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속도·디지털 앞세운 C-브랜드,
'넥스트 아시아 웨이브' 정조준

- C-브랜드, '중국=저가' 공식 깨고 약진
- 틱톡,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접점 기능
- 현지화로 동남아 시장 공략 가속화
글로벌 시장에서 동아시아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일본이 ‘품질'로 아시아 브랜드의 길을 열었다면, 한국은 K-뷰티(K-beauty), K-팝(K-pop) 등 기술과 문화가 결합된 제품 및 콘텐츠로 전세계에 K-브랜드 붐을 일으키고 있죠.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올해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시청된 콘텐츠로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C-브랜드, 즉 중국 기업들의 부상이 심상치 않습니다. 유로모니터 문경선 총괄연구원이 넥스트 아시아 웨이브로 주목받고 있는 C-브랜드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중국 브랜드들이 ‘넥스트 아시아 웨이브(Next Asian Wave)’의 중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Alibaba), 핀둬둬의 테무(Temu), 쉬인(Shein), 미니소(Miniso) 등 중국 소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세를 확대하고 있고, 중국 팝마트(Pop Mart)의 캐릭터 IP ‘라부부(Labubu)’는 연이은 품절 사태와 함께 전 세계적인 팬덤을 확보했습니다. 숏폼 서비스 틱톡(TikTok)은 전 세계 소비자 접점을 장악하며 중국 브랜드의 글로벌 확산을 이끄는 핵심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산=’저가’는 옛말
저품질, 저가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메이드인 차이나(Made in China)’의 위상이 달라졌습니다. 대규모 투자와 기술 고도화를 통해 제품 가치를 끌어올린 중국 브랜드들이 가격과 속도에 더해 품질 경쟁력까지 갖추고 글로벌 시장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가전 분야의 ‘하이얼(Haier)’과 ‘샤오미(Xiaomi)’, 통신 및 ICT 분야의 ‘화웨이(Huawei)’, 전기차 분야의 ‘비야디(BYD)’ 등은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위상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중국 소매업체 '미니소'와 가전기업 '하이얼'
특히 동남아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은 저가라는 선택지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가격, 혁신적인 브랜드, 프리미엄 이미지에 더해 문화적으로도 영향력 있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전기차, 가전, 뷰티, 펫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 브랜드에 대한 동남아 현지 소비자들의 선호와 수용도가 높아진 데다 중국 기업들 역시 디지털 마케팅, 라이브커머스,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동남아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저가 시장을 넘어 프리미엄 시장까지 넘보는 중국 기업들의 부상은 한국 기업들에게 경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동남아 시장에서 K-브랜드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문화 콘텐츠에서 시작된 한류 열풍은 다양한 산업으로 확대되며 ‘한국(Korea)’ 자체가 브랜드가 되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죠. 한국 기업들의 수출도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의 추격은 한국 기업들을 긴장케 하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품절 사태와 함께 글로벌 팬덤을 구축한 중국 팝마트의 '라부부(Labubu)'
미국시장 확대 어려워진 중국,
동아시아 공세 가속화
젊은 인구구조와 높은 경제 성장률, 빠른 디지털 전환이 맞물린 동남아시아는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곳입니다. 6억 5천만 명이 넘는 인구 중 63%가 40세 미만이며, 중위연령은 31세에 불과합니다. 이커머스, 핀테크에 익숙한 동남아의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현재 소비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고 있는 주체입니다. 특히 동남아 GDP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ASEAN) 6개국은 해외시장 확대를 노리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잠재력 큰 매력적인 시장이죠.
지난해 중국의 동남아시아 수출액은 전년 대비 12% 증가하며 약 5,87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최근 미국의 고강도 관세정책과 그로 인한 무역 갈등으로 미국 및 유럽 시장 진입이 어려워진 중국 기업들은 동남아시아 지역을 전략적 성장 거점으로 삼고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 그림 1 : 2024년 대륙별 중국 수출 규모

자료 :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전기차, 가전 분야에서 이미 강자로 자리 잡은 중국 브랜드들은 최근 이커머스 채널을 통해 뷰티, 펫케어,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실제 유로모니터가 집계한 ‘글로벌 브랜드 기업(FMCG) 이커머스 순위’를 살펴보면, 최근 특정 국가나 지역 등 로컬 기반의 브랜드들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브랜드들은 지역 정체성이나 현지 문화에 깊이 뿌리를 두면서 해외직구 플랫폼 등 디지털 채널을 통해 글로벌 리딩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주류 브랜드 '오량액', '마오타이', 뷰티 브랜드 '프로야' 등 중국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습니다.
