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는 그동안 경제 규모에 비해 부유층을 위한 초고급 호텔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어요. 그런데 최근...
Issue | 일본 - 미드타운 야에스 쇼핑몰 탐방기 |
2023. 06. 07ㅣ 7 min read
| 글 · 사진 : 정희선현재 일본 리서치 기업 유자베이스(UZABASE)에서 시니어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아시아 지역의 산업분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도쿄 리테일 트렌드』, 『공간, 비즈니스를 바꾸다』, 『사지 않고 삽니다』, 『라이프스타일 판매 중』이 있으며, 다양한 매체에
일본 산업분석 및 트렌드를 주제로 기고하고 있습니다. |
‘일본스러움’에서 답 찾은 초대형 상업시설
- 일본 상업시설의 달인 ‘미쓰이 부동산’이 설계한 미드타운 3호
- ‘1박에 3800만 원’ 최고급 호텔과 함께 45층 규모로 개장
- 일본의 작은 동네 연상시키는 구성으로 해외 관광객 유치에 성공
일본 도쿄는 그동안 경제 규모에 비해 부유층을 위한 초고급 호텔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어요.
그런데 최근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도쿄 주오구(Chou)에 문을 연 ‘불가리 호텔 도쿄(Bulgari Hotel Tokyo)’가 바로 그 시작점입니다.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불가리(Bulgari)’는 2004년 5월 밀라노에 5성급 호텔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런던, 두바이, 파리 등 전세계 유명 관광도시 단 7곳에서만 호텔을 운영해 왔어요. 도쿄는 불가리가 8번째로 선택한 도시입니다.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
개점일 | 2023년 03월 10일 |
층별 | 45개 층 |
면적 | 283,900㎡ |
주소 | 일본 도쿄 주오구 야에스 2초메 2-1 |
층별 구성 (45개 층) | 39~45F | 불가리 호텔 도쿄 |
24F | 피트니스 센터, 파크 |
4~5F | 주오 시립 초등학교 |
1~4F | 불가리 호텔 도쿄 |
2~3F | 국립 유아 보호시설 |
B1~3F | 상업시설(Retail Zone) |
B2 | 버스터미널 |
일주일 만에 40만 명 방문하는 도쿄 명소로 등극
불가리 호텔 도쿄는 가장 저렴한 방이 1박 기준 25만 엔(약 240만 원)입니다. 가장 비싼 스위트룸은 400만 엔(약 3,800만 원)이 넘죠. 얼마나 비싼지 감이 안 오신다면,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묵었던 롯데호텔 서울 '로열스위트룸'이 하루 2,200만원이라는 사실을 떠올려보세요.
이 초고급 불가리 호텔 도쿄가 들어선 곳이 바로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Tokyo Midtown Yaesu)’입니다.
도쿄를 방문해보신 분들이라면 ‘미드타운’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으실 거에요. 미드타운은 미쓰이 부동산이 개발하는 상업시설로 ‘롯본기 미드타운’, ‘히비야 미드타운’은 이미 도쿄의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난 3월 10일, 미쓰이 부동산은 세 번째 미드타운인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를 오픈했습니다. 이 곳 역시 개점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고, 오픈 일주일 만에 40만 명이 방문하는 핫플레이스가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상업시설 만들기의 달인’으로 불리는 미쓰이 부동산이 만든 미드타운 야에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 미드타운 야에스 입구. 총 45개층으로 구성된 초대형 상업시설이예요.
코로나 후 ‘실생활의 소중함’에서 출발한 기획
미드타운 야에스는 총 45개 층으로, 지하 1층부터 3층까지는 상업시설, 7층~38층은 오피스, 39~45층은 불가리 호텔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외에도 지하 2층에 버스터미널, 별관에는 주립 초등학교와 도쿄 대학이 운영하는 교육 시설 등이 들어서는 등 다양한 용도를 가진 복합 상업시설입니다.
미드타운 야에스의 사장인 고모다 마사노부(駒田正信) 씨가 닛케이 신문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에서 개발 철학을 엿볼 수 있어요.
