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가 가장 많이 모여있는 소셜미디어 틱톡은 브랜드 기업뿐 아니라 많은 소매기업들이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고 있는 플랫폼입니다. Z세대의 경제활동이 본격화되면서 미국에서는 이들의 구매 행태가 온라인 소매 지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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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 '틱톡샵'
2024. 07. 31ㅣ 7 min read
글 : 로아인텔리전스 김소연 이사, 윤은영 책임 에디터
국내 진출설 도는
‘틱톡샵’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월평균 사용자 10억 명, 글로벌 이커머스 영향력↑
안전성 지침 마련하고 알테쉬와 선긋기
작년 12월 상표 출원, 국내 진출 초읽기
전세계에 '숏폼' 동영상 붐을 일으킨 '틱톡(TikTok)'의 기세가 이커머스 업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틱톡은 일상에서 가장 흥미롭고 몰입감 있는 순간들이 담긴 10초 내외의 짧은 영상들이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지는 중독성 강한 플랫폼입니다. 성장세도 빨라 2017년 론칭한 글로벌 틱톡의 사용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5억 명이 넘었고, 월평균 활성사용자 수(MAU)만 10억 명이 넘습니다.
대중이 모이고, 머무는 곳에는 공식처럼 커머스가 붙습니다. 쇼핑기능을 결합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처럼 틱톡 역시 2021년부터 '틱톡샵(TikTok Shop)'을 론칭해 운영 중입니다. 틱톡의 감각적인 동영상과 쇼핑의 만남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곧 우리나라에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틱톡샵에 대해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을 정리했습니다.
그림 1 : 전세계 틱톡 사용자 수 추이
자료 : Business of Apps 'TikTok Report' 주 : 2023년 말 기준
틱톡의 모기업은 '바이트댄스(ByteDance)'라는 중국 IT기업입니다. 대학에서 소프트웨어 공학을 전공한 20대의 장이밍(Zhang Yiming)이 2012년에 설립했어요. 우리에게는 틱톡으로 익숙하지만,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바이트댄스가 주력으로 운영하고 있는 '토우티아오(Toutiao)'라는 서비스는 중국에서 손꼽히는 인공지능 기반의 뉴스&정보 제공 플랫폼입니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2016년 9월 중국에서 '더우인(Douyin)'이라는 숏폼 플랫폼을 론칭해 성공시킨 바이트댄스는 그로부터 딱 1년 후 더우인의 글로벌 버전인 '틱톡'을 론칭합니다. 2020년까지 두 개의 주요 사업에서 광고로만 약 40조 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던 바이트댄스는 전세계 틱톡 사용자 수가 10억 명을 넘긴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이커머스 기능을 결합하기 시작했어요.
틱톡에 중독된 전세계 10억 명이 타깃
2018년부터 중국 내 서비스인 '더우인'에 쇼핑기능을 결합한 바이트댄스는 2021년 4월 인도네시아 '틱톡샵' 론칭을 시작으로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으로 지역을 확장했어요. 이들 국가에서는 틱톡샵 구매가 자연스러운 쇼핑패턴으로 정착했죠. 베트남 경우 올해 1분기 기준 틱톡샵 사용자가 6,700만 명에 이르면서 라자다를 제치고, 쇼피에 이어 이커머스 2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죠(GMV기준, vietnamnews.vn).
문화가 다른 유럽은 어떨까요? 2021년 영국에 진출한 틱톡샵은 그 이듬해인 2022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제치고 소셜 미디어 가운데 구매가 가장 많이 일어난 채널에 이름을 올렸습니다(Savanta).
그림 2 : 국가별 틱톡샵 트래픽 비중(%)
자료 : Statista 주 : 2023년 말 기준
지난해 9월, 틱톡은 가장 뜨거운 글로벌 격전지인 미국 시장에 틱톡샵을 론칭했어요. 영국과 마찬가지로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파이(Shoppify)'와 제휴하는 형태였습니다.
