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min read]2026 글로벌 리테일 트렌드

예측 가능한 시장 환경은 더 이상 전제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습니다. 격변의 한가운데 서 있는 2026년, 글로벌 소매 시장을 재편하고 있는 주요 이슈 6가지를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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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2026 글로벌 리테일 트렌드
2026. 05. 13ㅣ 9 min read

글 : 윤은영 리테일트렌드랩 소장(editor@retail-trend.co.kr)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시대,
글로벌 소매업계를
재편할 6가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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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전틱 AI, 소매업계 게임 체인저로 부상
  • 유니파이드 커머스 시대의 매장 재정의
  • 전환점 맞은 리테일 미디어 시장
  • Z세대가 주도하는 리커머스
  • 덜 먹고, 덜 사고... 'GLP-1 임팩트'
  • 10초 안에 끝나는 쇼핑, '쇼핑의 스낵화'


지난해 미국발 관세인상 여파로 한 차례 충격을 겪었던 글로벌 소매업계가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과 이란 간 분쟁, 그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라는 악재를 마주하며 전례 없는 공급망 혼란에 직면했습니다. 2019년 코로나 팬데믹이 발발한 이래 글로벌 소매시장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며 불확실성이 상수로 자리잡은 ‘뉴노멀’ 환경에 진입했습니다.
1~4월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장기화와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서 소비심리 또한 급격히 위축되었는데요. 미시간대학이 매월 발표하는 '미국 소비자심리지수(MC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지수는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  그림 1 : 미국 소비자심리지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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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미시간대 '미국 소비자심리지수(MCSI)'


이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시장 환경은 더 이상 전제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지만, 반복되는 위기 속에서 소매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회복력을 키워 왔어요. 여전히 격변의 한가운데 서 있는 2026년, 글로벌 소매 시장을 재편하고 있는 주요 이슈 6가지를 정리했습니다.




2026년 글로벌 소매시장을 관통하는 가장 강력한 키워드는 ‘에이전틱 AI(Agentic AI)’입니다. AI 기술이 유통과 소비의 전 과정을 다시 설계하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소매 전략과 경쟁 공식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소매기업은 물론, 포털업계 양대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에이전트 커머스를 본격화할 것임을 밝히면서 AI 기술이 향후 소매업계 판도를 재편할 결정적 게임 체인저가 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돼 있습니다.  
에이전틱 AI 기술로 모든 공식이 리셋되는 시대, 무엇이 달라지고, 글로벌 소매기업들은 어떤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까요. 


1. 에이전틱 커머스  
 
소매업 미래 재편하는 에이전틱 AI

매년 1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NRF 리테일빅쇼(Retail's Big Show)는 글로벌 소매업계 리더들이 최신 기술과 핵심 화두를 공유하는 가장 대표적인 행사입니다. 이 자리에서 AI(인공지능)는 최근 3년 연속 소매업계의 가장 강력한 키워드로 논의되고 있는데요. 2025년에는 고객 응대, 콘텐츠 제작, 마케팅 자동화 등 소매업 운영 전반에 걸쳐 생산성을 높여주는 생성AI가 주목받았다면, 올해는 분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율적 의사결정과 실행까지 주도하는 AI 에이전트(Agentic AI)가 거의 모든 발표장마다 키워드로 오르내리며 업계의 담론을 주도했습니다. 
바로 이 AI 에이전트가 소비자의 대리인이 되어 쇼핑의 전 과정을 수행하는 커머스 방식을 '에이전틱 커머스'라고 하는데요. 대화형 인터페이스 안에서 소비자 의도를 정확히 이해한 AI 비서가 상품검색부터 비교, 구매, 배송까지 쇼핑의 전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해 준다는 점에서 고객의 쇼핑경험은 이전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지게 됩니다. 


