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0일 조선비즈에서 주최하는 '2024 유통산업포럼이 개최됐습니다. '유통의 미래 : 브랜딩과 AI이끄는 혁신'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Issue
브랜딩과 AI가 이끄는 유통혁신
2024. 06. 05ㅣ 5 min read 글 : 윤은영 책임 에디터
AI시대, 초개인화로 간다 장내 세균 검사해 개인별 제품 제안
가루비, 개인별 맞춤 시리얼 출시
오래 가는 공간 혁신의 법칙
지난 5월 30일, 조선비즈가 매년 주최하는 '유통산업포럼'이 열렸습니다. '유통의 미래 - 브랜딩과 AI가 이끄는 혁신'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2024 유통산업포럼'에는 미국 월마트의 AI 혁신을 시작으로 로레알의 AI 적용방안, 무신사의 글로벌 진출 등 다양하고 풍부한 사례들이 공유됐는데요. 그 중에서도 상품과 공간 측면에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던 두 개의 세션을 소개해 드립니다.
지난 5월 30일 개최된 조선비즈의 '2024 유통산업포럼'
상품 - 가루비의 개인 맞춤형 시리얼
발표자 - 오오츠카 류우타(Otsuka Ryuta) 가루비 식품건강사업추진부장
가루비(Calbee)는 1949년에 설립된 일본의 식품 기업입니다. 지난해 약 3천억 엔의 매출을 올렸고, 현재 일본 스낵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본 외에도 한국, 미국, 중국, 영국, 태국 등 9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한국 경우 식품기업 '해태'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잘 아시는 '허니버티칩'이나 '자가비'가 가루비와 해태의 합작품입니다. 가루비의 영문 'Calbee'에서 'cal'은 '칼슘'을, 'bee'는 '비타민'을 의미하듯이, 사람들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는 것이 가루비의 설립 이념입니다. 그러한 이념에 기반해 가루비는 창립 이래 시대별 니즈에 맞는 신제품들을 출시해 왔는데요. 예를 들어 전쟁 이후 식량 부족에 시달렸던 1950년대에는 '갓파 아라레(Kappa Arare)'라는 쌀과자를 만들었고, 1970년대에는 서구화된 식습관이 확산됨에 따라 포테이토칩을 개발해 선보였습니다. 2010년 들어서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제대로 아침밥을 차릴 여유가 없어진 사회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시리얼 '후루그라(Frugra)'를 출시했습니다.
장내 미생물 분석해 맞춤형 시리얼 정기배송 최근 가루비는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따른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가동 중입니다. 지금은 가루비가 설립될 당시와 달리 영양 많은 식품이 넘치게 공급되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질병은 증가하고 있죠. 비만,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 등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으로 인한 질병이 지난 20년간 1.5배 증가했습니다. 그 원인은 대체로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자신의 상태를 잘 알지 못하거나, 자신에게 맞는 식품을 선택하지 못하거나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지 않기 때문이죠. 가루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고민했고, 그 결과가 오늘 공유할 '바디 그래놀라(Body Granola)' 프로그램입니다.
바디 그래놀라 프로그램을 간단히 말하면 테스트를 통해 고객의 상태를 파악하고 올바른 식품을 섭취하도록 개인별 옵션을 제공해서 식단관리와 함께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도록 하는 종합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고객의 장내 미세물을 분석해 그 결과에 따라 맞춤형 그래놀라를 정기배송해주는 서비스입니다. 가루비는 그동안 식품과 관련한 수많은 연구작업을 진행했고, 그중 하나가 그래놀라를 섭취하는 것이 장내 세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그동안 축적된 지식과 그래놀라 제품을 활용해 개인화에 중점 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한 것이죠.
가루비의 바디 그래놀라 프로그램 방식
서비스 방식은 이렇습니다. 먼저 고객이 바디 그래놀라 앱을 설치해 장내 미생물을 검사할 수 있는 키트를 구입합니다. 키트 비용은 부가세 포함 10,790엔이에요. 고객은 약 4~6주 후 결과를 받게 되는데 6가지 유형 중 하나에 속하게 됩니다. 그래놀라 정기배송 서비스를 신청하면 개인별 결과에 맞는 제품을 받게 되는 식이죠. 1개월 정기구독 비용(20개)은 부가세 포함 3,780엔입니다.