미국은 틱톡 사용자가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특히 10~20대 사용자 비중이 47.4%에 이르죠(statista). 덕분에 출시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틱톡샵은 미국 Z세대들의 주 구매 채널로 자리잡았습니다. 미국 이커머스 마케팅 회사인 옴니센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가운데 33%가 틱톡샵에서 구매한 경험이 있으며, Z세대의 36%는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틱톡샵에서 쇼핑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그림 3 : 국가별 틱톡 사용자 수
자료 : Business of Apps 'TikTok Report' 주 : 2023년 말 기준
Z세대가 가장 많이 모여있는 소셜미디어 틱톡은 브랜드 기업뿐 아니라 많은 소매기업들이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고 있는 플랫폼입니다. Z세대의 경제활동이 본격화되면서 미국에서는 이들의 구매 행태가 온라인 소매 지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올해 4월 언스트 오리온(Earnest’s Orion)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틱톡샵을 이용하는 고객의 98%가 아마존을 함께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또한 쉬인을 이용하는 미국 소비자의 28%, 테무 고객의 25%가 틱톡샵을 함께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림 4 : 각 기업별 틱톡샵과의 중복 이용률
자료 : Earnest’s Orion
숏폼 시청하다 나도 모르게 '클릭'
틱톡샵은 어떤 형태로 쇼핑 기능을 제공할까요? 틱톡샵은 전용 앱이 따로 있는 형태가 아니라 틱톡 앱 안에 하나의 메뉴 형태로 제공되는 기능입니다. 아래 이미지와 같이 틱톡 홈 화면 상단에 위치한 탭 메뉴 가운데 'shop' 버튼을 클릭하면 쇼핑화면으로 연결되는 방식이죠.
틱톡숍 안에서 쇼핑 기능은 모두 4가지 형태로 제공됩니다.
✔ 라이브쇼핑 (Live Shopping)
- 판매자가 틱톡 유저들을 대상으로 라이브방송을 통해 제품을 실시간으로 홍보, 판매하는 기능입니다. 방송을 시청하다 제품을 구입하고 싶은 경우 제품 링크를 클릭하면 구매 페이지로 연결되며, 채팅 등 실시간 상호작용을 통해 즉시 구매를 유도합니다.
✔ 쇼퍼블 비디오 (Shoppable Videos)
- 틱톡에 영상을 올리면서 제품 링크를 삽입하는 방식입니다. 영상을 시청하다가 관심있는 제품이 나올 때 화면에 표시된 '장바구니' 모양의 아이콘을 누르면 제품 구매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 숍 페이지 (Shop Page)
판매자 전용 페이지로 해당 판매자가 판매하는 모든 제품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이 메뉴를 통해 판매자는 할인행사나 특별 프로모션을 홍보할 수도 있습니다.
✔ 숍 탭 (Shop Tab)
틱톡 앱의 쇼핑전용 탭 메뉴인 '숍' 탭을 클릭하면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을 탐색할 수 있는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사용자들은 해당 페이지에서 인기상품, 신상품, 추천상품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4가지 쇼핑기능을 활용해 판매자(seller), 크리에이터(Creator), 파트너(Partner) 사들은 커머스 활동을 진행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셀러(판매자)들은 숍 페이지에 자사 페이지를 구성해 매출을 올릴 수 있고, 크리에이터에게 매출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의 협업으로 자사 제품을 홍보할 수도 있어요. 크리에이터 역시 자신이 운영하는 쇼핑몰이 없어도 틱톡샵 기능을 통해 판매활동이 가능합니다.