  •  그림 2 : 글로벌 소매업계 패러다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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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리테일톡


온라인 채널은 상품구색에 한계가 없다는 강점을 바탕으로 급성장해왔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무한한 선택지는 역설적으로 소비자에게 과도한 피로감을 유발하기에 이르렀죠. 소비자들은 온라인 채널의 강점을 놓지 않으면서도 빠르고 간소한 방식으로 쇼핑을 해결하려고 하는 욕구가 높아졌고, 에이전틱 커머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AI 플랫폼 기반의 에이전트 커머스는 2026년 200억 달러 규모에서 3년 후인 2029년에는 1,445억 달러로, 무려 7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주요 유통업체와 테크기업들이 일제히 에이전트형 커머스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오픈AI는 엣시(Etsy), 타깃(Target), 인스타카트(Instacart) 등과 협업해 챗GPT 안에서 직접 구매까지 가능한 환경을 구축했고, 구글의 제미나이(Gemini)는 구글 페이 및 쇼핑 생태계와 결합해 사용자의 검색부터 결제, 배송 추적까지 전 과정을 자율적으로 대행하는 에이전틱 커머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소매업체 가운데 가장 앞서가는 곳은 역시 아마존(Amazon)입니다. 아마존은 기존의 AI 쇼핑 어시스턴트 '루퍼스(Rufus)'에 자동 구매 기능을 추가한 데 이어 외부 쇼핑몰까지 연결해 구매정보를 제공하는 ‘바이포미(Buy For Me)’ 기능을 선보였어요. 바이포미 기능은 현재 미국에 한해 테스트 중인데요. 루퍼스가 검색·비교·추천 중심의 AI 비서라면, 바이포미는 실제 구매까지 수행하는 자율적 행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아마존의 에이전틱 AI 모델로 진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리딩기업 월마트(Walmart) 역시 오랜 기간 AI 전략을 적극 추진해왔어요. 최근에는 자사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고객 활용 사례에 에이전틱 AI를 집중 적용하고 있는데요. 2024년 출시한 AI 쇼핑비서 ‘스파키(Sparky)’를 중심으로 향후 구매 실행 기능까지 가능한 에이전트 커머스로 확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월마트 측에 따르면 스파키를 사용하는 고객의 평균 주문 금액은 사용하지 않는 고객보다 약 35%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자체적인 개발과 함께 오픈AI, 구글 제미나이와의 협업을 통해서도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 월마트 전략의 핵심은 단일 생성형 AI에 의존하지 않고, 전방위적이면서 자사 통제 기반의 커머스를 구축해나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  그림 3 : 월마트 AI 쇼핑 비서 'S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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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월마트 홈페이지


홈센터가 취급하는 DIY 상품 카테고리는 AI 에이전트의 효과가 더 기대되는 영역입니다. 제품 종류가 워낙 방대하고 전문성까지 요구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스스로 최적의 선택을 내리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죠. 
미국 홈센터 로우스(Lowe's)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반 주택 개조 쇼핑 비서 ‘마이로우(Mylow)’를 선보였어요. 오픈AI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마이로우는 수만 가지 자재와 복잡한 DIY 프로젝트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을 위해 매장 직원을 대체하는 수준의 AI 에이전트 기능을 수행합니다. ‘싱크대 수리’나 ‘데크 설치’와 같은 구체적인 요구를 입력하면, 원인 분석부터 단계별 해결 방법, 필요한 자재와 공구 추천까지 전문가 수준의 가이드를 제공하며 최적의 상품을 함께 제안하죠. 또 자사 웹사이트와 앱뿐 아니라 구글 검색 환경에서도 직접 대화를 시작할 수 있어, 별도의 사이트 이동 없이 재고 확인과 프로젝트 상담까지 완료할 수 있습니다. 