- 그림 2 : 글로벌 브랜드 이커머스 순위 내 중국기업 현황

자료 :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 Top 100 FMCG brands in e-commerce'
가전제품,
'가성비 프리미엄'으로 승부
과거 일본과 한국 기업이 주도했던 동남아 가전시장은 중국 기업들의 활약이 가장 돋보이는 분야입니다.
하이얼(Haier), 미디어(Midea), 그리(Gree) 등 중국 브랜드들의 점유율은 한국과 일본에 비해 크게 성장했어요. 진공청소기 경우 '로보락' 인기에 힘입어 2015년 점유율 1%에서 2024년 기준 23%로 드라마틱한 성장을 거뒀고, 대형 가전은 한국 점유율을 바짝 뒤쫓고 있으며, 에어컨 카테고리에서는 한국을 앞질렀습니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중국 기업들의 투자와 현지화 노력이었는데요.
하이얼 경우 현지 생산량을 확대하고 일본 산요의 동남아 사업을 인수하는 등 전략적 M&A를 통해 지역 내 입지를 강화해 왔습니다. 특히 중국기업에 씌어진 ‘저가·저품질’ 이미지를 벗기 위해 오랜기간 품질 혁신에 투자했고 그 결과,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이 선정한 세계 가전 브랜드 순위에서 16년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미디어와 그리 역시 생활가전과 에어컨 분야에서 현지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로 점유율을 확대해 왔습니다. 이들 기업은 ‘가성비 좋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매스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공략하면서 동남아 가전시장의 경쟁 구도를 재편하고 있습니다.
가성비 전기차를 내세웠던 비야디(BYD) 역시 2023년 이후 테슬라를 제치고 판매량 기준,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으로 도약했습니다.
- 그림 3 : 동남아 시장 내 국가별 점유율 변화

자료 :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뷰티,
틱톡 앞세워 접점 확대
동남아 뷰티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들은 쇼피(Shopee), 라자다(Lazada), 틱톡 같은 디지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습니다.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동남아 최대 뷰티 시장인 인도네시아의 색조 화장품 부문에서 중국 주요 브랜드들의 점유율은 2019년 2%에서 2024년 약 15%로 성장했습니다.
중국 뷰티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지역을 공략하는 방식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중국에서 이미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브랜드로 공략하는 방식이며, 컬러키(Colorkey), 주디돌(Judydoll), 퍼펙트 다이어리(Perfect Diary) 같은 브랜드가 해당됩니다.
두 번째 전략은 동남아시아 소비자에 맞춰 새로운 특화 브랜드를 론칭하는 방식으로 스킨티픽(Skintific), 사셀레이디(SACELADY), 포칼루어(Focallure)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중국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피하는 대신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현지 인플루언서와 협업하며, 현지 상황에 맞는 포지셔닝을 채택합니다. 일부 기업은 동남아시아에 생산 시설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프리미엄 가전으로 포지셔닝한 중국 브랜드 '로보락'
|  'D2C'로 빠르게 성장한 중국 뷰티 브랜드 '퍼펙트 다이어리'
|
가공식품,
‘중국색’ 빼고 현지화에 초점
지역화가 특히 중요한 가공식품 경우 중국 기업들은 로컬기업을 인수하거나 현지인 니즈에 맞는 제품을 별도 개발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유제품 기업 이리(Yili)는 태국 로컬 아이스크림 기업 촘타나(Chomthana)를 인수하며 현지 생산·유통 기반을 빠르게 확보했고, 또 다른 유제품 기업인 멍뉴유업(Mengniu) 역시 인도네시아 아이스크림 브랜드 아이스(Aice)를 인수해 동남아 시장 침투를 가속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 기업들은 대부분 중국 브랜드임을 드러내지 않고, 현지화하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는데요. 이는 ‘한국’을 강조하는 K-푸드와는 완전히 다른 전략이지만, 가격 경쟁력과 현지화 속도를 바탕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동남아 시장에서 K-푸드의 직접적인 경쟁군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C-브랜드의 급부상,
K-브랜드의 대응은?
동남아 시장 내 중국 브랜드의 부상은 기존 강자인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로컬 기업들에게도 큰 도전으로 받아들여집니다. 품질과 기술력은 더 이상 중국 브랜드와의 차별화 전략이 되기 어렵습니다.