“코로나 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리얼(Real)’의 중요성을 재인식했습니다. 우리가 개발하는 시설을 단순한 하드웨어(건물)가 아니라 ‘일하고’ ‘놀고’ ‘생활하는’ 즉, 사람들의 행동을 풍요롭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로 재인식하였습니다. 상업 시설뿐만 아니라 텔레워크 공간, 헬스장 등 사람들이 모이고 싶어지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불가리 호텔 도쿄 또한 이러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이렇듯 미드타운 야에스는 단순한 상업시설을 넘어 도쿄역 인근의 직장인, 주민 그리고 도쿄역을 이용하는 여행객 모두가 방문하고, 머물고 싶어하는 공간을 만든다는 목표로 개발됐어요.
특히 미드타운 야에스가 위치한 도쿄역은 일본 각지로 출발하는 신칸센, 기차, 버스 등의 교통수단이 집결하는 중심지로 하루 유동인구가 약 16만 명에 이르러요. 이렇게 유동 인구가 많다는 점은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도쿄역이 최종 목적지가 아닌 중간에 잠시 거쳐 가는 장소에 머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드타운 야에스는 이러한 도쿄역 입지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에 중점을 두고 기획했어요.
첫째, “어떻게 하면 방문객들이 일부러 들리는 곳을 만들 수 있을까?”
둘째, “어떻게 하면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을까?”
코로나 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리얼(Real)’의 중요성을 재인식했습니다. 단순한 하드웨어(건물)가 아니라 ‘일하고’ ‘놀고’ ‘생활하는’ 즉, 사람들의 행동을 풍요롭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로 재인식하였습니다. |
방문의 이유를 제공하는 식당가, 야에스 퍼블릭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가 롯본기, 히비야 등 기존의 미드타운과 가장 다른 점은 바로 지하에 버스 터미널이 들어와 있다는 점입니다. 미드타운 야에스의 상업공간 기획을 담당한 미쓰이물산 상업시설 본부 사업추진그룹의 야스다(安田) 씨는 TV 도쿄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기획 의도를 설명했어요.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에는 버스터미널이 있습니다. 도쿄역이라는 교통 거점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과는 다른 발상이 필요했죠. 일본에는 이동 중에 발생하는 짧은 여유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소가 생각보다 적습니다. 30~60분 정도의 체류 시간을 얼마나 충실하게 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도쿄역은 일본 전 지역은 물론, 관광 및 비즈니스 목적의 해외 방문객도 많은 곳이죠. 여행이나 이동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즐기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했어요.
이러한 기획의도를 녹여내 만든 곳이 미드타운 2층에 위치한 약 830㎡ 규모의 ‘야에스 퍼블릭(Yaesu Public)’입니다. ‘퍼블릭’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곳은 누구나 들러서 쉴 수 있는 공공 공간이에요.
- 미드타운 야에스 내의 '야에스 퍼블릭'은 누구나 들러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에요.
야에스 퍼블릭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푸드코트의 차별화예요. 다수의 음식점이 들어섰지만 상업시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당가와는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풍깁니다.컨테이너를 모티브로 만든 소규모 음식점들이 일정한 규칙 없이 여기저기 자리해 있고, 그 사이사이로 고객들이 음식을 먹는 공간과 물건을 판매하는 공간이 혼재돼 있어요. 고객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 형태도 각양각색입니다. 혼자 온 고객, 여러 명이 함께 온 고객, 혹은 음식을 앉아서 먹는 고객, 서서 먹는 고객 등 방문객의 유형과 취향에 맞게 다양한 패턴으로 비치됐어요.이러한 섬세함은 편안함으로 이어져 방문객은 마치 일본 어딘가의 작은 동네를 방문한 것 같은 친근함을 느끼게 되죠. 마을의 한 모퉁이와 같은 느낌으로 연출한 공간, 그리고 곳곳에 위치한 다양한 형태의 좌석은 꼭 음식을 주문하는 고객이 아니어도 편안하게 머물다 가도록 유도합니다. 신칸센 혹은 버스의 환승으로 인해 남는 시간을 편하게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한 설계이죠.
- 다양한 고객 유형과 취향별로 테이블과 의자를 비치했어요.