틱톡샵의 4가지 기능
'흥미', '발견', '취향' 만족
흥미, 발견, 취향은 틱톡샵의 강점을 잘 드러내는 키워드들입니다. 틱톡샵의 매력은 관심있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용자들을 자연스럽게 구매로 연결시킨다는 점 외에 철저히 알고리즘 기반의 개인화된 쇼핑경험을 제공한다는 데 있어요. 통계에 따르면 틱톡 사용자들은 하루 평균 58분 정도의 시간을 틱톡에서 보낸다고 합니다.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입할 때에만 접속하는 이커머스 플랫폼과 달리 틱톡은 전세계인들의 개인별 라이프스타일, 관심사를 실시간으로 축적하는 데이터 창고와 같습니다. 데이터 기반으로 개인별 니즈와 취향에 맞는 제품을 자동으로 추천해준다고 해서 소셜커머스를 디스커버리 커머스(Discovery Commerce)라고도 하죠.
게다가 중국 생산 인프라를 바탕으로 주로 저가 제품을 취급하는 알리, 테무, 쉬인과 달리 틱톡샵에는 내로라할 글로벌 브랜드들이 가득합니다. 틱톡은 현재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과 소매기업들이 가장 활발하게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이들 기업은 마케팅 활동이 틱톡샵을 통해 바로 구매로 이어지길 원하죠. 실제 18~24세의 영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상품을 구입할 때 가장 영감을 많이 얻는 소셜미디어를 물어본 결과 인스타그램을 제치고 틱톡이 58%로 가장 높게 나왔어요(그림 5 참고). 이런 이유로 영국의 피트니스 브랜드인 짐샤크를 비롯해 뷰티 브랜드 로레알, 스위스 고급시계 브라이틀링, 제과 브랜드 오레오 등 유명 브랜드 기업들이 틱톡샵에서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림 5 : 주로 쇼핑영감을 얻는 소셜미디어는?
자료 : nShift survey(2024.03) 조사대상 : 영국 소비자 18~24세 1천 명
2024 파리올림픽 마케팅도 틱톡이 대세
틱톡은 Z세대들의 관심사와 트렌드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도 합니다. 일례로 최근 틱톡에서는 제품을 끝까지 사용하거나 똑같은 옷을 반복해 입는 모습을 자랑하는 동영상들이 늘고 있는데요. 경기침체가 길어지며, 절약과 지속가능한 소비에 대한 Z세대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을 반영한 현상입니다. 이 때문에 틱톡에서 트렌드를 파악하거나 신제품 정식 론칭 전 틱톡을 통해 테스트를 거치는 기업들도 늘고 있어요. 시장조사 기관(Forrester)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올해 미국 B2C 기업의 마케터 가운데 67%가 틱톡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번 '2024 파리 올림픽' 기간, 기업들이 마케팅 투자도 틱톡에 집중되고 있는데요. 한 글로벌 소비재기업의 마케터는 "스포츠의 열렬한 팬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젊은층은 TV나 스트리밍을 통해 경기를 보는 것보다 틱톡에 올라오는 하이라이트 장면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를 증명하듯, 스포츠브랜드 푸마(PUMA)는 이번 올림픽 기간에 틱톡 동영상 마케팅과 틱톡샵 연계를 통해 일주일 만에 매출을 737%나 늘렸다고 밝혔습니다.
스포츠 브랜드 푸마는 이번 올림픽 기간에 틱톡 마케팅과 틱톡샵 연계를 통해 매출이 700% 넘게 늘었습니다.
제품 안전성 강조하며 알테쉬와 선긋기
쇼핑몰이 없어도 누구나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틱톡샵의 장점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어요. 낮은 진입장벽 덕분에 많은 셀러와 크리에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고, 커머스 기능도 빠른 시간에 활성화됐죠. 2023년 말 기준 틱톡샵에 가입된 판매자 수는 전 세계 1,500만 명 이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만큼 제품의 품질이나 개인정보보호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고질적인 문제도 함께 안고 있어요.
