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min read]미국 관세정책이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연일 관세카드를 꺼내 들고 있습니다. 미국발 관세인상은 상대국들의 보복관세를 야기하며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는데요. 중장기적으로는 생산비 증가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며......

Issue미국 관세정책이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


2025. 07. 02ㅣ 7 min read

글 :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문경선 한국리서치 총괄




미국발 관세인상 파장, 
제품 카테고리별 시나리오는?


  • 관세 여파로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 보복관세 이어지며 세계 소비재 시장 '흔들' 
  • 미국 내 제조시설 늘었지만 효과는 물음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연일 관세카드를 꺼내 들고 있습니다. 미국발 관세인상은 상대국들의 보복관세를 야기하며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는데요. 중장기적으로는 생산비 증가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며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문경선 한국리서치 총괄이 미국 관세인상으로 인한 파장을 카테고리별로 정리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지난달 추가로 외국산 철강이나 알루미늄을 사용한 가전제품에 최대 50%에 이르는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가전업계에도 큰 압박이 예상되는데요. 미국 수출 비중이 큰 삼성과 LG 등 가전회사는 관세 영향을 피하기 위해 생산지 변경은 물론 원가 절감 및 공급망 재구성 등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자동차에 이어 가전까지 주요 내구재 품목들이 관세 장벽에 부딪히며 소비재 시장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 제조사들은 국내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소비자들 역시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지난달 OECD가 발표한 '2025년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관세인상이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세계 GDP성장률은 2024년 3.3%에서 올해 2.9%, 내년에 2.9%로 둔화될 전망입니다. 올해 3월 발표된 성장률보다 하향 조정된 수치예요.
또한 무역비용 상승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우려도 높아져 2025년 OECD 국가 전체 물가상승률은 기존 추정치인 3.7%에서 0.5%P 상승한 4.2%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어요. 


  •  그림 1 : OECD 국가별 2024년 GDP 성장률 및 2025~2026 전망

자료 : OECD 
주 : 5월 중순 기준 관세율이 유지된다는 가정에 근거 


  •  그림 2 : OECD 국가별 2024년 인플레이션율 및 2025~2026 전망

자료 : OECD
주 : 5월 중순 기준 관세율이 유지된다는 가정에 근거



미국 내 생산시설 늘었지만, 
소비재 시장은 '흔들' 

미국의 관세 인상은 무역수지 개선과 함께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인공지능(AI) 등 핵심 산업의 리쇼어링(해외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오게 하는 것)을 통해 자국 내 제조기반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습니다. 
실제 이번 관세조치로 인해 대만의 반도체 제조업체인 TSMC는 미국 내 숙련된 인력이 부족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애리조나에 위치한 칩 제조 시설에 대해 투자 확대를 결정했고, 토요타는 이미 18조 원을 들여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했으며, 한국 현대자동차도 향후 4년간 30조 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이 연이어 미국 투자 결정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생산공장을 구축한 대만 반도체 기업 TSMC

하지만, 미국 제조업을 활성화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인건비가 높은 미국에서 생산할 경우 단가가 높아지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미국의 관세조치가 글로벌 시장에 심각한 혼란과 타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2018년에도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중국이 대두 등 미국산 수입 농산물에 높은 관세를 적용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미국산 대신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산 대두 소비를 늘렸어요. 당시 중국은 미국의 주요 대두 수입국이었기 때문에 미국 농민들은 큰 수출 시장을 잃고 피해를 입었습니다. 반대로 브라질은 수혜를 입었죠. 관세로 인해 글로벌 식량 공급망에 변화가 온 사례였습니다. 
또다시 관세카드를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어떤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을까요. 소비재 시장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식음료 
식용유부터 위스키까지 파장 확산

미국은 올리브오일, 팜유, 카놀라유 등 대부분의 식용유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요. 커피나 녹차 같은 핫 드링크 산업도 마찬가지죠. 
역으로 캐나다, 멕시코, 중국, 유럽 등으로 수출하고 있는 미국 식품들 역시 관세 갈등으로 현지에서 환영받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수입설탕 관세가 기존 5%에서 15%로 인상됨에 따라 미국에서 설탕이 함유된 식음료를 제조하는 기업은 비용 압박에 직면했습니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정제설탕의 약 30%는 멕시코에서, 25%는 캐나다에서 수입되고 있는데요. 제로슈거 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감미료인 아스파탐과 자일리톨 역시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미국 음료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미국 내 제조업계는 주로 미국에서 생산되는 알룰로스 성분으로 바꾸거나 관련 제품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류 경우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모든 알코올 음료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고, 지난 3월에는 유럽연합이 보복관세로 미국산 위스키에 관세 50%를 적용하겠다고 하자 미국은 와인 등 유럽산 주류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서는 등 당분간 글로벌 주류업계의 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특히 원산지별로 구분되는 샴페인, 코냑, 멕시코 데낄라, 유럽 와인 같은 제품들은 수입 외에 대안이 없기 때문에 이들 제품군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내 유통되는 주류 가운데 3분의 1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주류 산업의 혼란은 외식산업 및 관련 업계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인상 조치는 국제사회에서 많은 반발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이미 미국 브랜드에 대한 강한 불매운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음료 포장재 
관세 높은 캔 대신 페트병 제품 확대

