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유통 매장에 처음 도입된 1차원 바코드는 소매 역사를 통틀어 가장 획기적인 혁신 중 하나로 꼽혀요.
상품마다 바코드가 새겨지면서 정확하고 빠른 계산은 물론.....
Issue | 쇼핑경험을 바꾸는 차세대 바코드 혁명 |
2023. 11. 22ㅣ 7 min read글 : 윤은영 책임에디터(eyyoon@korcham.net)
50년 만의 바코드 혁명
2차원 바코드 시대, 무엇이 달라질까
- 투명성과 추적성 높여주는 2차원 바코드
- 2027년부터 전세계 매장에서 통용
- 인터넷 연결성으로 풍부한 정보 접근
1973년 유통 매장에 처음 도입된 1차원 바코드는 소매 역사를 통틀어 가장 획기적인 혁신 중 하나로 꼽혀요.
상품마다 바코드가 새겨지면서 정확하고 빠른 계산은 물론, 효율적인 판매와 재고관리, 이력관리가 가능해졌죠.
이렇듯 1차원 바코드는 지난 반세기 동안 유통 선진화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지만, 도입 이후 50년이나 지난 만큼 바코드에 기대하는 업계와 소비자의 요구도 높아졌어요.
지금 유통-물류업계 바코드는 1차원에서 2차원으로, 글자 그대로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진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입니다.
지금까지 잘 활용하던 1차원 바코드를 두고 글로벌 유통업계는 왜 2차원 바코드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것일까요.
유통산업이 고도화, 디지털화되고, 정보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기존 1차원 바코드만으로 업계와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왔기 때문이에요. 즉, 바코드에 담아야 할 정보와 기능이 과거에 비해 훨씬 많아졌죠.
국제표준기구 GS1*은 2027년까지 전세계 모든 매장에서 2차원 바코드가 부착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어요. GS1의 의사결정권을 가진 이사회는 글로벌 유통사 및 제조사들로 구성돼 있어요. 글로벌 소매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멤버들 간에 합의가 이루어진 만큼 2차원 바코드는 빠른 속도로 도입될 전망입니다. 월마트와 같은 선도기업들도 이미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2027년을 기점으로 1차원 바코드가 모두 사라지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유통 역사 50년 만의 획기적인 변화인 만큼 이에 대한 학습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꼭 알아야 할 2차원 바코드에 대해 리테일톡에서 핵심 사항만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GS1 : 'Global Standard No.1'의 약자로 전세계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는 공급망관리 표준이자, 이를 관리감독하는 국제표준기구의 명칭입니다. GS1은 식별코드를 포함해 바코드, RFID, 전자문서 등 기본표준과 이력추적 등 응용표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이 GS1 Korea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
2차원 바코드 도입의 배경과 장점을 알려면 우선 1차원 바코드와의 차이를 이해해야 합니다. 1차원(one-dimensional) 바코드와 2차원(two-dimensional) 바코드는 어떻게 다른 걸까요? 1차원 바코드(이하 1D 바코드)는 똑같은 길이의 막대(선)로 이루어져 있어요. 길이는 같지만, 자세히 보면 막대의 두께와 막대 사이의 간격은 달라요. 1D바코드는 이 두께와 간격, 즉 X축에 따라 담겨 있는 정보가 결정됩니다(그림 1 참고).1D 바코드가 X축에만 정보를 담는 것과 달리 2차원 바코드(2D 바코드)는 가로 축과 세로 축, 즉 X축과 Y축 위치가 모두 정보를 갖고 있어요. 따라서 1차원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입력할 수 있습니다.2D 바코드에는 많은 종류가 있지만, 유통업계에서 알아둬야 할 표준 2D 바코드는 QR코드와 데이터 매트릭스 2개에요.<그림 1>에서 보시듯 두 가지 모두 정사각형 모양입니다. 하지만, QR코드는 상단 모서리 양쪽과 하단 왼쪽 모서리에 정사각형의 표시가 있어요. 반면, 데이터 매트릭스는 왼쪽과 하단에 진한 직선이 마치 ‘ㄴ’자를 그리듯 새겨져 있죠.