마을의 한 모퉁이와 같은 느낌으로 연출한 공간, 그리고 곳곳에 위치한 다양한 형태의 좌석은 꼭 음식을 주문하는 고객이 아니어도 편안하게 머물다 가도록 유도합니다.
|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맛 제공하는 ‘팝업스토어’식 운영
미쓰이 부동산은 야에스 퍼블릭의 하드웨어 설계뿐 아니라 테넌트 유치에도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Japan Presentation Field’라는 테마 하에 일본의 식문화를 발신하는 곳을 목표로, 다른 상업시설에서 볼 수 없는 유명한 지역 브랜드를 불러 모았어요.
여기서 주목할 포인트는 점포를 컨테이너 형태로 구성해 점포의 입점과 퇴점을 쉽고 간단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음식점들이 사용하는 주방도 미쓰이 부동산이 공용주방 형태로 운영하기 때문에 업체들은 초기 투자 부담 없이 단기간에 출점 및 퇴점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입퇴점이 쉽도록 만든 이유는 이곳에 들어선 음식점 대부분이 모두 팝업 스토어처럼 일정 기간만 운영되기 때문이에요.
대표적인 곳이 7번 컨테이너 박스에서 운영 중인 ‘빙수 컬렉션 릴레이’입니다. 이 코너는 일본 전국 각지의 유명 빙수 가게들이 순서대로 일정기간 동안만 운영됩니다. 미드타운 야에스의 오픈에 맞춰 가장 먼저 출점한 곳은 도쿄 야나카(谷中)에 위치한 인기 빙수 가게 ‘히미츠도(ひみつ堂)’입니다.
빙수만 300종류가 넘는 메뉴를 제공하며 여름은 물론 겨울에도 고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죠. 이렇게 다른 상업시설에서는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일본 전국의 유명 맛집들이 모이니 미드타운 야에스를 방문할 이유가 생깁니다. 게다가 일정 기간을 주기로 점포의 콘텐츠가 바뀌니 고객은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음식과 만나는 즐거움을 경험합니다.
출점을 결정한 업체 입장에서도 일본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도쿄역이라는 곳에서 자신들의 브랜드를 알리는 홍보의 기회를 얻고 평소에 접하기 힘들었던 고객층과 만나게 되는 이점이 있죠.
- 식당들을 컨테이너 형태로 구성해 점포의 입점과 퇴점을 쉽고 간단하게 할 수 있도록 했어요.
| - 음식을 주문하지 않는 사람도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분위기에요.
|
일정 기간을 주기로 점포의 콘텐츠가 바뀌니 고객은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음식과 만나는 즐거움을 경험합니다. |
외국인에게도 통한 ‘일본스러움’상업시설의 ‘얼굴’이라고도 할 수 있는 미드타운 야에스의 1층은 어떤 모습일까요?
대부분 상업시설 경우 1층은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차지합니다. 하지만 미드타운 야에스는 ‘재팬 럭셔리’를 키워드로 일본 브랜드들을 입점시켰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요시다 포터(Yoshida Porter)’, 라이프스타일 전문점 ‘호소 (HOSOO)’, 다양한 커피 제품으로 유명한 ‘하리오(Hario)’ 등 일본의 장인 정신을 대변하는 매장들로 채워졌죠.
미드타운 야에스가 위치한 도쿄역과 인근 니혼바시역 주변에는 백화점을 포함해 이미 많은 상업시설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상업시설의 격전지라고 할 수 있는 지역에서 ‘새로운 미드타운을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에 대한 해결책을 미쓰이 부동산은 ‘일본스러움’에서 찾았습니다. 일본 각지를 대표하는 음식, 일본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채운 공간은 국내 여행객은 물론 해외 여행객들에게도 강하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드타운 야에스는 개점 후 한달 동안 180만 명이 방문하는 성과를 올렸어요. 주변 직장인, 도쿄 내 거주자, 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고객들이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를 찾았습니다.