음료시장은 주원료뿐 아니라 포장재 역시 관세인상 대상에 포함되면서 더욱 우려가 높습니다. 미국은 금속 제조산업을 촉진시키기 위해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철강과 알루미늄이 캔 음료 제품의 핵심 포장 재료라는 점에서 탄산음료나 맥주 등 캔을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제품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음료 제조사들은 캔 대신 페트병 제품 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음료 제조사인 코카콜라는 관세 인상에 대한 대응 중 하나로 캔에서 페트병으로의 포장재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브랜드 이미지나 정체성 등 글로벌 기업의 제품 정체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장려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그 여파가 다른 국가에도 미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이빨대는 효과적이지 않다"면서 "연방 정부는 플라스틱 빨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선언했는데요. 이에 따라 미국 연방 정부는 일부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까지 완화하는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많은 주들이 EPR(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을 시행하고 있고, 캘리포니아에서는 올해 1월, 스티로폼 포장 사용을 금지하는 등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주 정부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어 연방정부와 주 정부의 정책과 환경에 대한 메시지는 다소 엇갈릴 수도 있어 보입니다. 

트럼프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 역시 식음료 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올해 초 미국 FDA가 제안한 ‘FOPNL 제도(전면 영양표시: 제품 앞면에 포화지방, 나트륨, 당류 함량을 표시하는 제도)’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 규제 입장과 기업들이 우려하는 비용 증가 문제로 도입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보건부가 추진한 ‘MAHA(Make America Healthy Again)’ 캠페인이나 초가공식품에 대한 규제 및 섭취 가이드라인 마련 등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제도적 노력도 트럼프 정부와 대기업들이 선호하는 ‘정부 간섭 최소화’ 원칙과 충돌하면서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가 식품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 중금속, 인공색소 등에 대한 규제를 줄일 것으로 기대되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식습관 개선을 위한 정책 추진이 힘을 잃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 규제 입장은 식품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사진은 '전면 영양표시' 제도가 적용된 제품 예.

건기식 
기업들, 관세 리스크 줄이려 미국에 투자

미국의 일반의약품(OTC)과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대부분은 다양한 원료 성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삼이나 버섯처럼 허브 성분이 들어간 제품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일부 건강기능식품 기업들은 관세가 인상되면 원가 부담이 커져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건기식 브랜드들은 관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준비 중입니다. 예를 들어, 세계 5위 규모의 건강용품 기업인 레킷 벤키저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가능한 한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하도록 조정하고 있으며, 2027년까지 미국 매출의 75%는 자국 생산으로, 수입 비중은 25% 이하로 줄일 계획입니다. 
한편, 게이트팜올리브사는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인상으로 인한 영향을 줄이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2025년 1월 실적 발표에서 이 회사는 지난 5년간 미국 내 생산시설 수를 40% 이상 늘렸다고 밝혔으며, 이를 통해 관세 문제에 점진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화장품 제조기업인 코스맥스 역시 잠재적인 관세 인상에 대비하기 위해, 2025년 2월 미국 내 공장 시설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K-뷰티 제품의 경쟁력이 관세로 인해 흔들리지 않도록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한편에서는 미국 정부가 영양성분표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품고 있습니다. 


패션 
온라인 저가몰 직격탄, 
중고 플랫폼은 반사이익?

패션 업계에서 관세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중국 기반의 저가 온라인 패션 플랫폼입니다. 
쉬인(Shein)은 미국의 관세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멕시코를 제외한 남미 국가로 공장과 물류창고를 확대하거나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특히 2026년까지 브라질에 제조 및 수출 허브를 세워 중국 생산 의존도를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유럽 고객을 위한 주요 공급망으로는 터키를 전략적 거점으로 삼겠다는 계획도 공개했습니다. 

중국 최저가 플랫폼인 테무의 모회사 핀둬둬는 2025년 1분기 실적에서 순이익이 전년 대비 47%나 감소하는 등 이미 관세 영향권 안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정부가 ‘800달러 미만의 수입품에 대한 면세 혜택’을 폐지한 것이 미국 소비자들의 중국 직구몰 이용에 부담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편, 미국의 패션 기업들이 관세 인상으로 인해 생산 비용과 판매 단가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이기 위해 좀더 저렴한 대안을 찾게 되고, 그 결과 중고 패션 시장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고 온라인 플랫폼 경우 새 옷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의류를 구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빈티지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미국의 전통 패션 브랜드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자사 온라인몰에 중고 상품 섹션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 다변화의 기회로

최근 ESTA(전자여행허가제)를 통해 미국에 입국하려던 한국인들의 입국이 잇따라 거부되면서, 기업들의 또 다른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에 생산시설을 이전한 기업의 임직원들이 출장이나 장기 체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해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미국 정부가 현지인 고용 확대를 위해 외국인의 단기 업무 방문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냐는 현실적인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요. 

이제 막 시작된 트럼프 2기 정부의 외교 및 무역 정책은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고, 이에 따른 한국 기업들의 부담과 그로 인한 국내외 경제적 파급 효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들은 급변한 무역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을 재편하고, 기술 혁신을 강화하며, 그 어느 때보다 실질적인 비용절감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 역시 새로운 소비 패턴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국내외 기업들에게 전례 없는 도전 과제를 안겨줬지만,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와 시장 다변화라는 긍정적인 기회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한 우리 기업들이 선제적 대응을 통해 성장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와 전략적 시장조사를 제공하는 세계적인 시장 조사 회사.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1972년 창립 이래 약 50년 동안 국내외 마켓 리서치 리포트,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소비자 시장에 관한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인 ‘패스포트(Passport)’와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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