사람마다 장에 좋은 식품은 다 다르다 장에 좋은 세균이라도 모든 사람의 장에 똑같이 좋은 것이 아닙니다. 최근 장에 좋은 식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해당 성분을 좋아하는 장내 세균이 없으면 그 효과는 미미하죠. 개인별 장내 미생물에 최적화된 성분을 섭취해야 장내 에너지원인 단쇄 지방산을 생산해낼 수 있습니다.
수명이 길어진 만큼 건강수명 연장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건강수명과 실제 수명 사이에 약 10살 정도의 간극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 10년은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즉 먹는 즐거움이 제한된 삶을 살게 되는 것이죠.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사이클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고, '바디 그래놀라'는 가루비가 제안하는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객분석과 맞춤상품 판매를 통해 가루비는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될 경우 더욱 정밀한 개인맞춤식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가루비의 바디 그래놀라 프로그램은 지난해 4월에 론칭해 현재 일본에서만 진행하고 있지만 추후 해외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공간 - 오래 가는 공간의 6가지 법칙
발표자 -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
공간기획 전문가로서 제가 항상 고민하는 부분은 어떻게 하면 더 오랫동안 사람들이 찾는 공간을 만들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최근 그 고민은 더욱 깊어졌는데, 하나의 공간을 구축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노력은 훨씬 늘어났는데 고객들의 트렌드는 너무 빨리 변하기 때문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최근 건축비가 급등하면서 5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하는 곳도 있고, 어렵게 완공을 한다고 해도 손익분기점에 이르는 것이 훨씬 어려워졌죠. 브랜딩이란 공간에 색깔을 입히는 것과 같죠. 그런데 지금 당장의 트렌드를 쫓아 색깔을 입힌다면 그 공간은 5년 후, 10년 후 트렌드가 바뀌면 고객들에게 외면받기 쉽습니다. 게다가 갈수록 트렌드 변화 주기는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유행은 돌고 돕니다. 하지만 트렌드 A, B, C, D의 순환은 비규칙적이죠. 우리는 A가 B로 바뀔 때 다시 공간 컬러를 바꾸려고 하기보다 A를 A1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을 취해야 합니다. 즉, 급변하는 시장에서 지금 유행하는 마이크로 트렌드를 쫓기보다 반복되는 메가 트렌드를 진화시키는 방향으로 공간을 구성해야 하는 것이죠.
고객들이 찾는 공간의 6개 법칙
자료 : 글로우 서울 유정우 대표
통일된 세계관으로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제가 공간을 설계할 때 강조하는 부분은 6가지입니다. 첫째, 6대 4의 법칙입니다. 갈수록 쉴 수 있는 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판매공간이 6이라면 유휴공간을 4 정도로 구성하는 것이 적절한데 최근에는 5대 5까지 유휴공간을 확대하는 곳이 생겨나고 있어요. 더현대 서울이나 롯데의 타임빌라스 의왕점, 스타필드 수원점 등 최근 고객들이 많이 찾는 매장들 대부분이 유휴공간 비율이 50% 정도 됩니다. 오프라인이 더 이상 물건을 판매하는 장소가 아니라 경험을 제공하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선택과 집중의 법칙입니다. 건축비가 오르면서 과거에 비해 공간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훨씬 늘어났고, 많이 투자할수록 공간의 완성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다른 공간과 차별화되는 놀라움(wonder)을 주는 포인트로 그 격차를 메울 필요가 있습니다. 세 번째, 차원 진화의 법칙입니다. 더현대서울에 대부분 가보셨죠? 그곳에 설치된 대형 분수나 옥상정원은 기억하셔도 아마 바닥재가 어떤 재질, 어떤 문양인지 기억나는 분은 드무실 겁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더 이상 2차원적인 오브제에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3차원, 나아가 4차원의 오브제에 눈길을 주죠. 매장 내 움직이는 로봇이 바로 4차원 오브제의 예입니다. 네 번째 최대 부피의 법칙은 개방감이 이전에 비해 훨씬 중요해졌다는 의미이며, 다섯 번째인 경제 지우기의 법칙은 갈수록 공간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음을 강조한 것입니다. 즉, 영업공간, 휴식공간, 근무공간 등의 구분이 사라지고 있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세계관 구현의 법칙'입니다. 하나의 공간을 만드는 것은 하나의 통일된 세계를 완성하는 것이고, 전달하는 메시지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곧 브랜딩입니다.