- 1층에는 다양한 커피 제품으로 유명한 ‘하리오(Hario)’ 등 일본의 장인 정신을 대변하는 매장들이 들어섰어요.
| - ‘호소(HOSOO)’는 기모노의 오비(기모노의 허리 부분에서 옷을 여며주고 장식하는 띠)에 사용하던 고급 천인 ‘니시진오리’를 활용하여 라이프스타일 제품들을 만드는 일본 브랜드입니다.
|
이번 원고를 준비하기 위해 미드타운 야에스를 꼼꼼히 돌아본 후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가장 일본스러우면서도 전 세계인들이 좋아할 만한 브랜드들을 어떻게 이렇게나 잘 모아 놓았을까”하는 것이었어요.
물론 도쿄역에 위치해 있다는 입지적 이점도 한몫 했겠지만, 많은 테넌트들이 입점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야에스 퍼블릭의 콘셉트에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차별화된 테넌트 유치와 고객 방문의 이유를 제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결국 ‘잘 만든 콘셉트’라는 것을 미드타운 야에스를 통해 또 한번 확인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 Retail Talk
리테일톡에 게재된 모든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은 리테일톡과 콘텐츠 제휴사에 있습니다.
2023. 06. 07ㅣ 7 min read글 · 사진 : 정희선
현재 일본 리서치 기업 유자베이스(UZABASE)에서 시니어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아시아 지역의 산업분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도쿄 리테일 트렌드』, 『공간, 비즈니스를 바꾸다』, 『사지 않고 삽니다』, 『라이프스타일 판매 중』이 있으며, 다양한 매체에 일본 산업분석 및 트렌드를 주제로 기고하고 있습니다.
‘일본스러움’에서 답 찾은 초대형 상업시설
일본 도쿄는 그동안 경제 규모에 비해 부유층을 위한 초고급 호텔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어요.
그런데 최근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도쿄 주오구(Chou)에 문을 연 ‘불가리 호텔 도쿄(Bulgari Hotel Tokyo)’가 바로 그 시작점입니다.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불가리(Bulgari)’는 2004년 5월 밀라노에 5성급 호텔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런던, 두바이, 파리 등 전세계 유명 관광도시 단 7곳에서만 호텔을 운영해 왔어요. 도쿄는 불가리가 8번째로 선택한 도시입니다.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
구성
(45개 층)
일주일 만에 40만 명 방문하는 도쿄 명소로 등극
불가리 호텔 도쿄는 가장 저렴한 방이 1박 기준 25만 엔(약 240만 원)입니다. 가장 비싼 스위트룸은 400만 엔(약 3,800만 원)이 넘죠. 얼마나 비싼지 감이 안 오신다면,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묵었던 롯데호텔 서울 '로열스위트룸'이 하루 2,200만원이라는 사실을 떠올려보세요.
이 초고급 불가리 호텔 도쿄가 들어선 곳이 바로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Tokyo Midtown Yaesu)’입니다.
도쿄를 방문해보신 분들이라면 ‘미드타운’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으실 거에요. 미드타운은 미쓰이 부동산이 개발하는 상업시설로 ‘롯본기 미드타운’, ‘히비야 미드타운’은 이미 도쿄의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난 3월 10일, 미쓰이 부동산은 세 번째 미드타운인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를 오픈했습니다. 이 곳 역시 개점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고, 오픈 일주일 만에 40만 명이 방문하는 핫플레이스가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상업시설 만들기의 달인’으로 불리는 미쓰이 부동산이 만든 미드타운 야에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코로나 후 ‘실생활의 소중함’에서 출발한 기획
미드타운 야에스는 총 45개 층으로, 지하 1층부터 3층까지는 상업시설, 7층~38층은 오피스, 39~45층은 불가리 호텔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외에도 지하 2층에 버스터미널, 별관에는 주립 초등학교와 도쿄 대학이 운영하는 교육 시설 등이 들어서는 등 다양한 용도를 가진 복합 상업시설입니다.
미드타운 야에스의 사장인 고모다 마사노부(駒田正信) 씨가 닛케이 신문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에서 개발 철학을 엿볼 수 있어요.