  •  그림 4 : 로우스의 'Mylow' 작동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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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로우스 홈페이지


한편 랄프로렌(Ralph Lauren)과 같은 럭셔리 브랜드 역시 자체 AI 쇼핑 어시스턴트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랄프로렌은 2024년 9월 미국 모바일 앱에 AI 패션 도우미 ‘애스크 랄프(Ask Ralph)’를 출시하여 스타일 관련 질문에 답변하고 개인화된 스타일을 제안함으로써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2025년이 기업들이 에이전틱 커머스를 위한 기술적·데이터 기반을 구축한 시기였다면, 2026년은 어떤 기업의 AI 에이전트가 소비자의 ‘기본 쇼핑 인터페이스’로 자리 잡을지를 두고 경쟁이 본격화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글로벌 소매업계의 AI 환경은 새로운 모델의 등장과 인프라 고도화를 기반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에이전틱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생산성 향상을 넘어 고도화된 의사결정과 정교한 개인화 경험을 통해 소매업이 창출할 수 있는 가치의 수준 자체를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  그림 5 : 랄프로렌의 'Ask Ral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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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랄프로렌 홈페이지



2. 매장 역할의 진화  
 
유니파이드 커머스 시대의 공간 재정의

디지털 가속화와 기술발전으로 매장이라는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채널의 경계는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리테일 연구기관 플라이휠 리테일 인사이트(Flywheel Retail Insights)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소매시장에서 오프라인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6년에 59%에서 2029년에는 56%로 낮아질 전망인데요. 
이렇듯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 비중이 갈수록 균형을 이루면서 채널 통합은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통합하는 옴니채널 전략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제는 온·오프라인, 모바일, 매장 등 모든 접점을 하나의 시스템과 데이터로 통합해 운영하는 유니파이드 커머스(Unified Commerce)가 소매업계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어요. 단순히 많은 채널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아니라 자사의 모든 접점에서 고객에게 일관된 경험과 운영 효율을 구현할 수 있는 통합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는 건데요. 옴니채널이 단순히 온-오프 채널 통합이라면, 유니파이드 커머스의 방점은 데이터 통합에 있습니다. 고객, 재고, 주문 등의 데이터를 단일 플랫폼에서 관리하며 채널 간 단절 없는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죠. 
유니파이드 커머스 시대를 맞아 매장의 역할도 환경에 맞게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재고를 통합하고, 매장을 마이크로 풀필먼트로 활용하고 있는 월마트 전략이 바로 유니파이드 커머스의 대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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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는 온-오프 재고를 통합하고, 매장을 주문배송 처리를 위한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역시 모바일 앱, 매장, 온라인, 그리고 회원 데이터를 완전 통합해 고객이 온라인에서 상품을 탐색하고 가까운 매장의 재고를 확인한 뒤 즉시 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나이키는 이러한 통합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접점 전반에서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편, 매장을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니라 ‘고객이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재정의하고, 소매·접객·체험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전략을 펼치는 소매기업도 있습니다. 영국 홈센터 기업인 도비스 가든센터(Dobbies Garden Centres)는 경험과 레저를 결합한 독특한 매장 콘셉트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은 정원처럼 꾸며진 카페에서 커피와 케이크를 즐기고, 다양한 체험형 이벤트에 참여하며 일상에서 벗어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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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원예∙정원용품 전문매장 도비스 가든센터는 매장을 '고객이 하루를 보내는 공간'으로 정의하고, 체험과 레저요소를 강화했어요.


이러한 체류 경험은 상품에 대한 영감을 제공하며 자연스럽게 구매를 이끌고, 매장의 역할을 ‘판매’에서 ‘경험’으로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도비스는 식품관을 음식 애호가를 위한 명소로 재구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48개 매장에 걸쳐 약 150만 파운드를 투자해 리뉴얼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결국 도비스는 체류 시간을 늘리고 경험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매장을 단순한 구매 공간이 아닌 ‘목적형 방문(destination)’ 공간으로 진화시키고 있습니다. 
이처럼 유니파이드 커머스 시대에 매장은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니라 풀필먼트 허브이자 고객경험의 핵심 거점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습니다.