사람이 일생동안 마음을 빼앗긴 공간을 만나는 경험은 흔치 않습니다. 면적이 작든, 크든, 공간을 통해 어떤 사람의 기억에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메시지, 즉 브랜딩을 전달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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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6. 05ㅣ 5 min read
글 : 윤은영 책임 에디터
AI시대, 초개인화로 간다
장내 세균 검사해 개인별 제품 제안
지난 5월 30일, 조선비즈가 매년 주최하는 '유통산업포럼'이 열렸습니다. '유통의 미래 - 브랜딩과 AI가 이끄는 혁신'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2024 유통산업포럼'에는 미국 월마트의 AI 혁신을 시작으로 로레알의 AI 적용방안, 무신사의 글로벌 진출 등 다양하고 풍부한 사례들이 공유됐는데요. 그 중에서도 상품과 공간 측면에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던 두 개의 세션을 소개해 드립니다.
지난 5월 30일 개최된 조선비즈의 '2024 유통산업포럼'
상품 - 가루비의 개인 맞춤형 시리얼
발표자 - 오오츠카 류우타(Otsuka Ryuta) 가루비 식품건강사업추진부장
가루비(Calbee)는 1949년에 설립된 일본의 식품 기업입니다. 지난해 약 3천억 엔의 매출을 올렸고, 현재 일본 스낵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본 외에도 한국, 미국, 중국, 영국, 태국 등 9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한국 경우 식품기업 '해태'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잘 아시는 '허니버티칩'이나 '자가비'가 가루비와 해태의 합작품입니다.
가루비의 영문 'Calbee'에서 'cal'은 '칼슘'을, 'bee'는 '비타민'을 의미하듯이, 사람들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는 것이 가루비의 설립 이념입니다. 그러한 이념에 기반해 가루비는 창립 이래 시대별 니즈에 맞는 신제품들을 출시해 왔는데요. 예를 들어 전쟁 이후 식량 부족에 시달렸던 1950년대에는 '갓파 아라레(Kappa Arare)'라는 쌀과자를 만들었고, 1970년대에는 서구화된 식습관이 확산됨에 따라 포테이토칩을 개발해 선보였습니다. 2010년 들어서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제대로 아침밥을 차릴 여유가 없어진 사회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시리얼 '후루그라(Frugra)'를 출시했습니다.
장내 미생물 분석해 맞춤형 시리얼 정기배송
최근 가루비는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따른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가동 중입니다.
지금은 가루비가 설립될 당시와 달리 영양 많은 식품이 넘치게 공급되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질병은 증가하고 있죠. 비만,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 등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으로 인한 질병이 지난 20년간 1.5배 증가했습니다. 그 원인은 대체로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자신의 상태를 잘 알지 못하거나, 자신에게 맞는 식품을 선택하지 못하거나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지 않기 때문이죠.
가루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고민했고, 그 결과가 오늘 공유할 '바디 그래놀라(Body Granola)' 프로그램입니다.
바디 그래놀라 프로그램을 간단히 말하면 테스트를 통해 고객의 상태를 파악하고 올바른 식품을 섭취하도록 개인별 옵션을 제공해서 식단관리와 함께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도록 하는 종합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고객의 장내 미세물을 분석해 그 결과에 따라 맞춤형 그래놀라를 정기배송해주는 서비스입니다.
가루비는 그동안 식품과 관련한 수많은 연구작업을 진행했고, 그중 하나가 그래놀라를 섭취하는 것이 장내 세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그동안 축적된 지식과 그래놀라 제품을 활용해 개인화에 중점 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한 것이죠.
서비스 방식은 이렇습니다. 먼저 고객이 바디 그래놀라 앱을 설치해 장내 미생물을 검사할 수 있는 키트를 구입합니다. 키트 비용은 부가세 포함 10,790엔이에요. 고객은 약 4~6주 후 결과를 받게 되는데 6가지 유형 중 하나에 속하게 됩니다. 그래놀라 정기배송 서비스를 신청하면 개인별 결과에 맞는 제품을 받게 되는 식이죠. 1개월 정기구독 비용(20개)은 부가세 포함 3,780엔입니다.
사람마다 장에 좋은 식품은 다 다르다
장에 좋은 세균이라도 모든 사람의 장에 똑같이 좋은 것이 아닙니다. 최근 장에 좋은 식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해당 성분을 좋아하는 장내 세균이 없으면 그 효과는 미미하죠. 개인별 장내 미생물에 최적화된 성분을 섭취해야 장내 에너지원인 단쇄 지방산을 생산해낼 수 있습니다.