QR코드 경우 이미 10여 년 전부터 기업들이 마케팅 용도로 많이 활용해 왔고, 최근에는 결제 용도로도 쓰이고 있어 우리에게 매우 친숙합니다. 스마트폰 카메라에도 QR스캔 기능이 내장돼 있을 정도로 대중화돼 있죠.
그에 비해 데이터 매트릭스는 의료기기나 의약품 등 헬스케어 분야에서 오래 전부터 활용해 왔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낯선 바코드입니다.
이 2개의 표준 2D 바코드 가운데 유통업계가 주목해야 할 것도 QR코드입니다.
QR코드는 이미 대중적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 데다 스캔을 통해 인터넷으로 바로 연결돼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도 적합하죠. QR코드가 스마트폰 대중화와 동시에 급속히 확산된 것도 바로 인터넷과의 연결성 때문입니다.
투명성, 추적성, 연결성
2D 바코드의 무한한 잠재력
2D 바코드로의 전환은 크게 4가지 배경을 갖고 있어요.
첫째,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의 양과 깊이가 달라졌어요.
소비자들은 나와 내 가족이 섭취하게 될 제품이 어디에서 생산된 원료로, 어떤 이동 과정을 거쳐 식탁에 올려졌는지 갈수록 많은 정보를 원하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기업의 윤리와 투명성을 검증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지속가능한 가치를 중시하는 식품 기업 풀무원은 1D 바코드 옆에 2차원 QR코드를 나란히 부착하고, 소비자들에게 제품 이력 정보를 부가적으로 제공하고 있어요.
이미 QR 코드를 통해 제품에 대한 추가 정보나 이력정보를 제공하는 소비재 기업들이 늘고 있어요.
2D 바코드가 도입되면 기업들은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정보를 간단한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어요. 소비자들은 상품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만 하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웹페이지를 통해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죠.
1D 바코드와 2D 바코드의 가장 큰 차이도 바로 이 소비자 관점의 활용성이 추가된다는 점이에요. 기존 1D 바코드 경우 셀프계산대에서 계산을 할 때 외에는 소비자에게 활용 가치가 없었어요. 하지만 2D 바코드는 소비자에게 부가 정보 접근을 가능케 하고, 양방향 소통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소비자 참여가 높아진 현대에 훨씬 적합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어요.
호주의 소매기업 ‘울워스(Woolworth)’는 2022년 초부터 약 1천 개 점포에서 판매되는 일부 상품에 대해 2D 바코드를 적용, 제품의 이력을 포함해 상세정보를 제공했어요. 그 결과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식품 폐기물을 40%까지 줄일 수 있었어요.
호주의 소매기업 ‘울워스(Woolworth)’는 2022년 초부터 일부 제품에 대해 2D 바코드를 도입했어요.
2D 바코드의 힘은 이처럼 인터넷 연결성과 정보의 높은 집적도라고 할 수 있어요.
(그림 2)와 같이 기존에는 제품의 성분 · 중량 · 원산지 등 의무표기사항, 유통기한 이벤트용 2D바코드, 계산용 1D 바코드를 모두 따로따로 패키지에 인쇄했다면 GS1의 새로운 표준에서는 2D 바코드 하나에 모든 정보를 다 담을 수 있습니다.
둘째, 디지털 시대에 맞는 대고객 마케팅이 가능합니다. 소비자들이 더 깊이 있는 정보를 원하듯, 기업들 역시 늘 소비자 정보를 얻고, 의견을 듣고 싶어하죠. 2D 바코드는 인터넷 연결을 통해 이벤트, 설문 등 다양한 방식의 소비자 참여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들은 2D 바코드를 통해 신제품 출시 이벤트에 응모하게 할 수도 있고, 요리 레시피 제공을 통해 제품 판매를 활성화할 수도 있어요.
뿐만 아니라 잔여 소비기한별로 각기 다른 할인율 적용도 가능해요. 예를 들어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 즉석조리식품을 판매하는 편의점 경우 특정 상품별로 소비기한이 하루 남은 상품은 20%, 12시간 남은 상품은 30%. 6시간 남은 상품은 50% 등 차등 할인이 자동적용되게 하는 식이죠. 체계적인 재고관리를 통해 소매업체는 폐기로스를 줄이고 고객 만족도도 높일 수 있습니다.