3. 리테일 미디어  
 
전환점 맞은 소매광고 사업

최근 몇 년 사이 리테일 미디어, 즉 광고사업은 성장 정체에 접어든 글로벌 유통업체들에게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디지털 채널의 확산과 함께 축적된 방대한 고객행동 데이터는 리테일 미디어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어요. 검색, 비교, 결제, 배송, 리뷰에 이르는 전 과정의 데이터를 보유한 소매기업들은 이를 기반으로 광고 사업을 확대해왔습니다. 리테일 미디어를 가장 선도적으로 전개해온 아마존은 지난해 광고사업을 통해 656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는데요. 지난해 아마존 전체 매출이 전년대비 12% 성장한 데 비해 광고사업 성장률은 22.1%를 기록하며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습니다. 월마트 광고사업부인 '월마트 커넥트(Walmart Connect)' 역시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41%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  그림 6 : 아마존 광고사업 매출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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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아마존 연간보고서


이렇듯 '데이터 기반 광고’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해온 리테일미디어 시장은 최근 부상하고 있는 에이전트 커머스 시대를 맞아 예기치 못한 도전에 직면했는데요. AI 에이전트가 상품 탐색부터 비교, 결제, 서비스까지 쇼핑의 전 과정을 대행하게 되면서, 소비자가 개별 리테일러의 자사 채널을 직접 방문하는 빈도가 감소하거나, 방문하더라도 과거처럼 단계별로 모든 화면을 확인하기보다 상당수 과정을 생략한 채 간소화된 형태의 구매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이는 곧 웹사이트나 모바일의 트래픽 감소로 이어져 광고를 노출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줄어드는 변화를 의미해요. 소비자의 쇼핑 동선이 단순화될수록 광고 슬롯과 접점 역시 축소되기 때문이죠. 또한 오픈AI, 구글 제미나이와 같은 AI 플랫폼에 고객의 구매 및 결제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개별 소매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  그림 7 : 월마트의 리테일 미디어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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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월마트 홈페이지



그렇다면 소매기업들은 향후 리테일 미디어 사업을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 가야 할까요. 올해 1월 개최된 NRF 리테일 빅쇼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뤄졌는데요. 업계 전문가들은 우선 자사가 주도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동시에 멤버십을 기반으로 고객의 구매 이력, 등급, 취향 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정교화된 개인화 추천과 광고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인스토어 미디어 역시 온라인 채널과 마찬가지로 광고 노출부터 실제 구매까지의 효과를 수치로 입증할 수 있는 측정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소매업계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주목받고 있는 리테일 미디어는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를 맞아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앞으로는 매장, 데이터, AI를 통합한 자사 주도의 커머스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핵심 조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4. 리커머스 
 
Z세대가 주도하는 순환형 리테일

경기침체 장기화와 환경에 대한 관심 속에 꾸준히 성장해온 리커머스 시장이 2026년에는 더욱 대중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틈새시장으로 여겨졌던 리커머스 시장이 이제는 유통시장의 주류 모델로 자리잡고 있는 건데요. 리커머스(Re-commerce)란 중고나 반품, 리퍼비시 상품 등을 사고파는 것을 말합니다. 단순히 헌 제품을 다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수선과 재정비를 통해 지속가능성과 비용 효율을 동시에 추구하는 순환형 소비 모델이에요. 글로벌 시장분석 기관인 마크앤텔(MarkNtel)이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리커머스 시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리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4년 2,014억 달러에서 2030년에는 2,897억 6천만 달러로 6년간 43.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그림 8 : 글로벌 리커머스 시장 성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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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MarkNtel 'Global Re-Commerce Market Research Report: Forecast (2025-2030)'



