베트남, 몽골, 이마트24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진출해 있습니다.

2024년에도 편의점 업계는 상품 차별화에 무게를 둘 전망입니다.
편의점 업계 역시 수익성 개선이 과제인 만큼 지나친 가성비 소구보다는 독점상품 확대를 통해 철저히 차별화하는 전략으로 갈 것으로 보입니다. CU 경우 커피 PB '겟(GET)', 프리미엄 베이커리 PB '베이크하우스 405', 'CU연세말차생크림빵'와 같은 히트 PB를 기획할 예정입니다. 두 번째 대응전략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리테일테크를 적극 활용할 계획입니다. 현재 전국 약 118개 지자체가 인구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됩니다. 이 지역에 편의점 30%가 분포돼 있는데 이미 시간제 인력을 찾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따라서 편의점 업계는 인력 의존도를 낮추고 업무 효율화를 높이는 것이 당면과제입니다.

올해 CU는 AI 기반의 자동 발수 시스템인 스마트발주를 2.0로 업그레이드해 성능을 향상시켰습니다. 스마트발주를 이용하면 점주가 직접 관여하지 않아도 AI기술이 적용된 산식을 통해 자동 발주가 이루어집니다.
스마트발주 도입으로 일평균 1시간 이상 소요됐던 발주 업무가 5분 정도로 줄었고, 재고금액도 4.6% 감소하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현재 50% 매장에 적용돼 있으며 올해는 전 점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세븐일레븐은 물류 효율화 제고를 위해 배송 로봇인 '뉴비'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며, GS25는 올해 6월부터 서빙로봇 '이리온'을 매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세 번째 전략은 더욱 친밀한 업태로 자리매김하는 것입니다.
올해 CU는 유튜브 드라마인 '편의점 배짱이', '편의점 고인물' 등 SNS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았습니다.
하지만 그 영상 속에 CU 회사나 상품에 대한 홍보는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재미있고 공감가는 영상을 통해 고객과 진정성 있게 감정을 공유하고,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에만 목표를 두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는 소비패턴이 최근 편의점 업계에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2024년 편의점 업계는 차별화 상품 개발, 해외시장 공략, 운영효율 제고를 통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영환경에 대응해 나갈 방침입니다. 




면세점
회복세 더딘 중국 구매력, 대안마련에 고심

신세계디에프 손건일 상무 



국내 면세점은 코로나19 타격을 가장 크게 받았던 업태입니다. 
정품 신뢰성을 확보한 명품 브랜드 소싱, 차별화된 상품력, 그리고 한류 등에 힘입어 국내 면세점 시장은 2019년 기준 전세계 면세 시장에서 점유율 25%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매년 꾸준히 성장하던 국내 면세점 시장은 2019년 213억 달러를 달성한 뒤 2020~2021년까지 코로나19 여파로 매출 규모가 급감했습니다. 
2022년 이후 국내 입출객수가 증가하면서 면세점 구매객수도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아직 코로나 19 이전의 규모로 회복되지 못한 모습입니다. 올해 9월 기준 국내 입출객수가 전년대비 147% 증가한 데 비해 면세점 구매객수는 44%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면세점 시장의 회복이 더딘 이유는 우선 자국 정부의 지원과 내국인 수요를 등에 업은 중국 면세 사업자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국 면세 사업자인 CDFG는 2020년 글로벌 면세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이래 지금까지 선두 자리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송객 수수료 정상화에 따른 매출 감소가 있었습니다. 코로나 기간 면세점 업계는 직매입 구조로 인한 재고 발생분을 소진하기 위해 소위 '따이공'이라 불리는 중국의 보따리상들에게 수수료를 제공하며 상품을 공급해 왔는데요. 적자 상황에서도 수백억의 수수료를 부담하면서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송객 수수료를 정상화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로 인해 따이공을 통한 매출은 크게 감소했습니다. 

올해 8월 중국의 방한 단체관광 중단 해제 조치는 면세점 업계에 청신호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 내 경기불황과 위안화 약세로 중국 고객들의 구매력이 저하되면서 아직 업계가 체감하는 효과는 미미한 상황입니다. 

경기침체와 더불어 고객 트렌드 변화, 소비패턴 변화,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방한지역 변화 등은 2014년 면세점 업계가 고민하고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앞으로 면세점 업계는 디지털 채널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온-오프 크로스 쇼퍼들의 고객경험을 높이는 데 중점둘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에 국내 시장에서의 불필요한 경쟁을 지양하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상품 경쟁력 확보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온라인
온라인 시장 지배자 등장 초읽기

신영증권 서정연 연구원 



올해 약 8% 성장세가 예상되는 온라인쇼핑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를 꼽자면 시장점유율 30%를 넘긴 지배사업자 등장이 임박했다는 점입니다. 
거래액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상위 3개사는 네이버, 쿠팡, 이마트로, 2022년 기준 이 3개사가 전체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로 추정됩니다. 올해는 약 48%, 내년에는 5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누가 점유율 30%를 가져가면서 시장의 지배자가 것이냐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온라인 시장에서 외형 성장이 중요한 이유는 일정 수준의 규모를 달성해야 수익성 전략으로 선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고객을 락인한 후 수수료 인상이나 멤버십 비용 인상을 통해 수익을 개선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 면에서 쿠팡은 올해 단연 돋보이는 플레이어였습니다. 분기 기준 1천억 원 정도의 영업이익 흑자를 내는 것이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채널에서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쿠팡은 올해 3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짚어볼 이슈는 코로나 이후 온라인 거래 품목에 큰 변화가 생겼다는 점입니다. 코로나를 계기로 온라인 거래액 비중이 증가했던 가구, 가전, 생활용품, 음식료 등은 엔데믹 이후에도 큰 감소세 없이 비중이 유지되고 있으며, 특히 음식료 경우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행, 문화, 레저 수요도 엔데믹 이후 온라인 거래가 급증하며 코로나 이전 수요를 되찾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패션과 화장품 카테고리는 코로나 이후 지속적으로 거래액 점유율이 줄고 있습니다. 

세 번째 이슈는 역직구, 즉 온라인 해외 수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2019년까지 높은 성장세를 보였던 해외 역직구 거래액은 2021년부터 급감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58.1%가 감소했는데, 가장 큰 요인은 면세점 채널의 부진으로 분석됩니다. 

네 번째 이슈는 온라인 채널에서 모바일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75%를 기점으로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50~70대 소비자들이 온라인 채널로 이동하면서 PC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마지막 이슈는 현재진행형인 인수합병(M&A)입니다. 온라인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업체간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가장 큰 빅딜이었던 2021년 이마트의 지마켓 인수를 시작으로 야놀자의 인터파크 인수가 있었고, 작년부터 올해까지는 큐텐이 티몬, 인터파크 커머스, 위메프를 차례로 인수하며 국내 온라인 시장의 빅4로 급부상했습니다. '11번가 매각설'도 계속 회자되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상위 기업들이 1세대 오픈마켓들을 다 끌어모으면서 시장이 3강, 혹은 4강 구도로 완전히 재편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23년은 쿠팡이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온라인 채널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 한해였습니다. 2024년 온라인 시장은 9% 정도 성장한 약 250조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여전히 온라인 비중이 낮은 음식료품 카테고리에서 얼마나 온라인 침투율을 높일 수 있느냐 여부가 추가 성장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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