이러한 문제들을 잘 알고 있는 틱톡은 올해 4월 '틱톡샵 안전보고서(TikTok Shop Safety Report)'를 발간했어요. 보고서에서 틱톡샵은 판매자와 제품을 엄격히 검증해 위조품 및 불법 품목이 판매되는 것을 미리 방지하고, 머신러닝과 알고리즘을 사용해 사기, 지적 재산권 침해, 불법 콘텐츠들을 찾아내고 제거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만약 자체적인 안전 시스템을 통해 정책을 위반한 판매자를 신속히 퇴출시키거나 계정을 비활성화시키고, 제품판매를 중단한다는 방침을 세웠는데요. 이런 안전 기준을 적용해 지난해 하반기에만 정책을 위반한 3,700만 개의 제품 판매를 중단했고, 100만 명 이상의 판매자 계정을 비활성화했다고 합니다.
그림 5 : 연도별 틱톡 매출
자료 : Business of Apps 'TikTok Report'
국내 진출 '기정사실', 얼마나 위협적인가
틱톡샵은 얼마 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서유럽 지역의 셀러들을 초청해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이들 지역의 진출을 공식화했어요. 올해 안에 멕시코 진출도 계획돼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틱톡은 지난해부터 한국진출도 준비해왔지만, 유럽지역 진출에 주력하면서 시점이 다소 늦춰졌다고 하는데요. 틱톡코리아 측은 이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진출계획은 없다고 공언한 바 있지만, 특허정보시스템을 통해 확인해본 결과 지난해 12월 이미 법률대리인을 통해 'TikTok Shop'의 상표출원을 마친 상태인 만큼 국내 진출은 초읽기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동남아 지역을 넘어 미국과 유럽으로 세를 확대하고 있는 틱톡샵이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전세계 5위권인 한국시장 진출을 배제할 리 없다는 점도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지난해 영국 런던 옥스포드 거리에 선보인 틱톡샵 팝업스토어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틱톡샵의 강점과 약점은 명확합니다. 중국 생산 인프라를 바탕으로 저가격을 내세우는 알리, 테무, 쉬인과 달리 글로벌 유명 브랜드사가 다수 입접해 있는 데다 고객이 스스로 모이는 플랫폼을 무대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 요소도 명확합니다. 하지만 충성도 낮은 Z세대의 지속적인 구매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은 틱톡샵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또한 알려진 바와 같이 미국에서는 틱톡 금지법안이 상원통과를 거쳐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이 완료됨에 따라 내년 1월까지 미국 기업에게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는 미국 법원에 소장을 제출한 상태이지만,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에게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는 데이터 보안 이슈에서 틱톡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사용자 2억 명이나 확보했던 인도 시장에서 퇴출당한 쓰라린 경험도 있죠.
틱톡샵뿐 아니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핀터레스트 등 소셜미디어들의 커머스 사업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마케팅 플랫폼 역할을 하며 막대한 광고비를 거둬들이는 동시에 직접 커머스 사업에도 뛰어든 이들이 향후 이커머스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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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7. 31ㅣ 7 min read글 : 로아인텔리전스 김소연 이사, 윤은영 책임 에디터
국내 진출설 도는
‘틱톡샵’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전세계에 '숏폼' 동영상 붐을 일으킨 '틱톡(TikTok)'의 기세가 이커머스 업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틱톡은 일상에서 가장 흥미롭고 몰입감 있는 순간들이 담긴 10초 내외의 짧은 영상들이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지는 중독성 강한 플랫폼입니다. 성장세도 빨라 2017년 론칭한 글로벌 틱톡의 사용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5억 명이 넘었고, 월평균 활성사용자 수(MAU)만 10억 명이 넘습니다.
대중이 모이고, 머무는 곳에는 공식처럼 커머스가 붙습니다. 쇼핑기능을 결합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처럼 틱톡 역시 2021년부터 '틱톡샵(TikTok Shop)'을 론칭해 운영 중입니다.
틱톡의 감각적인 동영상과 쇼핑의 만남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곧 우리나라에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틱톡샵에 대해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을 정리했습니다.