리커머스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소비층은 지속가능한 소비와 윤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Z세대입니다. 퍼스트인사이트(First Insight)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 쇼핑객의 62%가 지속 가능한 브랜드를 선호하며, 무려 73%가 지속 가능한 제품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First Insight 'The State of Consumer Spending: Gen Z Shoppers Demand Sustainable Retail'). 
현재 소매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리커머스 플랫폼은 리테일톡에도 소개된 적 있는 빈티드(Vinted)입니다('유럽시장 장악한 글로벌 리셀 플랫폼 '빈티드' 기사보기). 
빈티드는 최근 몇 년간 유럽 리커머스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플랫폼 중 하나로 단순 중고 패션앱을 넘어 수익 구조, 타깃 확장, 시장 영향력 측면에서 성공모델로 꼽히고 있어요. 빈티드가 지난 4월 발표한 2025년 실적에 따르면 총 거래규모(GMV)가 108억 유로로 무려 전년대비 47% 성장했습니다. 순이익 역시 6,200만 유로를 달성하면서 만년 적자모델로 여겨졌던 리커머스 기업의 수익성까지 증명했어요. 
오프라인 채널에서는 영국 백화점 셀프리지(Selfridges)가 순환형 리테일 전략의 일환으로 매장 내 ‘리셀프리지(RESELFRIDGES)’ 코너를 도입하고 중고품 판매, 수선, 대여, 리필을 결합한 새로운 유통 모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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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머스 플랫폼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증명한 빈티드


리커머스의 핵심 경쟁력은 경제성과 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있습니다. 또한 갈수록 기업에 대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이 강화되면서, 순환형 리테일은 기업 가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리커머스 시장의 확대로 향후 브랜드와 유통이 ‘판매 이후’에 대한 설계도 중요한 과제가 되면서 제품의 첫 판매는 물론, 재판매·재사용까지 포함한 전체 수명주기를 관리하는 역량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5. GLP-1 임팩트 
 
덜 먹고, 덜 사고... 

GLP-1(Glucagon-Like Peptide-1 ;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 치료제의 확산이 식품과 패션을 포함한 소매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오젬픽, 위고비 등 GLP-1 약물은 원래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체중 감량 목적으로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하면서 이들의 구매패턴에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건데요. 지난해 갤럽(Gallup)이 패널 대상으로 실시한 '미국 건강 및 웰빙 지수(National Health and Well-Being Index)’ 조사에 따르면, 체중 감량 약물을 복용하는 미국인의 비중은 2024년 2월 5.8%에서 지난해 12.4%로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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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인 GLP-1 사용자들의 구매패턴 변화가 소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GLP-1 사용자 확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야는 식음료 산업입니다. 약물 복용 후 식욕이 줄거나 식사량이 감소한 소비자들은 관련 소비를 줄이고 있는데요. 시장조사 및 데이터 분석 기업 빅초크(Big Chalk)는 보고서를 통해 GLP-1 사용자들의 식사량 감소로 미국 식료품 매출이 약 65억 달러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습니다(Big Chalk 'Trade-Off Consumer Survey, June 2025'). 조사에 따르면 GLP-1 사용자는 평균적으로 음식 섭취량이 16~3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체 식품 판매량의 약 1.2~2.9% 감소 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이러한 음식 섭취량 감소는 일반 식사보다 스낵, 과자, 사탕 등 ‘간식류’에서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요. (그림 9)와 같이 시리얼, 탄산음료, 가공육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구매율이 감소했습니다. 


  •  그림 9 : GLP-1 사용자가 최근 1년간 구매한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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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Big Chalk Trade-Off Consumer Survey, June 2025 
조사기간 : 2025년 3~4월 


이 같은 변화에 주목한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은 발빠르게 대응전략을 선보이고 있어요. 네슬레, 콘아그라, 다논, 닛신 등 주요 식품기업들은 GLP-1 사용자에 맞춘 고단백·저칼로리 제품을 확대하고 있으며, 소매기업들 역시 관련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식품 소매기업 크로거(Kroger)는 자체 브랜드 ‘심플 트루스(Simple Truth)’를 제품군에 80종 이상의 고단백 식사 및 간식 제품을 출시했고, 영국 슈퍼마켓 코옵(Coop)은 '굿 퓨얼(Good Fuel)'이라는 GLP-1 사용자 친화적인 간편식 제품군을 출시했습니다. 미니 식사 4종으로 구성된 굿 퓨얼(Good Fuel) 제품군은 각 식사별로 단백질과 식이섬유의 하루권장 섭취량을 충족하는 5가지 채소와 과일 성분이 들어있어요. 
막스앤스펜서(M&S) 역시 체중감량 약물 복용으로 식욕이 줄거나 식사량이 감소한 사람들에게 적합한 샐러드, 스낵 및 식사세트인 '뉴트리언트 덴스(Nutrient Dense)'를 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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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소매기업 막스앤스펜서와 코옵은 GLP-1 사용자를 겨냥한 상품들을 출시했어요.