기회와 도전의 시장인 동남아 지역에서 중국 브랜드는 오랜기간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저가’ 이미지를 떼고 품질혁신과 현지화, 디지털 전략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동남아 소비자들 역시 원산지나 브랜드 인지도로 제품을 평가하던 것에서 벗어나 해당 브랜드가 얼마나 발빠르게 트렌드를 반영하는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얼마나 잘 담아내고, 잘 소통하는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환경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기업들도 문화적 연관성을 통해 차별화된 브랜드 강점을 발휘하는 것과 함께 현지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해에 기반한 전략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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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2. 24ㅣ 7 min read
글 :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문경선 총괄연구원
가격·속도·디지털 앞세운 C-브랜드,
'넥스트 아시아 웨이브' 정조준
글로벌 시장에서 동아시아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일본이 ‘품질'로 아시아 브랜드의 길을 열었다면, 한국은 K-뷰티(K-beauty), K-팝(K-pop) 등 기술과 문화가 결합된 제품 및 콘텐츠로 전세계에 K-브랜드 붐을 일으키고 있죠.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올해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시청된 콘텐츠로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C-브랜드, 즉 중국 기업들의 부상이 심상치 않습니다. 유로모니터 문경선 총괄연구원이 넥스트 아시아 웨이브로 주목받고 있는 C-브랜드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중국 브랜드들이 ‘넥스트 아시아 웨이브(Next Asian Wave)’의 중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Alibaba), 핀둬둬의 테무(Temu), 쉬인(Shein), 미니소(Miniso) 등 중국 소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세를 확대하고 있고, 중국 팝마트(Pop Mart)의 캐릭터 IP ‘라부부(Labubu)’는 연이은 품절 사태와 함께 전 세계적인 팬덤을 확보했습니다. 숏폼 서비스 틱톡(TikTok)은 전 세계 소비자 접점을 장악하며 중국 브랜드의 글로벌 확산을 이끄는 핵심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산=’저가’는 옛말
저품질, 저가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메이드인 차이나(Made in China)’의 위상이 달라졌습니다. 대규모 투자와 기술 고도화를 통해 제품 가치를 끌어올린 중국 브랜드들이 가격과 속도에 더해 품질 경쟁력까지 갖추고 글로벌 시장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가전 분야의 ‘하이얼(Haier)’과 ‘샤오미(Xiaomi)’, 통신 및 ICT 분야의 ‘화웨이(Huawei)’, 전기차 분야의 ‘비야디(BYD)’ 등은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위상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중국 소매업체 '미니소'와 가전기업 '하이얼'
특히 동남아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은 저가라는 선택지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가격, 혁신적인 브랜드, 프리미엄 이미지에 더해 문화적으로도 영향력 있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전기차, 가전, 뷰티, 펫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 브랜드에 대한 동남아 현지 소비자들의 선호와 수용도가 높아진 데다 중국 기업들 역시 디지털 마케팅, 라이브커머스,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동남아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저가 시장을 넘어 프리미엄 시장까지 넘보는 중국 기업들의 부상은 한국 기업들에게 경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동남아 시장에서 K-브랜드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문화 콘텐츠에서 시작된 한류 열풍은 다양한 산업으로 확대되며 ‘한국(Korea)’ 자체가 브랜드가 되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죠. 한국 기업들의 수출도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의 추격은 한국 기업들을 긴장케 하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품절 사태와 함께 글로벌 팬덤을 구축한 중국 팝마트의 '라부부(Labubu)'
미국시장 확대 어려워진 중국,
동아시아 공세 가속화
젊은 인구구조와 높은 경제 성장률, 빠른 디지털 전환이 맞물린 동남아시아는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곳입니다. 6억 5천만 명이 넘는 인구 중 63%가 40세 미만이며, 중위연령은 31세에 불과합니다. 이커머스, 핀테크에 익숙한 동남아의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현재 소비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고 있는 주체입니다. 특히 동남아 GDP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ASEAN) 6개국은 해외시장 확대를 노리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잠재력 큰 매력적인 시장이죠.
지난해 중국의 동남아시아 수출액은 전년 대비 12% 증가하며 약 5,87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최근 미국의 고강도 관세정책과 그로 인한 무역 갈등으로 미국 및 유럽 시장 진입이 어려워진 중국 기업들은 동남아시아 지역을 전략적 성장 거점으로 삼고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자료 :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전기차, 가전 분야에서 이미 강자로 자리 잡은 중국 브랜드들은 최근 이커머스 채널을 통해 뷰티, 펫케어,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실제 유로모니터가 집계한 ‘글로벌 브랜드 기업(FMCG) 이커머스 순위’를 살펴보면, 최근 특정 국가나 지역 등 로컬 기반의 브랜드들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브랜드들은 지역 정체성이나 현지 문화에 깊이 뿌리를 두면서 해외직구 플랫폼 등 디지털 채널을 통해 글로벌 리딩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주류 브랜드 '오량액', '마오타이', 뷰티 브랜드 '프로야' 등 중국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습니다.