자료 : Business of Apps 'TikTok Report'
주 : 2023년 말 기준
우리에게는 틱톡으로 익숙하지만,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바이트댄스가 주력으로 운영하고 있는 '토우티아오(Toutiao)'라는 서비스는 중국에서 손꼽히는 인공지능 기반의 뉴스&정보 제공 플랫폼입니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2016년 9월 중국에서 '더우인(Douyin)'이라는 숏폼 플랫폼을 론칭해 성공시킨 바이트댄스는 그로부터 딱 1년 후 더우인의 글로벌 버전인 '틱톡'을 론칭합니다.
2020년까지 두 개의 주요 사업에서 광고로만 약 40조 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던 바이트댄스는 전세계 틱톡 사용자 수가 10억 명을 넘긴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이커머스 기능을 결합하기 시작했어요.
틱톡에 중독된 전세계 10억 명이 타깃
2018년부터 중국 내 서비스인 '더우인'에 쇼핑기능을 결합한 바이트댄스는 2021년 4월 인도네시아 '틱톡샵' 론칭을 시작으로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으로 지역을 확장했어요. 이들 국가에서는 틱톡샵 구매가 자연스러운 쇼핑패턴으로 정착했죠. 베트남 경우 올해 1분기 기준 틱톡샵 사용자가 6,700만 명에 이르면서 라자다를 제치고, 쇼피에 이어 이커머스 2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죠(GMV기준, vietnamnews.vn).
문화가 다른 유럽은 어떨까요? 2021년 영국에 진출한 틱톡샵은 그 이듬해인 2022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제치고 소셜 미디어 가운데 구매가 가장 많이 일어난 채널에 이름을 올렸습니다(Savanta).
자료 : Statista
주 : 2023년 말 기준
지난해 9월, 틱톡은 가장 뜨거운 글로벌 격전지인 미국 시장에 틱톡샵을 론칭했어요. 영국과 마찬가지로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파이(Shoppify)'와 제휴하는 형태였습니다.
미국은 틱톡 사용자가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특히 10~20대 사용자 비중이 47.4%에 이르죠(statista).
덕분에 출시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틱톡샵은 미국 Z세대들의 주 구매 채널로 자리잡았습니다. 미국 이커머스 마케팅 회사인 옴니센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가운데 33%가 틱톡샵에서 구매한 경험이 있으며, Z세대의 36%는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틱톡샵에서 쇼핑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자료 : Business of Apps 'TikTok Report'
주 : 2023년 말 기준
Z세대가 가장 많이 모여있는 소셜미디어 틱톡은 브랜드 기업뿐 아니라 많은 소매기업들이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고 있는 플랫폼입니다. Z세대의 경제활동이 본격화되면서 미국에서는 이들의 구매 행태가 온라인 소매 지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올해 4월 언스트 오리온(Earnest’s Orion)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틱톡샵을 이용하는 고객의 98%가 아마존을 함께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또한 쉬인을 이용하는 미국 소비자의 28%, 테무 고객의 25%가 틱톡샵을 함께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료 : Earnest’s Orion
숏폼 시청하다 나도 모르게 '클릭'
틱톡샵은 어떤 형태로 쇼핑 기능을 제공할까요?
틱톡샵은 전용 앱이 따로 있는 형태가 아니라 틱톡 앱 안에 하나의 메뉴 형태로 제공되는 기능입니다.
아래 이미지와 같이 틱톡 홈 화면 상단에 위치한 탭 메뉴 가운데 'shop' 버튼을 클릭하면 쇼핑화면으로 연결되는 방식이죠.
틱톡숍 안에서 쇼핑 기능은 모두 4가지 형태로 제공됩니다.
✔ 라이브쇼핑 (Live Shopping)
- 판매자가 틱톡 유저들을 대상으로 라이브방송을 통해 제품을 실시간으로 홍보, 판매하는 기능입니다. 방송을 시청하다 제품을 구입하고 싶은 경우 제품 링크를 클릭하면 구매 페이지로 연결되며, 채팅 등 실시간 상호작용을 통해 즉시 구매를 유도합니다.