“코로나 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리얼(Real)’의 중요성을 재인식했습니다. 우리가 개발하는 시설을 단순한 하드웨어(건물)가 아니라 ‘일하고’ ‘놀고’ ‘생활하는’ 즉, 사람들의 행동을 풍요롭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로 재인식하였습니다. 상업 시설뿐만 아니라 텔레워크 공간, 헬스장 등 사람들이 모이고 싶어지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불가리 호텔 도쿄 또한 이러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이렇듯 미드타운 야에스는 단순한 상업시설을 넘어 도쿄역 인근의 직장인, 주민 그리고 도쿄역을 이용하는 여행객 모두가 방문하고, 머물고 싶어하는 공간을 만든다는 목표로 개발됐어요.
특히 미드타운 야에스가 위치한 도쿄역은 일본 각지로 출발하는 신칸센, 기차, 버스 등의 교통수단이 집결하는 중심지로 하루 유동인구가 약 16만 명에 이르러요. 이렇게 유동 인구가 많다는 점은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도쿄역이 최종 목적지가 아닌 중간에 잠시 거쳐 가는 장소에 머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드타운 야에스는 이러한 도쿄역 입지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에 중점을 두고 기획했어요.
첫째, “어떻게 하면 방문객들이 일부러 들리는 곳을 만들 수 있을까?”
둘째, “어떻게 하면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을까?”
코로나 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리얼(Real)’의 중요성을 재인식했습니다.
단순한 하드웨어(건물)가 아니라 ‘일하고’ ‘놀고’ ‘생활하는’
즉, 사람들의 행동을 풍요롭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로 재인식하였습니다.
방문의 이유를 제공하는 식당가, 야에스 퍼블릭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가 롯본기, 히비야 등 기존의 미드타운과 가장 다른 점은 바로 지하에 버스 터미널이 들어와 있다는 점입니다. 미드타운 야에스의 상업공간 기획을 담당한 미쓰이물산 상업시설 본부 사업추진그룹의 야스다(安田) 씨는 TV 도쿄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기획 의도를 설명했어요.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에는 버스터미널이 있습니다. 도쿄역이라는 교통 거점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과는 다른 발상이 필요했죠. 일본에는 이동 중에 발생하는 짧은 여유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소가 생각보다 적습니다. 30~60분 정도의 체류 시간을 얼마나 충실하게 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도쿄역은 일본 전 지역은 물론, 관광 및 비즈니스 목적의 해외 방문객도 많은 곳이죠. 여행이나 이동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즐기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했어요.
이러한 기획의도를 녹여내 만든 곳이 미드타운 2층에 위치한 약 830㎡ 규모의 ‘야에스 퍼블릭(Yaesu Public)’입니다. ‘퍼블릭’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곳은 누구나 들러서 쉴 수 있는 공공 공간이에요.
야에스 퍼블릭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푸드코트의 차별화예요. 다수의 음식점이 들어섰지만 상업시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당가와는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컨테이너를 모티브로 만든 소규모 음식점들이 일정한 규칙 없이 여기저기 자리해 있고, 그 사이사이로 고객들이 음식을 먹는 공간과 물건을 판매하는 공간이 혼재돼 있어요. 고객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 형태도 각양각색입니다. 혼자 온 고객, 여러 명이 함께 온 고객, 혹은 음식을 앉아서 먹는 고객, 서서 먹는 고객 등 방문객의 유형과 취향에 맞게 다양한 패턴으로 비치됐어요.
이러한 섬세함은 편안함으로 이어져 방문객은 마치 일본 어딘가의 작은 동네를 방문한 것 같은 친근함을 느끼게 되죠. 마을의 한 모퉁이와 같은 느낌으로 연출한 공간, 그리고 곳곳에 위치한 다양한 형태의 좌석은 꼭 음식을 주문하는 고객이 아니어도 편안하게 머물다 가도록 유도합니다. 신칸센 혹은 버스의 환승으로 인해 남는 시간을 편하게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한 설계이죠.