자료 :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 Top 100 FMCG brands in e-commerce'
가전제품,
'가성비 프리미엄'으로 승부
과거 일본과 한국 기업이 주도했던 동남아 가전시장은 중국 기업들의 활약이 가장 돋보이는 분야입니다.
하이얼(Haier), 미디어(Midea), 그리(Gree) 등 중국 브랜드들의 점유율은 한국과 일본에 비해 크게 성장했어요. 진공청소기 경우 '로보락' 인기에 힘입어 2015년 점유율 1%에서 2024년 기준 23%로 드라마틱한 성장을 거뒀고, 대형 가전은 한국 점유율을 바짝 뒤쫓고 있으며, 에어컨 카테고리에서는 한국을 앞질렀습니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중국 기업들의 투자와 현지화 노력이었는데요.
하이얼 경우 현지 생산량을 확대하고 일본 산요의 동남아 사업을 인수하는 등 전략적 M&A를 통해 지역 내 입지를 강화해 왔습니다. 특히 중국기업에 씌어진 ‘저가·저품질’ 이미지를 벗기 위해 오랜기간 품질 혁신에 투자했고 그 결과,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이 선정한 세계 가전 브랜드 순위에서 16년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미디어와 그리 역시 생활가전과 에어컨 분야에서 현지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로 점유율을 확대해 왔습니다. 이들 기업은 ‘가성비 좋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매스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공략하면서 동남아 가전시장의 경쟁 구도를 재편하고 있습니다.
가성비 전기차를 내세웠던 비야디(BYD) 역시 2023년 이후 테슬라를 제치고 판매량 기준,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으로 도약했습니다.
자료 :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뷰티,
틱톡 앞세워 접점 확대
동남아 뷰티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들은 쇼피(Shopee), 라자다(Lazada), 틱톡 같은 디지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습니다.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동남아 최대 뷰티 시장인 인도네시아의 색조 화장품 부문에서 중국 주요 브랜드들의 점유율은 2019년 2%에서 2024년 약 15%로 성장했습니다.
중국 뷰티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지역을 공략하는 방식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중국에서 이미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브랜드로 공략하는 방식이며, 컬러키(Colorkey), 주디돌(Judydoll), 퍼펙트 다이어리(Perfect Diary) 같은 브랜드가 해당됩니다.
두 번째 전략은 동남아시아 소비자에 맞춰 새로운 특화 브랜드를 론칭하는 방식으로 스킨티픽(Skintific), 사셀레이디(SACELADY), 포칼루어(Focallure)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중국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피하는 대신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현지 인플루언서와 협업하며, 현지 상황에 맞는 포지셔닝을 채택합니다. 일부 기업은 동남아시아에 생산 시설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프리미엄 가전으로 포지셔닝한 중국 브랜드 '로보락'
'D2C'로 빠르게 성장한 중국 뷰티 브랜드 '퍼펙트 다이어리'
가공식품,
‘중국색’ 빼고 현지화에 초점
지역화가 특히 중요한 가공식품 경우 중국 기업들은 로컬기업을 인수하거나 현지인 니즈에 맞는 제품을 별도 개발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유제품 기업 이리(Yili)는 태국 로컬 아이스크림 기업 촘타나(Chomthana)를 인수하며 현지 생산·유통 기반을 빠르게 확보했고, 또 다른 유제품 기업인 멍뉴유업(Mengniu) 역시 인도네시아 아이스크림 브랜드 아이스(Aice)를 인수해 동남아 시장 침투를 가속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 기업들은 대부분 중국 브랜드임을 드러내지 않고, 현지화하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는데요. 이는 ‘한국’을 강조하는 K-푸드와는 완전히 다른 전략이지만, 가격 경쟁력과 현지화 속도를 바탕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동남아 시장에서 K-푸드의 직접적인 경쟁군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C-브랜드의 급부상,
K-브랜드의 대응은?
동남아 시장 내 중국 브랜드의 부상은 기존 강자인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로컬 기업들에게도 큰 도전으로 받아들여집니다. 품질과 기술력은 더 이상 중국 브랜드와의 차별화 전략이 되기 어렵습니다.
기회와 도전의 시장인 동남아 지역에서 중국 브랜드는 오랜기간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저가’ 이미지를 떼고 품질혁신과 현지화, 디지털 전략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동남아 소비자들 역시 원산지나 브랜드 인지도로 제품을 평가하던 것에서 벗어나 해당 브랜드가 얼마나 발빠르게 트렌드를 반영하는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얼마나 잘 담아내고, 잘 소통하는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환경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기업들도 문화적 연관성을 통해 차별화된 브랜드 강점을 발휘하는 것과 함께 현지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해에 기반한 전략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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