- 틱톡에 영상을 올리면서 제품 링크를 삽입하는 방식입니다. 영상을 시청하다가 관심있는 제품이 나올 때 화면에 표시된 '장바구니' 모양의 아이콘을 누르면 제품 구매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쇼퍼블 비디오 (Shoppable Videos)
판매자 전용 페이지로 해당 판매자가 판매하는 모든 제품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이 메뉴를 통해 판매자는 할인행사나 특별 프로모션을 홍보할 수도 있습니다.✔ 숍 페이지 (Shop Page)
틱톡 앱의 쇼핑전용 탭 메뉴인 '숍' 탭을 클릭하면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을 탐색할 수 있는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숍 탭 (Shop Tab)
사용자들은 해당 페이지에서 인기상품, 신상품, 추천상품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4가지 쇼핑기능을 활용해 판매자(seller), 크리에이터(Creator), 파트너(Partner) 사들은 커머스 활동을 진행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셀러(판매자)들은 숍 페이지에 자사 페이지를 구성해 매출을 올릴 수 있고, 크리에이터에게 매출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의 협업으로 자사 제품을 홍보할 수도 있어요.
크리에이터 역시 자신이 운영하는 쇼핑몰이 없어도 틱톡샵 기능을 통해 판매활동이 가능합니다.
'흥미', '발견', '취향' 만족
흥미, 발견, 취향은 틱톡샵의 강점을 잘 드러내는 키워드들입니다. 틱톡샵의 매력은 관심있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용자들을 자연스럽게 구매로 연결시킨다는 점 외에 철저히 알고리즘 기반의 개인화된 쇼핑경험을 제공한다는 데 있어요.
통계에 따르면 틱톡 사용자들은 하루 평균 58분 정도의 시간을 틱톡에서 보낸다고 합니다.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입할 때에만 접속하는 이커머스 플랫폼과 달리 틱톡은 전세계인들의 개인별 라이프스타일, 관심사를 실시간으로 축적하는 데이터 창고와 같습니다. 데이터 기반으로 개인별 니즈와 취향에 맞는 제품을 자동으로 추천해준다고 해서 소셜커머스를 디스커버리 커머스(Discovery Commerce)라고도 하죠.
게다가 중국 생산 인프라를 바탕으로 주로 저가 제품을 취급하는 알리, 테무, 쉬인과 달리 틱톡샵에는 내로라할 글로벌 브랜드들이 가득합니다. 틱톡은 현재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과 소매기업들이 가장 활발하게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이들 기업은 마케팅 활동이 틱톡샵을 통해 바로 구매로 이어지길 원하죠. 실제 18~24세의 영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상품을 구입할 때 가장 영감을 많이 얻는 소셜미디어를 물어본 결과 인스타그램을 제치고 틱톡이 58%로 가장 높게 나왔어요(그림 5 참고).
이런 이유로 영국의 피트니스 브랜드인 짐샤크를 비롯해 뷰티 브랜드 로레알, 스위스 고급시계 브라이틀링, 제과 브랜드 오레오 등 유명 브랜드 기업들이 틱톡샵에서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하고 있습니다.
자료 : nShift survey(2024.03)
조사대상 : 영국 소비자 18~24세 1천 명
틱톡이 대세
일례로 최근 틱톡에서는 제품을 끝까지 사용하거나 똑같은 옷을 반복해 입는 모습을 자랑하는 동영상들이 늘고 있는데요. 경기침체가 길어지며, 절약과 지속가능한 소비에 대한 Z세대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을 반영한 현상입니다.