의류 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GLP-1 사용자 증가로 소형 사이즈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반면, 대형 사이즈 수요는 감소하는 추세인데요. 프리미엄 요가복으로 유명한 룰루레몬(Lululemon) 관계자는 미국 유통 매체 모던리테일(Modern Retail)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소형 사이즈 제품이 품절되는 현상을 겪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일부 의류업체들은 빅사이즈 의류 생산 비중을 줄이고 작은 사이즈 제품생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의류업계는 체중 감량에 성공한 소비자들이 새로운 옷을 구매하는 이른바 ‘보복 소비’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단기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식품·패션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에서 장기적인 수요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6. 스내커블 커머스 
 
쇼핑의 스낵화, 10초 안에 끝나는 쇼핑

최근 소비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현상 가운데 하나는 '스내키피케이션(Snackification)’입니다. 
식품산업에서 시작된 개념인 스내키피케이션은 바쁜 현대인들이 제대로 된 세끼 식사 대신 간편한 스낵이나 간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신조어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러한 흐름이 소비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며 소비 역시 ‘작고, 빠르게, 자주’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스내키피케이션의 가장 큰 배경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소비자들은 구매 결정을 위해 많은 시간을 들이기보다 즉각적인 만족과 편의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상품을 탐색하고 비교하는 과정 자체를 최소화하려는 욕구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죠.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SNS 콘텐츠 중심의 소비가 확산되고 있는 점도 쇼핑의 스낵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숏폼커머스 플랫폼인 틱톡샵(TikTok Shop)이 이러한 트렌드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데이터 분석업체 참아이오(Charm.io)에 따르면 틱톡샵은 1분기에 미국에서 49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젊은층 소비자들이 모인 곳을 찾아 크록스나 로레알, 울타뷰티와 같은 뷰티, 패션기업은 물론 랄프로렌과 같은 럭셔리 브랜드들도 속속 틱톡샵에 진출하고 있죠. 
이렇듯 확대 추세인 소셜커머스에 AI 기술까지 더해지며 쇼핑시 검색과 비교, 결제 단계는 갈수록 간소화될 전망이어서 소매업의 스내키피케이션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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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영상에 쇼핑기능이 결합되며 쇼핑의 스내키피케이션을 주도하고 있는 틱톡샵.


'포스트 예측성'의 시대,
완벽함보다 민첩성이 우선

지금까지 글로벌 소매업계 주요 이슈와 소매기업들의 움직임을 살펴봤는데요. 경제적 불확실성의 확대, 물가 및 인건비 상승 압박, 그리고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정성이라는 역풍 속에서도 글로벌 소매업체들은 혁신 전략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2026년은 완벽함보다 유연성과 민첩성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해입니다. 소매기업들은 성장에 대한 욕심과 실행의 정교함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동시에, 무엇보다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와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자료>

1. NRF, 'experts on what to watch in 2026', 2026. 1. 7

2. NRF, '10 trends and predictions for retail in 2026', 2026. 1. 7

3. 딜로이트(Deloitte), ‘2026 Global Retail Industry Outlook’, 2026. 1. 8

4. Forbes, 'The Five Retail Trends That Will Redefine The Industry In 2026', 2025. 12. 15

5. University of Michigan Consumer Sentiment Index

6. MarkNtel 'Global Re-Commerce Market Research Report: Forecast (2025-2030)'

7. Big Chalk Trade-Off Consumer Survey, 2025. 6

8. Thredup, '2026 Resale Report', 2026, 04. 02

9. 월마트, 아마존, 로우스, 도비스 가든센터, 랄프로렌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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