셋째, 더욱 투명한 공급망 가시성을 확보하게 됩니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를 겪으며, 기업들은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새기게 됐어요. 이전보다 더욱 촘촘한 공급망 관리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죠.
2D 바코드는 거래업체간 상호합의 정보 등 1D 바코드에 비해 훨씬 고도화된 추적과 공급망 관리가 가능해요.
굳이 이런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특정 제품에 안전상 문제가 생겼을 경우 전 공급망에 걸쳐 빠른 회수 조치가 가능합니다.
특히 최근 전염병 이슈가 확대되면서 공급망 이력 관리는 갈수록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넷째, 지속가능한 경영과 소비활동을 지원합니다.
2D 바코드는 필요한 모든 정보를 하나의 코드로 해결함으로써 불필요한 라벨과 인쇄작업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환경보호를 위한 규제가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는 추세예요.
우리나라 경우 환경부가 2026년 1월 1일부터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생수 제품을 무라벨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먹는 샘물의 기준과 규격 및 표시기간' 행정 예고를 한 상태죠. 생수를 감싸고 있던 포장 라벨을 없애는 대신 필요한 정보는 병마개에 QR코드를 인쇄해서 제공하도록 의무화했어요.
하지만, 일반 QR코드에는 상품식별코드가 없기 때문에 라벨을 뗄 경우 유통 매장에서 계산을 할 수 없게 돼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상품식별코드’를 포함하고 있는 차세대 QR코드인 GS1 표준 2D 바코드예요.
업계에서는 제주 삼다수가 가장 발빠르게 대응했어요.
제주개발공사는 지난 8월, 무라벨 생수를 출시하면서 업계 최초로 GS1 표준 2D 바코드를 도입했어요.
제주삼다수가 2D 바코드를 적용해 무라벨 생수를 출시한 배경에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려는 취지와 함께 환경보호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됐어요.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개발공사는 지난 8월, 무라벨 생수를 출시하면서 업계 최초로 GS1 표준 2D 바코드를 도입했어요.
이 외에도 2D 바코드는 상품정보가 변경됐을 때 라벨을 다시 인쇄할 필요없이 즉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은 자동으로 판매금지가 가능하다는 점 등 유통 및 물류업계 내 활용 범위가 매우 높습니다.
- 그림 3 : 2D 바코드 도입을 통한 비즈니스 활용사례
주 : GTIN - 상품식별코드
차세대 2차원 바코드는
QR코드와 상품식별코드의 결합
GS1이 차세대 바코드로 제시하고 있는 2D 바코드는 기존 QR코드와 상품식별코드(GTIN)가 결합된 형태입니다. 상품식별코드는 유통 매장에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꼭 필요한 13개의 숫자로 이뤄져 있어요.
GS1 표준 2D 바코드는 디지털 링크 방식을 이용합니다.
숫자와 영문자를 이용해 상품식별코드(GTIN) 외에도 제품 제조일자, 소비기한, 중량, 원산지 등의 정보를 넣을 수 있죠.
하지만, 회사별로 각기 다른 문자나 숫자로 표기하면 정보 호환이 안되겠죠?
세계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완벽한 정보 호환을 위해 상품 바코드는 전세계적으로 동일한 규칙을 적용해야 합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GS1은 디지털 링크의 표준을 만들었고, 그 약속을 ‘GS1 응용식별자(AI : Application Identifier)’라고 합니다.
응용식별자는 그 다음에 나오는 데이터의 내용과 형식을 알려 주는 일종의 지시자 역할을 합니다.
바코드에 입력하는 데이터 형식은 (그림 4)와 같이 웹 주소 형식으로 변환되는데 각 숫자가 의미하는 정보, 즉 응용식별자는 (그림 5)과 같아요. 즉, 응용식별자(지시자) ‘01’ 다음에 오는 정보의 내용은 ‘상품식별코드’이며, 그 표현 형식은 숫자 14개입니다. 서로 다른 응용식별자는 '/', '?', '=' 와 같은 기호로 구분됩니다.