이 때문에 틱톡에서 트렌드를 파악하거나 신제품 정식 론칭 전 틱톡을 통해 테스트를 거치는 기업들도 늘고 있어요. 시장조사 기관(Forrester)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올해 미국 B2C 기업의 마케터 가운데 67%가 틱톡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번 '2024 파리 올림픽' 기간, 기업들이 마케팅 투자도 틱톡에 집중되고 있는데요. 한 글로벌 소비재기업의 마케터는 "스포츠의 열렬한 팬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젊은층은 TV나 스트리밍을 통해 경기를 보는 것보다 틱톡에 올라오는 하이라이트 장면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를 증명하듯, 스포츠브랜드 푸마(PUMA)는 이번 올림픽 기간에 틱톡 동영상 마케팅과 틱톡샵 연계를 통해 일주일 만에 매출을 737%나 늘렸다고 밝혔습니다.
제품 안전성 강조하며
알테쉬와 선긋기
낮은 진입장벽 덕분에 많은 셀러와 크리에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고, 커머스 기능도 빠른 시간에 활성화됐죠. 2023년 말 기준 틱톡샵에 가입된 판매자 수는 전 세계 1,500만 명 이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만큼 제품의 품질이나 개인정보보호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고질적인 문제도 함께 안고 있어요.
이러한 문제들을 잘 알고 있는 틱톡은 올해 4월 '틱톡샵 안전보고서(TikTok Shop Safety Report)'를 발간했어요.
보고서에서 틱톡샵은 판매자와 제품을 엄격히 검증해 위조품 및 불법 품목이 판매되는 것을 미리 방지하고, 머신러닝과 알고리즘을 사용해 사기, 지적 재산권 침해, 불법 콘텐츠들을 찾아내고 제거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만약 자체적인 안전 시스템을 통해 정책을 위반한 판매자를 신속히 퇴출시키거나 계정을 비활성화시키고, 제품판매를 중단한다는 방침을 세웠는데요. 이런 안전 기준을 적용해 지난해 하반기에만 정책을 위반한 3,700만 개의 제품 판매를 중단했고, 100만 명 이상의 판매자 계정을 비활성화했다고 합니다.
자료 : Business of Apps 'TikTok Report'
국내 진출 '기정사실',
얼마나 위협적인가
틱톡샵은 얼마 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서유럽 지역의 셀러들을 초청해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이들 지역의 진출을 공식화했어요. 올해 안에 멕시코 진출도 계획돼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틱톡은 지난해부터 한국진출도 준비해왔지만, 유럽지역 진출에 주력하면서 시점이 다소 늦춰졌다고 하는데요. 틱톡코리아 측은 이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진출계획은 없다고 공언한 바 있지만, 특허정보시스템을 통해 확인해본 결과 지난해 12월 이미 법률대리인을 통해 'TikTok Shop'의 상표출원을 마친 상태인 만큼 국내 진출은 초읽기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동남아 지역을 넘어 미국과 유럽으로 세를 확대하고 있는 틱톡샵이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전세계 5위권인 한국시장 진출을 배제할 리 없다는 점도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지난해 영국 런던 옥스포드 거리에 선보인 틱톡샵 팝업스토어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틱톡샵의 강점과 약점은 명확합니다. 중국 생산 인프라를 바탕으로 저가격을 내세우는 알리, 테무, 쉬인과 달리 글로벌 유명 브랜드사가 다수 입접해 있는 데다 고객이 스스로 모이는 플랫폼을 무대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 요소도 명확합니다.
하지만 충성도 낮은 Z세대의 지속적인 구매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은 틱톡샵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또한 알려진 바와 같이 미국에서는 틱톡 금지법안이 상원통과를 거쳐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이 완료됨에 따라 내년 1월까지 미국 기업에게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는 미국 법원에 소장을 제출한 상태이지만,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에게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는 데이터 보안 이슈에서 틱톡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사용자 2억 명이나 확보했던 인도 시장에서 퇴출당한 쓰라린 경험도 있죠.
틱톡샵뿐 아니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핀터레스트 등 소셜미디어들의 커머스 사업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마케팅 플랫폼 역할을 하며 막대한 광고비를 거둬들이는 동시에 직접 커머스 사업에도 뛰어든 이들이 향후 이커머스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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