수명이 길어진 만큼 건강수명 연장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건강수명과 실제 수명 사이에 약 10살 정도의 간극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 10년은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즉 먹는 즐거움이 제한된 삶을 살게 되는 것이죠.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사이클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고, '바디 그래놀라'는 가루비가 제안하는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객분석과 맞춤상품 판매를 통해 가루비는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될 경우 더욱 정밀한 개인맞춤식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가루비의 바디 그래놀라 프로그램은 지난해 4월에 론칭해 현재 일본에서만 진행하고 있지만 추후 해외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공간 - 오래 가는 공간의 6가지 법칙
발표자 -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
공간기획 전문가로서 제가 항상 고민하는 부분은 어떻게 하면 더 오랫동안 사람들이 찾는 공간을 만들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최근 그 고민은 더욱 깊어졌는데, 하나의 공간을 구축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노력은 훨씬 늘어났는데 고객들의 트렌드는 너무 빨리 변하기 때문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최근 건축비가 급등하면서 5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하는 곳도 있고, 어렵게 완공을 한다고 해도 손익분기점에 이르는 것이 훨씬 어려워졌죠. 브랜딩이란 공간에 색깔을 입히는 것과 같죠. 그런데 지금 당장의 트렌드를 쫓아 색깔을 입힌다면 그 공간은 5년 후, 10년 후 트렌드가 바뀌면 고객들에게 외면받기 쉽습니다. 게다가 갈수록 트렌드 변화 주기는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유행은 돌고 돕니다. 하지만 트렌드 A, B, C, D의 순환은 비규칙적이죠. 우리는 A가 B로 바뀔 때 다시 공간 컬러를 바꾸려고 하기보다 A를 A1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을 취해야 합니다. 즉, 급변하는 시장에서 지금 유행하는 마이크로 트렌드를 쫓기보다 반복되는 메가 트렌드를 진화시키는 방향으로 공간을 구성해야 하는 것이죠.
자료 : 글로우 서울 유정우 대표
통일된 세계관으로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제가 공간을 설계할 때 강조하는 부분은 6가지입니다.
첫째, 6대 4의 법칙입니다. 갈수록 쉴 수 있는 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판매공간이 6이라면 유휴공간을 4 정도로 구성하는 것이 적절한데 최근에는 5대 5까지 유휴공간을 확대하는 곳이 생겨나고 있어요. 더현대 서울이나 롯데의 타임빌라스 의왕점, 스타필드 수원점 등 최근 고객들이 많이 찾는 매장들 대부분이 유휴공간 비율이 50% 정도 됩니다. 오프라인이 더 이상 물건을 판매하는 장소가 아니라 경험을 제공하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선택과 집중의 법칙입니다. 건축비가 오르면서 과거에 비해 공간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훨씬 늘어났고, 많이 투자할수록 공간의 완성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다른 공간과 차별화되는 놀라움(wonder)을 주는 포인트로 그 격차를 메울 필요가 있습니다.
세 번째, 차원 진화의 법칙입니다. 더현대서울에 대부분 가보셨죠? 그곳에 설치된 대형 분수나 옥상정원은 기억하셔도 아마 바닥재가 어떤 재질, 어떤 문양인지 기억나는 분은 드무실 겁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더 이상 2차원적인 오브제에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3차원, 나아가 4차원의 오브제에 눈길을 주죠. 매장 내 움직이는 로봇이 바로 4차원 오브제의 예입니다.
네 번째 최대 부피의 법칙은 개방감이 이전에 비해 훨씬 중요해졌다는 의미이며, 다섯 번째인 경제 지우기의 법칙은 갈수록 공간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음을 강조한 것입니다. 즉, 영업공간, 휴식공간, 근무공간 등의 구분이 사라지고 있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세계관 구현의 법칙'입니다. 하나의 공간을 만드는 것은 하나의 통일된 세계를 완성하는 것이고, 전달하는 메시지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곧 브랜딩입니다.
사람이 일생동안 마음을 빼앗긴 공간을 만나는 경험은 흔치 않습니다. 면적이 작든, 크든, 공간을 통해 어떤 사람의 기억에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메시지, 즉 브랜딩을 전달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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