- 그림 5 : GS1 응용식별자(AI : Application Identifier)
2027년 전세계 모든 매장에서
2D 바코드 상품으로 결제 가능
국제표준기구인 GS1은 2027년까지 전세계 모든 매장에서 2D 바코드 상품이 판매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모두 구축하겠다는 '글로벌 마이그레이션 투 2D(Global Migration to 2D)' 비전을 선포했어요.
즉, 2D 바코드를 도입한 제조업체나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2027년까지 모든 매장에서 2D 바코드가 판독이 되고, 데이터 호환도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거에요.
그렇다고 2027년이 되면 1D 바코드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에요. 1D 바코드가 필요한 곳은 계속 1D 바코드를 사용할 수 있어요.
유통기업은 2D 바코드 도입을 위해 두 가지 측면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먼저 하드웨어 측면에서 2D 바코드 즉, 이미지를 스캔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어야 해요.
그리고 읽어낸 데이터에서 필요한 코드를 추출해 내는 소프트웨어도 필요합니다.
즉, QR코드에 입력된 데이터를 읽고 해독할 수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2027년까지 전 세계 매장에서 이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것이 GS1의 목표입니다.
모바일 페이 결제율이 높은 편의점 경우 대부분 점포들이 2D 스캐너를 완비한 상태예요.
GS1 Korea는 우선 하드웨어 측면의 준비가 완료된 편의점과 소프트웨어 구축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어요.
따라서 우리나라 유통 매장의 2D 바코드 적용은 편의점이 그 출발선을 끊을 것으로 보입니다.
2D 바코드로의 전환은 아직 초기 단계예요.
하지만, 제품 추적성과 정보의 투명성, 공급망 가시성, 소비자 요구 충족, 지속가능성 등 2D 바코드 도입을 통해 얻게 되는 장점들은 모두 미래 유통 트렌드에 부합하는 가치입니다.
글로벌 소비재 기업 포록터앤드갬블(Procter&Gamble)의 지능형 패키징 담당 이사인 켈리 슬라프맨(Kelly Schlafman)은 “차세대 2차원 바코드는 디지털 쇼핑경험을 향한 새롭고도 중요한 '관문'이 될 것"이라고 했어요.
소매업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어요.
2D 바코드는 진화하는 소매 비즈니스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에게는 디지털 쇼핑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해줄 새로운 창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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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1. 22ㅣ 7 min read글 : 윤은영 책임에디터(eyyoon@korcham.net)
50년 만의 바코드 혁명
2차원 바코드 시대, 무엇이 달라질까
1973년 유통 매장에 처음 도입된 1차원 바코드는 소매 역사를 통틀어 가장 획기적인 혁신 중 하나로 꼽혀요.
상품마다 바코드가 새겨지면서 정확하고 빠른 계산은 물론, 효율적인 판매와 재고관리, 이력관리가 가능해졌죠.
이렇듯 1차원 바코드는 지난 반세기 동안 유통 선진화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지만, 도입 이후 50년이나 지난 만큼 바코드에 기대하는 업계와 소비자의 요구도 높아졌어요.
지금 유통-물류업계 바코드는 1차원에서 2차원으로, 글자 그대로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진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입니다.
지금까지 잘 활용하던 1차원 바코드를 두고 글로벌 유통업계는 왜 2차원 바코드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것일까요.
유통산업이 고도화, 디지털화되고, 정보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기존 1차원 바코드만으로 업계와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왔기 때문이에요. 즉, 바코드에 담아야 할 정보와 기능이 과거에 비해 훨씬 많아졌죠.