마을의 한 모퉁이와 같은 느낌으로 연출한 공간,
그리고 곳곳에 위치한 다양한 형태의 좌석은
꼭 음식을 주문하는 고객이 아니어도 편안하게 머물다 가도록 유도합니다.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맛 제공하는 ‘팝업스토어’식 운영
미쓰이 부동산은 야에스 퍼블릭의 하드웨어 설계뿐 아니라 테넌트 유치에도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Japan Presentation Field’라는 테마 하에 일본의 식문화를 발신하는 곳을 목표로, 다른 상업시설에서 볼 수 없는 유명한 지역 브랜드를 불러 모았어요.
여기서 주목할 포인트는 점포를 컨테이너 형태로 구성해 점포의 입점과 퇴점을 쉽고 간단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음식점들이 사용하는 주방도 미쓰이 부동산이 공용주방 형태로 운영하기 때문에 업체들은 초기 투자 부담 없이 단기간에 출점 및 퇴점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입퇴점이 쉽도록 만든 이유는 이곳에 들어선 음식점 대부분이 모두 팝업 스토어처럼 일정 기간만 운영되기 때문이에요.
대표적인 곳이 7번 컨테이너 박스에서 운영 중인 ‘빙수 컬렉션 릴레이’입니다. 이 코너는 일본 전국 각지의 유명 빙수 가게들이 순서대로 일정기간 동안만 운영됩니다. 미드타운 야에스의 오픈에 맞춰 가장 먼저 출점한 곳은 도쿄 야나카(谷中)에 위치한 인기 빙수 가게 ‘히미츠도(ひみつ堂)’입니다.
빙수만 300종류가 넘는 메뉴를 제공하며 여름은 물론 겨울에도 고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죠. 이렇게 다른 상업시설에서는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일본 전국의 유명 맛집들이 모이니 미드타운 야에스를 방문할 이유가 생깁니다. 게다가 일정 기간을 주기로 점포의 콘텐츠가 바뀌니 고객은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음식과 만나는 즐거움을 경험합니다.
출점을 결정한 업체 입장에서도 일본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도쿄역이라는 곳에서 자신들의 브랜드를 알리는 홍보의 기회를 얻고 평소에 접하기 힘들었던 고객층과 만나게 되는 이점이 있죠.
일정 기간을 주기로 점포의 콘텐츠가 바뀌니
고객은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음식과 만나는 즐거움을 경험합니다.
상업시설의 ‘얼굴’이라고도 할 수 있는 미드타운 야에스의 1층은 어떤 모습일까요?
대부분 상업시설 경우 1층은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차지합니다. 하지만 미드타운 야에스는 ‘재팬 럭셔리’를 키워드로 일본 브랜드들을 입점시켰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요시다 포터(Yoshida Porter)’, 라이프스타일 전문점 ‘호소 (HOSOO)’, 다양한 커피 제품으로 유명한 ‘하리오(Hario)’ 등 일본의 장인 정신을 대변하는 매장들로 채워졌죠.
미드타운 야에스가 위치한 도쿄역과 인근 니혼바시역 주변에는 백화점을 포함해 이미 많은 상업시설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상업시설의 격전지라고 할 수 있는 지역에서 ‘새로운 미드타운을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에 대한 해결책을 미쓰이 부동산은 ‘일본스러움’에서 찾았습니다. 일본 각지를 대표하는 음식, 일본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채운 공간은 국내 여행객은 물론 해외 여행객들에게도 강하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드타운 야에스는 개점 후 한달 동안 180만 명이 방문하는 성과를 올렸어요. 주변 직장인, 도쿄 내 거주자, 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고객들이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를 찾았습니다.
이번 원고를 준비하기 위해 미드타운 야에스를 꼼꼼히 돌아본 후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가장 일본스러우면서도 전 세계인들이 좋아할 만한 브랜드들을 어떻게 이렇게나 잘 모아 놓았을까”하는 것이었어요.
물론 도쿄역에 위치해 있다는 입지적 이점도 한몫 했겠지만, 많은 테넌트들이 입점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야에스 퍼블릭의 콘셉트에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차별화된 테넌트 유치와 고객 방문의 이유를 제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결국 ‘잘 만든 콘셉트’라는 것을 미드타운 야에스를 통해 또 한번 확인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 Retail Talk
리테일톡에 게재된 모든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은 리테일톡과 콘텐츠 제휴사에 있습니다.