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min read]인터뷰 - NIQ(닐슨아이큐) 박춘남 전무

NIQ(닐슨아이큐) 유통컨설팅그룹의 박춘남 전무는 PB 시장 전망에 대해 “유통사의 개발 확대, 고물가와 경기침...


Issue인터뷰 - NIQ(닐슨아이큐) 박춘남 전무


2024. 02. 14ㅣ 5 min read
글 · 사진 : 윤은영 책임에디터(eyyoon@korcham.net)
만난사람 : NIQ(닐슨아이큐) 박춘남 전무




"PB 성장 잠재력 ↑,
PB가 고객을 부르는 시대가 곧 옵니다"

  • PB가 성장할 수밖에 없는 환경 마련
  • 냉동식품 PB시장 더욱 커질 것
  • 식품업계의 ‘한국콜마’가 등장할 때




NIQ(닐슨아이큐) 유통컨설팅그룹의 박춘남 전무는 PB 시장 전망에 대해 “유통사의 개발 확대,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자들의 가치소비 고착화로 향후 PB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하며 중소 제조사들에게 PB개발을 무작정 두려워하기보다 기회로 받아들여 과감히 도전해 볼 것을 제안했습니다.

박춘남 전무
박춘남 전무님은 까르푸코리아에서 매장운영, 바이어,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며 유통 실무경험을 쌓았고, 현재 NIQ(닐슨아이큐)에서 유통본부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한국, 아프리카, 동북아 지역을 넘나들며 세일즈, 오퍼레이션, 프로덕트 리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 1. 국내 유통업계의 PB 매출 점유율이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 비해 낮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상품에 기대하는 수준이 매우 높고 까다로운 편인데, 그동안 PB 상품이 이러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이유가 큽니다.
국내 유통업계에 PB가 처음 도입된 시점부터 지나치게 가격적인 측면으로만 접근했어요.

표면적으로는 굿(good), 베러(better), 베스트(best)로 PB 컨셉을 계층화했지만 NB를 뛰어넘는 프리미엄 제품 개발은 소홀히 하고, ‘굿’에 해당하는 저가형 PB개발에만 주력했죠.
제조사 입장에서도 일정 수준의 매출 규모가 돼야 생산성이 확보되는데 일부 유통사를 제외하면 PB는 구색 차원일 뿐 의미있는 매출을 일으키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적극적인 협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악순환이 상당기간 지속됐었죠.




PB, '소싱' 아닌 '개발' 차원에서 접근해야

Q 2. 그렇다면 최근 PB가 급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대내외적으로 PB가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갖춰졌어요.
유통사들의 PB개발 확대, PB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과 더불어 코로나 이후 오히려 더 깊어진 경기불황과 고물가로 인해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패턴이 확대되고 있죠.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PB 성장을 이끌고 있어요.

유통사들이 PB 제품을 진지하게 연구하고 개발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고무적입니다.
닐슨아이큐 PB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제과류 중 스낵 부문에서 PB 1, 2,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이 모두 '팝콘'이예요.
팝콘은 아직 NB 제조사가 자리잡지 못한 대표적인 카테고리죠.
이렇듯 고민과 연구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발굴하고, 아직 NB가 장악하지 못한 카테고리를 찾아내 영리하게 공략하는 PB 성공사례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처럼 PB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여주고 있어 우리나라도 유럽과 같이 PB 자체가 집객의 수단이 되는 시기가 곧 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Q 3. PB 신뢰도와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국내 유통사들이 어떤 점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PB로 성공 가능성 있는 카테고리로 접근하되 PB 기획과 개발 역량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내 PB상품은 '개발'보다 '소싱' 역량이 더 강조된 측면이 있어요.
소싱 차원으로 접근하면 선택의 폭이 넓고 발 빠른 출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만큼 차별화가 어렵고 타사가 모방하기도 쉽습니다.

PB 위상과 고객들의 기대가 높아진 만큼 이제는 소싱이 아니라 개발 차원으로 접근해야 할 시점이 됐어요.
제조사들이 신제품 하나를 시장에 내놓기 위해서는 시장조사부터 제품개발, 수 차례의 테스트까지 보통 1~2년을 투자합니다.
그런 제품들과 경쟁하려면 유통사들도 그만큼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서 상품의 본질과 기능에 더욱 충실한 기획과 개발이 이루어져 해요. 이마트 '피코크', 롯데마트 '요리하다', 홈플러스 '시그니처' 등 최근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PB제품들은 브랜드 컨셉부터 패키지, 제품 속성까지 PB를 개발 차원에서 접근한 좋은 사례들입니다.




점유율 높은 냉동 카테고리에 기회 더 있다

Q 4. PB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카테고리 정의가 중요하다고 하셨는데요.
향후 어떤 카테고리가 PB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보시나요?

현재 식품 부문에서 높은 PB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는 냉동가공 카테고리에 앞으로 성장 기회가 더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과거 냉동식품은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저가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냉동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품목에 걸쳐 퀄리티 높은 냉동식품들이 출시되고 있고, 소비자들의 인식과 수용도도 많이 높아졌어요. 아직은 냉동만두나 냉동피자, 즉석 국, 탕, 찌개 등에 국한돼 출시되고 있지만, '냉동'이라는 테마는 확장성이 높기 때문에 좀더 면밀히 들여다보면 성장 잠재력 있는 품목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Q 5. 최근 해외의 우수 PB 개발 사례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초저가 업태이자 PB 비중이 가장 높은 유통업체 중 하나인 알디(Aldi)의 사례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알디는 2022년부터 PB제품에 대해 친환경 패키지 적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필스너(Pilsner)' 맥주 4개입 번들제품에 적용했던 플라스틱 랩과 고리를 100% 재활용 가능한 종이 소재로 변경했어요.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이제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입할 때 해당 제품이나 브랜드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며 선택하고 있어요. 알디의 친환경 패키지 전략은 실제 환경보호에 기여하면서 동시에 고객들의 죄책감을 덜어주죠.

PB는 그 기업의 전략이 현재 어디에 방점을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맛이나 기능을 차별화하는 것에서 나아가 알디와 같이 지속가능성 등 ESG 영역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모색하고 반영한다면 소비자들도 응원하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식품업계의 한국콜마’를 노려라

Q 6. 마지막으로 국내 제조사들을 위한 제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PB개발을 너무 두려워하기보다 과감히 도전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물론 이미 PB개발을 성공적으로 잘 이행하고 있는 곳들도 많지만, 여전히 많은 제조사들이 PB 출시를 기피하는 경우를 봅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PB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졌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요.

PB시장 확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흐름입니다. 특히 제품력 있는 중소 제조업체들에게는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애정으로 키우고 있는 자사 브랜드가 있는 상황에서 PB상품을 론칭한다는 것은 물론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하지만, 특정 카테고리에서 제품을 가장 잘 만드는 기업으로 포지셔닝되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화장품 제조사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가장 좋은 사례입니다.
두 기업은 자사 브랜드 없이 OEM과 PB 생산만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중저가 브랜드부터 명품 브랜드까지 다양한 조닝의 제품 생산을 훌륭히 소화해낸 결과죠.

식품업계에는 아직 이런 제조사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식품업계의 '한국콜마'가 되겠다는 목표로 제조 분야에서 인정받는 기업이 된다면, 더 많은 기회와 미래 비전을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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