국제표준기구 GS1*은 2027년까지 전세계 모든 매장에서 2차원 바코드가 부착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어요. GS1의 의사결정권을 가진 이사회는 글로벌 유통사 및 제조사들로 구성돼 있어요. 글로벌 소매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멤버들 간에 합의가 이루어진 만큼 2차원 바코드는 빠른 속도로 도입될 전망입니다. 월마트와 같은 선도기업들도 이미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2027년을 기점으로 1차원 바코드가 모두 사라지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유통 역사 50년 만의 획기적인 변화인 만큼 이에 대한 학습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꼭 알아야 할 2차원 바코드에 대해 리테일톡에서 핵심 사항만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GS1 : 'Global Standard No.1'의 약자로 전세계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는 공급망관리 표준이자, 이를 관리감독하는 국제표준기구의 명칭입니다. GS1은 식별코드를 포함해 바코드, RFID, 전자문서 등 기본표준과 이력추적 등 응용표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이 GS1 Korea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2D 바코드의 힘은
인터넷 연결성과 높은 정보 집적도
2차원 바코드 도입의 배경과 장점을 알려면 우선 1차원 바코드와의 차이를 이해해야 합니다. 1차원(one-dimensional) 바코드와 2차원(two-dimensional) 바코드는 어떻게 다른 걸까요?
1차원 바코드(이하 1D 바코드)는 똑같은 길이의 막대(선)로 이루어져 있어요. 길이는 같지만, 자세히 보면 막대의 두께와 막대 사이의 간격은 달라요. 1D바코드는 이 두께와 간격, 즉 X축에 따라 담겨 있는 정보가 결정됩니다(그림 1 참고).
1D 바코드가 X축에만 정보를 담는 것과 달리 2차원 바코드(2D 바코드)는 가로 축과 세로 축, 즉 X축과 Y축 위치가 모두 정보를 갖고 있어요. 따라서 1차원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입력할 수 있습니다.
2D 바코드에는 많은 종류가 있지만, 유통업계에서 알아둬야 할 표준 2D 바코드는 QR코드와 데이터 매트릭스 2개에요.
<그림 1>에서 보시듯 두 가지 모두 정사각형 모양입니다. 하지만, QR코드는 상단 모서리 양쪽과 하단 왼쪽 모서리에 정사각형의 표시가 있어요. 반면, 데이터 매트릭스는 왼쪽과 하단에 진한 직선이 마치 ‘ㄴ’자를 그리듯 새겨져 있죠.
QR코드 경우 이미 10여 년 전부터 기업들이 마케팅 용도로 많이 활용해 왔고, 최근에는 결제 용도로도 쓰이고 있어 우리에게 매우 친숙합니다. 스마트폰 카메라에도 QR스캔 기능이 내장돼 있을 정도로 대중화돼 있죠.
그에 비해 데이터 매트릭스는 의료기기나 의약품 등 헬스케어 분야에서 오래 전부터 활용해 왔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낯선 바코드입니다.
이 2개의 표준 2D 바코드 가운데 유통업계가 주목해야 할 것도 QR코드입니다.
QR코드는 이미 대중적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 데다 스캔을 통해 인터넷으로 바로 연결돼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도 적합하죠. QR코드가 스마트폰 대중화와 동시에 급속히 확산된 것도 바로 인터넷과의 연결성 때문입니다.
투명성, 추적성, 연결성
2D 바코드의 무한한 잠재력
2D 바코드로의 전환은 크게 4가지 배경을 갖고 있어요.
첫째,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의 양과 깊이가 달라졌어요.
소비자들은 나와 내 가족이 섭취하게 될 제품이 어디에서 생산된 원료로, 어떤 이동 과정을 거쳐 식탁에 올려졌는지 갈수록 많은 정보를 원하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기업의 윤리와 투명성을 검증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지속가능한 가치를 중시하는 식품 기업 풀무원은 1D 바코드 옆에 2차원 QR코드를 나란히 부착하고, 소비자들에게 제품 이력 정보를 부가적으로 제공하고 있어요.
이미 QR 코드를 통해 제품에 대한 추가 정보나 이력정보를 제공하는 소비재 기업들이 늘고 있어요.
2D 바코드가 도입되면 기업들은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정보를 간단한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어요. 소비자들은 상품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만 하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웹페이지를 통해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죠.
1D 바코드와 2D 바코드의 가장 큰 차이도 바로 이 소비자 관점의 활용성이 추가된다는 점이에요. 기존 1D 바코드 경우 셀프계산대에서 계산을 할 때 외에는 소비자에게 활용 가치가 없었어요. 하지만 2D 바코드는 소비자에게 부가 정보 접근을 가능케 하고, 양방향 소통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소비자 참여가 높아진 현대에 훨씬 적합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어요.
호주의 소매기업 ‘울워스(Woolworth)’는 2022년 초부터 약 1천 개 점포에서 판매되는 일부 상품에 대해 2D 바코드를 적용, 제품의 이력을 포함해 상세정보를 제공했어요. 그 결과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식품 폐기물을 40%까지 줄일 수 있었어요.
호주의 소매기업 ‘울워스(Woolworth)’는 2022년 초부터 일부 제품에 대해 2D 바코드를 도입했어요.
2D 바코드의 힘은 이처럼 인터넷 연결성과 정보의 높은 집적도라고 할 수 있어요.
(그림 2)와 같이 기존에는 제품의 성분 · 중량 · 원산지 등 의무표기사항, 유통기한 이벤트용 2D바코드, 계산용 1D 바코드를 모두 따로따로 패키지에 인쇄했다면 GS1의 새로운 표준에서는 2D 바코드 하나에 모든 정보를 다 담을 수 있습니다.
둘째, 디지털 시대에 맞는 대고객 마케팅이 가능합니다. 소비자들이 더 깊이 있는 정보를 원하듯, 기업들 역시 늘 소비자 정보를 얻고, 의견을 듣고 싶어하죠. 2D 바코드는 인터넷 연결을 통해 이벤트, 설문 등 다양한 방식의 소비자 참여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들은 2D 바코드를 통해 신제품 출시 이벤트에 응모하게 할 수도 있고, 요리 레시피 제공을 통해 제품 판매를 활성화할 수도 있어요.
뿐만 아니라 잔여 소비기한별로 각기 다른 할인율 적용도 가능해요. 예를 들어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 즉석조리식품을 판매하는 편의점 경우 특정 상품별로 소비기한이 하루 남은 상품은 20%, 12시간 남은 상품은 30%. 6시간 남은 상품은 50% 등 차등 할인이 자동적용되게 하는 식이죠. 체계적인 재고관리를 통해 소매업체는 폐기로스를 줄이고 고객 만족도도 높일 수 있습니다.
셋째, 더욱 투명한 공급망 가시성을 확보하게 됩니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를 겪으며, 기업들은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새기게 됐어요. 이전보다 더욱 촘촘한 공급망 관리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죠.
2D 바코드는 거래업체간 상호합의 정보 등 1D 바코드에 비해 훨씬 고도화된 추적과 공급망 관리가 가능해요.
굳이 이런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특정 제품에 안전상 문제가 생겼을 경우 전 공급망에 걸쳐 빠른 회수 조치가 가능합니다.
특히 최근 전염병 이슈가 확대되면서 공급망 이력 관리는 갈수록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넷째, 지속가능한 경영과 소비활동을 지원합니다.
2D 바코드는 필요한 모든 정보를 하나의 코드로 해결함으로써 불필요한 라벨과 인쇄작업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환경보호를 위한 규제가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는 추세예요.
우리나라 경우 환경부가 2026년 1월 1일부터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생수 제품을 무라벨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먹는 샘물의 기준과 규격 및 표시기간' 행정 예고를 한 상태죠. 생수를 감싸고 있던 포장 라벨을 없애는 대신 필요한 정보는 병마개에 QR코드를 인쇄해서 제공하도록 의무화했어요.
하지만, 일반 QR코드에는 상품식별코드가 없기 때문에 라벨을 뗄 경우 유통 매장에서 계산을 할 수 없게 돼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상품식별코드’를 포함하고 있는 차세대 QR코드인 GS1 표준 2D 바코드예요.
업계에서는 제주 삼다수가 가장 발빠르게 대응했어요.
제주개발공사는 지난 8월, 무라벨 생수를 출시하면서 업계 최초로 GS1 표준 2D 바코드를 도입했어요.
제주삼다수가 2D 바코드를 적용해 무라벨 생수를 출시한 배경에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려는 취지와 함께 환경보호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됐어요.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개발공사는 지난 8월, 무라벨 생수를 출시하면서 업계 최초로 GS1 표준 2D 바코드를 도입했어요.
이 외에도 2D 바코드는 상품정보가 변경됐을 때 라벨을 다시 인쇄할 필요없이 즉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은 자동으로 판매금지가 가능하다는 점 등 유통 및 물류업계 내 활용 범위가 매우 높습니다.
주 : GTIN - 상품식별코드
차세대 2차원 바코드는
QR코드와 상품식별코드의 결합
GS1이 차세대 바코드로 제시하고 있는 2D 바코드는 기존 QR코드와 상품식별코드(GTIN)가 결합된 형태입니다. 상품식별코드는 유통 매장에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꼭 필요한 13개의 숫자로 이뤄져 있어요.
GS1 표준 2D 바코드는 디지털 링크 방식을 이용합니다.
숫자와 영문자를 이용해 상품식별코드(GTIN) 외에도 제품 제조일자, 소비기한, 중량, 원산지 등의 정보를 넣을 수 있죠.
하지만, 회사별로 각기 다른 문자나 숫자로 표기하면 정보 호환이 안되겠죠?
세계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완벽한 정보 호환을 위해 상품 바코드는 전세계적으로 동일한 규칙을 적용해야 합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GS1은 디지털 링크의 표준을 만들었고, 그 약속을 ‘GS1 응용식별자(AI : Application Identifier)’라고 합니다.
응용식별자는 그 다음에 나오는 데이터의 내용과 형식을 알려 주는 일종의 지시자 역할을 합니다.
바코드에 입력하는 데이터 형식은 (그림 4)와 같이 웹 주소 형식으로 변환되는데 각 숫자가 의미하는 정보, 즉 응용식별자는 (그림 5)과 같아요. 즉, 응용식별자(지시자) ‘01’ 다음에 오는 정보의 내용은 ‘상품식별코드’이며, 그 표현 형식은 숫자 14개입니다. 서로 다른 응용식별자는 '/', '?', '=' 와 같은 기호로 구분됩니다.
2027년 전세계 모든 매장에서
2D 바코드 상품으로 결제 가능
국제표준기구인 GS1은 2027년까지 전세계 모든 매장에서 2D 바코드 상품이 판매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모두 구축하겠다는 '글로벌 마이그레이션 투 2D(Global Migration to 2D)' 비전을 선포했어요.
즉, 2D 바코드를 도입한 제조업체나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2027년까지 모든 매장에서 2D 바코드가 판독이 되고, 데이터 호환도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거에요.
그렇다고 2027년이 되면 1D 바코드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에요. 1D 바코드가 필요한 곳은 계속 1D 바코드를 사용할 수 있어요.
유통기업은 2D 바코드 도입을 위해 두 가지 측면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먼저 하드웨어 측면에서 2D 바코드 즉, 이미지를 스캔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어야 해요.
그리고 읽어낸 데이터에서 필요한 코드를 추출해 내는 소프트웨어도 필요합니다.
즉, QR코드에 입력된 데이터를 읽고 해독할 수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2027년까지 전 세계 매장에서 이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것이 GS1의 목표입니다.
모바일 페이 결제율이 높은 편의점 경우 대부분 점포들이 2D 스캐너를 완비한 상태예요.
GS1 Korea는 우선 하드웨어 측면의 준비가 완료된 편의점과 소프트웨어 구축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어요.
따라서 우리나라 유통 매장의 2D 바코드 적용은 편의점이 그 출발선을 끊을 것으로 보입니다.
2D 바코드로의 전환은 아직 초기 단계예요.
하지만, 제품 추적성과 정보의 투명성, 공급망 가시성, 소비자 요구 충족, 지속가능성 등 2D 바코드 도입을 통해 얻게 되는 장점들은 모두 미래 유통 트렌드에 부합하는 가치입니다.
글로벌 소비재 기업 포록터앤드갬블(Procter&Gamble)의 지능형 패키징 담당 이사인 켈리 슬라프맨(Kelly Schlafman)은 “차세대 2차원 바코드는 디지털 쇼핑경험을 향한 새롭고도 중요한 '관문'이 될 것"이라고 했어요.
소매업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어요.
2D 바코드는 진화하는 소매 비즈니스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에게는 디지털 쇼핑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해줄 새로운 창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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